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4대 은행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국내 리딩뱅크' 신한은행이 3위로 내려 앉았다. 최대 라이벌인 KB국민은행뿐 아니라 우리은행에까지 뒤진 것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민은행은 66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면서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이어 우리은행(6057억원)과 신한은행(5346억원), KEB하나은행(4780억원) 순이었다.
순익 증가 폭 역시 국민은행이 가장 높았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4% 급증했고,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47.12% 늘었다. 반면,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순익이 각각 7%, 2.9%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이자수익도 국민은행이 1조2640억원, 우리은행이 1조2627억원으로 신한은행(1조1700억원)보다 많았다. 순이자마진(NIM)은 국민은행이 1.66%로 선전했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1.53%, 1.44%를 기록했다.
지주사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신한금융지주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9971억원으로 KB금융지주(8701억원)를 앞서고 있지만, 제1 계열사인 은행 부문에서 국민이 신한을 따돌리며 지주사 간 실적 격차는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다.
지난해 1분기 신한금융과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7714억원, 5450억원으로 격차는 2264억원이었으나 그해 4분기 들어서는 1582억원으로 좁혀졌다. 올 1분기에도 1270억원으로 좁혀지면서 올해 안에 KB금융이 신한금융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민은행의 반격에 신한은행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분기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면 더이상 '국내 리딩뱅크' 수식어를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회성 요인이 작용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반응이다. 국민은행은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매각에 따른 매각 금액과 이연법인세 효과 등으로 1580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발생했다. 우리은행도 중국 화푸빌딩 관련 대출채권 매각으로 1706억원을 회수하며 순이익이 껑충 올랐다. 실제로 대규모 일회성 수익을 제외한 실질 순익을 비교하면 신한은행이 1위로 올라서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순히 1분기 실적만으로 국내 은행 순위를 결정하는 것은 어렵지만, 반기별·연도별 실적에서도 신한은행이 국민은행에 밀린다면 그룹 순위까지 바뀔 수 있다"며 "일회성 요인보다는 수익다변화를 위한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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