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겸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24일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전날 자신의 '초대 평양대사' 발언을 문제삼은 데 대해 "후보자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맹비난했다.
유 후보는 전날 TV토론에서 박 대표가 정읍 유세에서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초대 평양대사가 될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안 후보에게 "후보와 합의한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안 후보는 "농담삼아 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박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2010년, 2011년부터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교류협력이 되면 대표부 형식의 초대 평양대사를 하고 싶다고 얘길 했다"면서 "그것을 후보와 엮어 얘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유 후보는 한없이 남북관계는 긴장돼야 하고 지금처럼 위기가 고조돼야 하는가"라고 반박했다.
안 후보가 '농담'이라고 답한 것에 대해서는 "안 후보는 제가 2010년, 2011년도부터 그런 얘기를 해 온 것을 몰랐다"면서 "오히려 그건 (사전에) 얘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답변"이라고 맞받아쳤다.
박 대표는 또한 "TV토론은 미국처럼 일정한 지지를 받는 분들에 대한 검증, 국정운영 철학을 토론하는 자리여야 한다"면서 "군소후보들까지 다 하니까 너무 산만하고 불필요한 논쟁까지 벌어진다"고 비판했다.
그는 "예를 들면 (지지율이) 5%면 5%, 10%면 10%(로 참여자격을 제한하는), 그런 제도가 우리나라도 도입됐으면 한다"면서, "안철수, 문재인 두 분 중에서 대통령이 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그러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때가 됐다고도 덧붙였다. 사실상 지지율이 낮은 유 후보를 역으로 공격한 발언이다.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도 박 대표는 "안 후보가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됐을 때 의원회관에서 만나, 안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임명직 공직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안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그것이 DJ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서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날 안 후보의 지지율이 다소 하락한 데 대해 "태풍은 강하지만 길지 않다, 2주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며 "지금은 좀 불리한 여론조사가 나오더라도 다음 주 말부터는 긍정적 상승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른바 '문재인 공포증'의 확산도 예측했다.
한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당론과 관련해, 박 대표는 "주승용 원내대표의 보고에 따르면 39명의 의원 중 34명이 찬성한다"면서 "사실상 당론이 변경된다는 것을 당 대표로서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반대와 찬성이 공존하는 것을 두고 "건강한 정당이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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