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삼성전자가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검토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미국 증시 사장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큰 만큼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CFO)는 29일 주주가치 제고 방안 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물산의 합병을 검토할 계획은 현재로써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써는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여부만 검토하고 있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지주회사 전환 시 미칠 영향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측은 지난달 초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등을 통한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요구한 바 있다.
지주회사 전환 검토와 관련 6개월이 소요되는 배경에 대해서는 "지주회사는 국내법에 따라 전환이 되면 관계사 보유주식 등 매매 또는 매입 해야 한다"며 "지주회사 재무구조도 고려해야 하며, 세금 부분도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모든 부분을 검토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무적 판단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무적인 부분이라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우리가 예상하는 것은 6개월 이상이지만 더 빨리 진행될 경우 주주들에게 답변을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증시 상장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명진 삼성전자 전무는 "미국 증시 상장은 수년간 지속적으로 검토해온 내용"이라며 "일각에서 얘기하듯 삼성 브랜드에 대한 마케팅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은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 국내지수가 MCSI 선진지수에 편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리밸류에이션이 일어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아직 크다"며 "미국 증시 상장은 지주회사 전환 후 사업회사 부분에 관한 것이므로 지주회사 전환 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콘퍼런스콜 내내 주주친화정책을 꾸준히 강조했다. 이상훈 사장은 분기별 배당 계획에 대해 "매 분기 1조씩원씩 같은 금액을 배당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말에는 2017년 성과를 계산해서 초과 이익에 대해선 4분기에 추가 배당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연간 4조원 규모의 배당을 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3조1000억원 대비 30%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하만 인수로 프리캐쉬플로어(잉여현금흐름)가 줄어 배당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내년 하만 인수대금 9조3000억원을 기존 보유현금에서 지출하는 것도 방법이다"고 말했다.
또 "적정 현금 규모를 초과하는 부분은 내년 말 혹은 앞으로도 언제든 주주환원에 활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새로 만들어진 거버너스 위원회에 대해서는 사외이사 전원이 활동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거버넌스 위원회는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모든 부분에 대해 사전 심의와 검토 후 이사회에 제출하는 역할과 외부 주주와의 소통 강화 등 기존 이사회 내 있었던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상생경영 등을 감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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