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청와대 압수수색과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청와대와 특검 간 신경전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특검팀이 청와대와 시기와 형식을 두고 사전 조율중인 가운데 법조계 안팎에서는 압수수색은 2월 3~4일, 대면조사는 8~10일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장소는 특검 사무실이나 청와대 경내가 아닌 안전가옥(안가)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은 대면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조사를 거부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 또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 결과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압수수색 대상엔 박 대통령 관저와 경호실, 의무실은 물론, 비서실장실과 민정수석실, 정무수석실, 전산 서버 등이 거론된다. 이에 따라 양측간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는 또 헌재가 '3월13일'을 탄핵 결정 데드라인으로 못 박아 이르면 2월 안에 심리를 마치겠다는 방침이어서 탄핵 반대여론을 키우기 위해 인터뷰나 기자회견 등 추가 여론전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명망 있는 거물급 법조인을 탄핵심판 대리인으로 추가 선임해 막판 뒤집기에 나서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한편, 특검은 청와대가 전국경제인연합회․삼성 등 재계와 함께 친정부 성향 보수단체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회의를 주기적으로 열어온 정황을 포착하고, 이미 확보된 관련 수사기록을 검찰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검은 또 삼성그룹이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최순실씨측과 금전 지원 논의를 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중이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당시 함부르크 프로젝트 논의 과정에 깊이 개입한 단서도 일부 확보하고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특검은 최씨가 미얀마에 대한 정부의 해외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서 이권을 챙기려 한 정황을 포착하고 알선수재 등의 혐의를 적용해 두 번째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최씨는 정부의 ODA 사업인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에 특정 업체가 참가하도록 해주고 그 대가로 이 회사 지분을 넘겨받은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특검은 삼성전기 전무 출신인 유재경 대사가 이례적으로 주미얀마 대사에 임명된 과정에 최씨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밖에 최씨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이 미르재단 사업 문제를 두고 3차례 만났다는 재단 관계자의 증언이 나와 주목된다.
특검은 최 전 총장에 대해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학사 비리와 국회 위증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돼 현재 영장 재청구 여부를 저울질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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