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류샤오보, 해외진료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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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성 베이징특파원
입력 2017-07-09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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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독일의 의료진이 류샤오보를 진찰하고 있다.[사진=중국의대 제1병원 웹사이트 캡쳐]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된 중국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61)의 해외진료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류샤오보는 8일 랴오닝(遼寧) 성 선양(瀋陽)의 중국의대 제1병원에서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의 간암 전문의인 조셉 M. 허먼교수와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의 마르쿠스 W. 뷔흘러 교수의 방문치료를 받았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전했다.

류샤오보는 이 자리에서 미국과 독일 의료진에게 해외치료를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영어로 독일을 가장 선호하고 미국행도 좋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병원은 공지문을 통해 중국 전문가들이 류샤오보의 간암 상태가 이미 말기에 도달해 이동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과 독일 의료진도 류샤오보가 해외에서 더 잘 치료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공지했다.

병원은 미국과 독일 의료진이 중국 전문가들의 치료에 매우 긍정적이었으며 류샤오보가 방사선 치료를 더 받아야 할지를 결정하기 위해 추가로 MRI 검사를 할 것을 권고했다며 류샤오보의 간 상태를 평가해 다음 단계 치료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전날 류샤오보의 형제들과 이들의 배우자가 문병할 수 있도록 허락해 곧 임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병원은 인권활동가의 방문과 국내외 언론의 취재가 늘어나자 경비를 강화했다.

류샤오보는 1996년 10월 8일 '사회질서교란죄'로 노동교화형 3년형을 선고받은 뒤 1999년 석방됐었다. 1998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때 의료가석방으로 중국을 떠나자는 설득을 받았었다. 하지만 류샤오보는 1년반밖에 남지 않은 노동교화형을 채우겠다고 거절했다.

류샤오보는 2008년 12월 6일 진행됐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는 작은 감옥을 떠나 더 큰 감옥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프라이버시가 없다"며 "체포되지 않으면 경찰이 항상 문앞에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2008년 말 중국의 광범위한 민주화를 요구하는 '08헌장' 선언을 계기로 이듬해 12월 베이징 제1중급인민법원에서 국가전복선동죄로 11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010년 옥중에서 중국인 최초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지난 5월 말 교도소 건강검진에서 간암 말기 판정을 받아 외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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