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김동희 팟빵 대표 "AI스피커·커넥티드카 등 기술의 발전, 오디오 생태계 확대로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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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예 기자
입력 2017-10-1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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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부 마니아만이 아닌 생활 깊숙이 자리한 플랫폼 될 것"

팟빵 김동희 대표는 기술의 발전과 함게 팟캐스트를 포함한 오디오 콘텐츠 생태계 역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 팟빵]


“인공지능(AI) 스피커, 커넥티드 카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의 산물들이 등장하며 서비스 영역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팟빵’ 내 오디오 콘텐츠 소비도 늘어나겠죠. 기존과는 또 다른 오디오 생태계가 형성될 것입니다.”

김동희 팟빵 대표는 애플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의 합성어인 ‘팟캐스트(Podcast)’로 통용되는 오디오 콘텐츠의 소비는 주로 이동 중에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오디오 콘텐츠 소비량이) 업계 추산 70% 이상이라고 하니, 거의 대부분이라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다. 여기에 AI 스피커나 커넥티드 카 등 새로운 매개체가 등장하면서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들은 새로운 과도기를 맞이했다.

이에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을 대표하는 ‘팟빵’도 제 2의 도약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최근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에 있던 사옥을 젊은이들이 모이는 마포구 서교동 홍대 근방으로 옮기면서 ‘크리에이터들의 성지’를 자처한 것. 나아가 팟빵은 오디오 콘텐츠의 확대를 위해 교육부터 제작, 오프라인 공개방송까지 영역을 넓히며 크리에이터들의 방송 환경을 마련해주는 일부터 시작했다.

10일 팟빵 ‘신사옥’에서 만난 김동희 대표는 새로 이전한 사무실에 대한 이야기부터 늘어놨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 팟빵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생겼다. 사옥을 이전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원래 있던 가산 사옥은 중소 IT기업들이 밀집돼 있었다. 예전부터 느낀 것이지만 크리에이터와 함께 하는 사업을 하는데 위치적으로 안 어울리는 면이 없지 않았다. 또 연예인이나 크리에이터 등 팟캐스터들(팟캐스트를 제작하는 사람들)이 서울 외곽에 스튜디오가 있다 보니, 거리상 접근성도 떨어졌다.

이곳(신사옥)은 원래 주택들이 있었다. 그 주택들 중 한 곳에서 팟빵이 스튜디오를 6개월 정도 운영한 적이 있는데, 그때가 대통령 선거 기간이라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를 스튜디오에 초청해 개인 미디어 육성 공략을 발표했던 곳이기도 하다.”

- 신사옥에서 계획하고 준비하는 새로운 사업들도 있을 것 같다.

“5년 전부터 팟빵을 아셨던 분들은 정치·시사 팟캐스트로 알게 됐을 것이다. 하지만 팟빵에는 문화·예술·코미디 등 여러 가지 장르의 팟캐스트가 있다. 최근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김생민의 영수증’ 같은 오디오 콘텐츠들이 많이 생기고, 더 많은 콘텐츠들을 발굴하려고 한다. 이 사옥에서 그런 인기 방송들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 콘텐츠 발굴이란 말은 팟빵이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들을 만들겠다는 것을 의미하나.

“콘텐츠는 좋은데 기술적으로 미약한 방송들, 전문적인 작가들이 투입되고 프로듀싱을 잘 하면 좋아질 것 같은 방송들을 ‘웰메이드 방송’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종영된 SBS 개그 프로그램 ‘웃찾사’에 출연하던 개그맨들과는 오디오 개그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그들이 할 수 없는 부분을 제작지원하고 있는 방식이다. 또, 팟빵에서 직접 제작하고 있는 20개의 방송 콘텐츠도 있다.”

- 그래서 현재 팟빵 내 제작자와 콘텐츠는 얼마나 되나.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오디오 콘텐츠만 1만개 정도가 운영되고 있고, 매월 새롭게 200~300개 정도가 생성되고 있다. 이전에 팟빵이 호스팅(동영상이나 오디오 등 콘텐츠 발행을 해주는 것) 비용으로 월 1만원을 받았었는데, 이를 없애면서 유튜브 플랫폼과 비슷한 형식으로 됐다고 보면 된다. 방송할 콘텐츠를 팟빵에 제작자가 올리고, 이 콘텐츠를 청취자가 소비하면 트래픽이 발생하고, 방송에 들어가는 광고로 인한 이익을 제작자와 나눠 수익화하게 되는 모델이다.”
 

[사진= 팟빵]

- 최근에는 콘텐츠뿐만 아니라 플랫폼 자체도 강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역시 국내 대기업들이 오디오 콘텐츠 시장에 뛰어든 것에 대한 대비인가.

