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미국 대법관 지명자인 닐 고서치 판사가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트럼프가 사법부 판사들을 지목해 트위터로 공격하는 것은 사법부의 “기를 꺾고 사기를 떨어뜨린다”고 비판했다.
고서치 지명자는 코네티컷 민주당 상원의원인 리차드 블루멘탈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고서치는 지난주 대법관으로 지명된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침묵으로 일관했으나 트럼프의 판사 비판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것.
앞서 제임스 로바트 시애틀 연방지법 판사가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미국 전역에서 일시 중단하라는 결정을 내리자 트럼프는 즉시 트위터로 로바트를 “소위 판사”가 미국의 위험에 빠뜨렸다며 맹비난한 바 있다.
블루멘탈 의원은 고서치와의 회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고서치 판사가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이 무척 사기를 떨어뜨리고 기를 꺾는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말했다”고 밝혔다. 고서치 대변인 측도 이렇게 말한 것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CNN과 가디언 등 외신들은 고서치의 이 같은 발언이 트럼프로부터 비난을 살 수 있으나 상원 인준에서 고서치 낙마를 다짐하던 민주당 의원들의 마음을 돌려세울 수 있을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앞서 7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고서치 판사가 인준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낸 바 있다.
슈머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문제는 고서치의 교육이나 성격이 아니다. 온 영역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대통령과 확실히 선을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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