[취재현장] 카리브해의 진 별과 박·순실 외교의 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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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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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팀[사진= 아주경제 DB]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카리브해의 붉은 별'이 졌다. 49년간 쿠바를 통치했던 혁명가이자 독재자였던 피델 카스트로가 지난 25일(현지시간) 90세의 일기로 타계했다.

2008년 동생 라울에세 권력을 넘겨주긴 했지만 지난 6월 기자가 쿠바를 방문했을 당시 수도 아나바에서 만난 쿠바인들의 피델에 대한 신적 숭배는 여전했다.

이제 냉전기 마지막 혁망가는 떠났고 쿠바는 그가 없이 경제 개혁으로부터 변화하기 시작할 것이다. 

지난 3월 라울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바나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열고 88년 만에 양국 국교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쿠바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하지만 만만찮은 여정일 것으로 보인다. 아바나를 방문했을때 도시는 말 그대로 '공사중'이다.

세계시장으로의 진출을 목전에 두고 기재개를 펴는 쿠바는, 50년 간 경제제재로 건축물은 당시로 시계 바늘이 머물러 있고, 거리에는 50~60년 전의 '클래식카'가 고철 덩어리로 둔갑해 달달거리며 활보하고 있다.

공산주의 국가 쿠바의 대대적 공사비는 정부 부담이지만 공사는 시작과 동시에 장기간 임시휴업 상태에 돌입했다. 가난한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피델의 빈자리를 대신한 동생 라울이 8년간 나름의 통치를 펼쳐왔고 2011년부터 기존 사회주의 경제에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도입했지만 실질적 미국의 금수조치 해제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쿠바에 쿠바에 변화는 없다.

쿠바에는 여전히 피델을 따랐던 강경 공산주의자들이 정치적 주축을 이루고 있다.

지난 6월 카리브 연안 25개국으로 구성된 카리브국가연합(ACS) 정상회의에서도 라울은 대놓고 미국으로부터의 제재에 대한 강도높은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의 발언 대부분이 미국에 대한 비난으로 기자를 경악케 할 정도였다.

실제 오바마가 쿠바를 방문할 당시 공산주의 체제를 고집해 온 피델은 끝내 오바마를 만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울이 미국과 국교 정상화를 선택한 건 미국의 금수조치 해제를 겨냥한 것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차기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는 피델의 타계에 대해 '야만적 독재자'라며 애도의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고 미국과 쿠바의 오랜 앙금은 진행형이다. ​

하지만 쿠바는 경제개혁을 앞두고 또 한번의 거대한 혁명이 일어 날 가능성이 다분하다. 시장경제가 활성화 되길 바라는 젊은 층의 갈망은 카리브해의 태양보다 뜨겁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떠한가. 외교부는 28일 뒤늦게 '서거'라는 표현을 쓰며 피델의 사망을 애도했다.

정부는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지난 6월 우리 외교 수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 한·쿠바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수교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하는 등 쿠바와의 수교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한 시민 시위자가 주장한 1+1(박근혜+최순실) 국내적 혼란기에 외교적 계획도 흔들리는 상황에서 쿠바의 변혁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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