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6월 들어 이날까지 1119.5원에서 1149.5원으로 30원(2.68%) 상승(원화약세)했다.
전문가들은 달러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남은 하반기 더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고, 다른 선진국들도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최근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입장을 취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캐나다 중앙은행은 이번 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주 북한이 미국에 대한 도발을 이어가며 원화 가치를 더 떨어뜨렸다. 국제유가도 꾸준히 내려 달러 강세를 더 부추기고 있다.
달러 예금과 달러 표시 주가연계증권(ELS) 등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달러 재테크 상품은 이런 시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달러 예금은 원금이 5000만원까지 보장돼 안전하다. 또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있다. 다만 금리가 낮은 편이다. 달러 표시 환매조건부채권(RP)은 예금 만큼은 아니지만 안정적이며 수익률도 양호한 편이다.
달러표시 ELS의 경우 일반적인 ELS와 같은 구조지만 달러로 투자하고 달러로 원리금을 수령한다. 달러 상장지수펀드(ETF)는 S&P500과 유로스톡스50 지수 등에 달러로 투자한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환차익을 누릴 수 있다. 두 상품 모두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
달러 가격 상승과 더불어 국내·외 채권 금리도 오름세로 접어들었다.
지난 7일 기준 미국과 국내 국고채 10년 금리는 5월말 대비 각각 0.18%포인트, 0.09%포인트 상승했다. 하반기 중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채권 금리는 더 오를 게 뻔하다. 곧 열리는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주목해야 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국제결제은행(BIS) 총재회의 이후 다소 매파적으로 변했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국채선물 순매도로 전환했다"며 "향후 국내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따라 채권펀드의 투자자금 유출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채권 투자는 당분간 신중해야 하지만 금리 상승기에 적합한 상품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수익률도 상승하는 '뱅크론 펀드'는 미국에서 BBB- 미만 신용등급을 받는 기업의 대출채권에 투자한다. 수익을 원화로 환전했을 때 환율 차에 따른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고수익 고위험 상품으로 꼽히는 하이일드채권펀드도 금리 상승기에 유망한 상품이다. 이 펀드는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가 발행해 투기등급 또는 투자부적격 등급에 해당하는 채권에 주로 투자한다. 두 상품 모두 미국의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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