“아니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 팟빵이 현저히 시장 1위이고, 콘텐츠에 있어서도 팟빵이 1만개인데 비해 경쟁사들은 수백개 정도다. 광고로 수익모델을 운영하고 있는 곳도 팟빵뿐이다.

최근에는 콘텐츠 유료화 시스템도 가능하도록 기능을 추가했다. 제작자가 원할 때, 콘텐츠에 100원, 500원 등 금액을 지불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생각보다 많은 청취자들이 거부감 없이 결제하고 방송을 듣고 있다. 지속적으로 방송을 하기 위해서는 수익기반이 보존돼야 하기 때문이다. 광고수익은 물론이고 유료 콘텐츠 비용을 받을 수 있게 도구를 제공해 방송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경쟁사들이 콘텐츠 수를 늘리는 것에 집중하는 동안 팟빵은 콘텐츠 제휴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는 인공지능(AI) 스피커의 경우, 팟빵 콘텐츠가 들어가 있도록 제휴했다. 우선 대상은 네이버의 ‘웨이브’, 카카오의 ‘카카오미니’, SK텔레콤의 ‘누구’ 등이다. 이후에 출시 계획된 AI 스피커나 커넥티드 카에도 팟빵의 콘텐츠들이 기본적으로 탑재될 수 있도록 제휴할 계획이다.“

- 현재 팟빵의 콘텐츠가 압도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콘텐츠 수는 채워지기 마련이지 않은가.

“동영상 플랫폼을 예로 들면, 유튜브가 압도적 1위이지만, 중국의 ‘비메오’는 유튜브와는 다른 콘텐츠로 경쟁구도를 갖추고 있다. 이것처럼 플랫폼에 따라 영역이 나뉠 것이라고 본다. 예를들면, 네이버 오디오 클립은 전문적인 지식 아카이빙 방향으로 발달하고 벅스의 ‘팟티’는 벅스가 갖고 있는 음악 콘텐츠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 팟빵이 해결해야 할 문제점 혹은 개선돼야 하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팟빵은 팟캐스트라는 포맷에 묶여 있었다. 방송의 제목, 에피소드의 타이틀, 그에 대한 설명, 첨부되는 mp3나 mp4 파일 구조로 업로드되는 방식이다. 팟빵이 딱 이 형식만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블로그가 처음에는 텍스트로만 구성돼 있다가 사진이 추가되고 동영상 등 기능이 제공되면서 포스트가 풍부해졌듯이 팟빵도 음원파일만이 아니라 추가적인 자료를 올리는 기능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다.

또 지금 방송 중에 들어가는 음원은 저작권법 때문에 사용이 어려운데, 제작자가 필요로 하는 음악을 비용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제도적인 틀이나 기술적인 도구를 마련해 풍성한 방송기반을 만들 계획이다.

올해 내 혹은 내년 초에는 콘텐츠와 관련된 이미지를 추가할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될 것이고, 음원을 지원하는 기능은 내년 상반기 정도에 저작권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앞으로 팟빵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그 동안은 오디오 콘텐츠 매체는 라디오밖에 없었다. 지난 라디오 역사 포맷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십수년 동안 라디오 DJ가 있고 청취자가 사연을 올리고 음악이 나오는 방식이다. 하지만 팟캐스트는 음악이 없고 긴 호흡부터 5분 정도의 짧은 방송까지 다양하다.

또한 오디오 콘텐츠들의 주된 청취 장소는 자동차다. 그 비율이 80%에 육박한다. 하지만 환경이 모바일로 변하면서 팟빵은 AI 스피커, 커넥티드 카 등으로 플랫폼이 확대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 기술이 사람을 대신하는 시간 동안,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 등으로 이동하는 시간 동안 소비할 무언가가 필요한데 팟빵이 그 시간의 상당수를 점유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지금까지 일부 마니아만 팟빵을 사용해 왔다면, 앞으로는 생활 깊숙이 자리 잡는 플랫폼이 되겠다.“


<김동희 팟빵 대표 약력>

△출생
1969년 9월

△출신학교 
서울 화곡고등학교 졸업(1988년)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과(1988~1994년)
한양대학교 대학원 금속공학과(1994~1996년)
△경력
대우자동차 기술연구소 (1996년)
(주)엔터테크 총괄이사 (2000년)
(주)한국가상현실 마케팅 및 개발부문이사 (2004년)
(주)코리아센터닷컴 태그스토리사업실 총괄, 메이크숍 교육사업부 총괄, 오디오 콘텐츠 '팟빵' 대표이사 (2011년~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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