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수분양자, 중도금 대출 만기 실랑이 '여전'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 광교파크자이 더테라스 입주예정자(수분양자)들은 지난 4월 중도금 대출 지정 은행인 KEB하나은행으로부터 상환 만기가 한 달가량 앞당겨진다는 통보를 받았다. 당초 6월 말까지였던 만기를 입주기간에 따라 조정한다는 것이 은행의 설명이었다. 갑작스러운 통보에 기존 집이 팔리지 않는 등의 이유로 입주를 못하고 있던 수분양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다수가 민원을 제기하면서 처음 안내된 6월 말까지로 만기가 유지됐지만, 은행의 갑질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시중은행과 수분양자 간 '중도금 대출 만기'를 둘러싼 실랑이가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처음 대출을 진행할 때 공지된 날짜에서 변경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분양자가 중도금 대출 상환을 연체할 경우 신용도에 문제가 생겨 잔금 대출이 불가능해진다. 문제는 중도금 대출 만기가 입주기간을 기준으로 정해진다는 데 있다.

건설사(시공사)는 분양 시 공사기간을 고려해 '입주 예정일'을 알린다. 대체로 예정일을 지키지만, 확정까지 시일이 걸리고 예기치 못하게 조정되는 경우도 많다. 이에 중도금 대출 지정 은행은 수분양자들에게 대략적인 상환 만기 날짜를 알리게 된다. 건설사가 입주기간을 확정하면 다시 조정하는 방식이다.

광교파크자이 더테라스 사례도 입주기간이 문제가 됐다. 은행 측은 "시행사와 입주기간 시작일로부터 3개월 후까지만 만기를 연장해주기로 약정했다"며 "그동안은 입주기간이 확정되지 않아 넉넉잡고 6월 말로 안내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수분양자들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입주 시작이 2월 말로 확정됐지만 은행에서 3월에도 변함 없이 6월 말로 만기를 안내했다는 것이다. 이는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수분양자들은 해당 지점의 담당자 등에 민원을 제기했고, 이달 중순 들어서야 만기를 6월 말까지로 하는 내용이 확정됐다.

사실 이같은 마찰은 어느 은행이나 단지를 막론하고 꾸준히 발생한다. 입주기간이 연기됐지만 중도금 대출 상환 만기는 연장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수분양자들은 "피해는 고스란히 대출자의 몫"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시중은행 관계자는 "입주기간을 기준으로 한 약정에 따를 수밖에 없고, 은행 입장에서 기간을 마냥 늘릴 수도 없다"며 "갑질 의도는 전혀 없으니 오해는 말아 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