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기후변화로 야기되는 가뭄, 홍수, 지진 등과 같은 자연재해에 관련된 사회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관심을 기울이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연구 기관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아주경제 특별 인터뷰에서 APEC 기후센터 정홍상 원장은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거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소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APEC기후 센터의 역할도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정 원장은 "APEC 기후센터는 예측역량과 관련 서비스 제공에서 국제적으로 비교 우위를 확보해 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기관" 이라며 "기후예측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전문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기후 서비스 면에서는 특히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더 살려서 적어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해서는 세계 어느 기관보다 더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며 "이런 일들이 앞으로 잘 추진될 수 있도록 조직역량을 극대화하고 역동적인 기관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고 계획을 밝혔다.
◆APEC 기후센터, 신뢰성 있는 기후 예측정보를 생산, '개도국'에 제공
APEC 기후센터는 기후변화가 점차 심각해짐에 따라 노무현 정부 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들의 합의 하에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개발도상국들을 대상으로 기후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05년 설립됐다.
신뢰도 높고 품질 좋은 기후예측정보를 생산·제공하고 또 이러한 기후정보를 활용해 APEC 회원국가의 사회·경제적 번영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현재 전 세계 11개국 17개 기관의 기후예측정보를 받아 다중모델 앙상블(MME : Multi-Model Ensemble)기법을 활용해 신뢰도 높은 기후예측정보를 생산하고 제공하고 있다.
정 원장은 "APEC 기후센터가 전 세계 과학자들과 상호 협력해 농업, 수자원, 보건, 방재 등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 분야에서 기후정보를 활용한 응용연구와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기후연구 및 기후정보의 활용에 요구되는 인적·기술적 인프라가 부족한 아·태지역 개도국을 대상으로 기후예측 기술 및 기후정보 활용 노하우를 전파하기 위한 교육훈련 및 연구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설립된 지 12년이 된 APEC 기후센트는 짧은 기간 동안 기후예측 분야의 전문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세계기상기구(WMO)에서 기후예측기법으로 공인했고, WMO 장기예보 선도센터를 한국에 설치해, 실제 운영을 APEC기후센터가 맡고 있다. APCC의 기후예측정보는 홍콩, 대만, 베트남, 태국, 필리핀, 칠레 등 전세계의 다수 기상청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을 정도다.
또한 기후정보 활용 서비스도 남태평양 국가인 통가에서 실시한 농업 기후서비스 사업은 호응이 컸으며, 세계은행(World Bank)과 세계기상기구(WMO)에서 우수 사례로 소개됐다. 특히, 녹색기후기금(GCF)에서 지원하는 바누아투의 기후변화 대응사업에 국내 연구기관 최초로 참여했다.
녹색기후기금은 국제사회가 개발도상국들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기구이다. 녹색기후기금의 사업 중 하나로 태평양 도서국 중의 하나인 바누아투의 기후변화 적응사업이 지난해 말에 사모아에서 열렸던 녹색기후기금 이사회에서 지원 대상 사업으로 확정됐다.
이 사업은 태평양 도서국들의 환경 관련 협의체인 태평양 환경기구(SPREP)가 제안하고 호주 과학산업연구원, 호주 기상청 등 해외기관과 APEC 기후센터가 실행기관으로 참여한다. 바누아투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피해로부터 국가 차원의 회복력을 높이기 위한 기후서비스사업으로 총사업비 약 310억 원(미화 2700만 불)으로 UNDP(유엔개발계획)와 바누아투 정부가 각각 약 200만 불씩 지원하는 규모로 이중 녹색기후기금(GCF)이 270억 원(미화 2300만 불)을 지원한다. APEC 기후센터를 포함 5개 기관이 참여해 2018년 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총 4년 3개월 동안 수행될 예정이다.
또한 APEC 기후센터는 외교적으로 우리나라의 위상도 높이고 있다. 지난 2009년, 2015년, 2016년, 2017년 APEC 장관급 회의의 성명에 서 네 차례나 APCC활동을 지지하는 내용이 포함될 정도이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UN 결의에 대한 지지를 얻거나 국제기구의 고위직 선출 시 지지를 확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는 평이다. 해외뿐만 아니라, APEC 기후센터는 기후예측과 활용 서비스의 성과를 활용해 국내에도 기여의 폭을 늘리고 있다.
정 원장은 "기상청이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기후예측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APCC가 실무적으로 돕고 있다"며, "APCC에서는 장기예보지원 전담팀을 운영해 기후예측기술 향상에 기여하고 있고, 농업, 수자원 등 분야에서 국토부, 농어촌공사 등 관련 기관이 사업에 필요로 하는 기후정보를 가공해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홍상 원장, IMF, 아시아개발은행 등 국제기구 근무 경력으로 '해외 영역 확대'에 이바지
APEC기후센터가 국제적인 위상과 더불어, 기후 정보 제공의 해외 영역 확대라는 큰 성과를 거두는데 정홍상 원장의 국제기구 근무 경력이 한몫을 했다.
IMF 외환위기 1년 이후인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미국 워싱턴에 있는 IMF에서 근무했으며, 기획재정부 예산실 국장으로 승진하면서 1년 기간의 해외직무훈련 대상자로 선정도어 파리에 있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근무했다. 그 후 ADB(아시아개발은행)에서 회계국장으로 근무하는 등 약 10여 년 동안 국제기구 경력을 쌓았다.
정홍상 원장은 "국제기구 경력이 개인적으로는 여러 나라의 재정 제도와 운영, 거시경제정책 설계와 집행 등을 관찰하고 공부하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실제 정 원장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획재정부로 복귀하자 마자 녹색기후기금(GCF)의 본부를 한국에 유치하는 업무를 담당했고, 그 결과 2012년 말 한국 유치를 확정했다. 현재 녹색기후기금은 100억 불 이상의 재원을 조성해서, 개발도상국들에게 기후변화 대응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정 원장은 "범국가적으로 마음을 모아 노력을 집중했기에 가능했다. 정부에서는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뿐만 아니라 외교부와 재외 대사관들, 환경부, 청와대, 인천시가 같이 협력했고, 민간자문위원회 위원들, 국내 각 전문가들, 해외의 국제기구 등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이 협력을 아끼지 않아 가능했다"고 당시 유치 과정을 설명했다.
APEC 기후센터가 녹색기후기금에서 지원하는 바누아투 기후변화 대응사업에 국내 연구기관 최초로 참여하게 된 것도, 정 원장의 국제외교력에 연구진 등 전직원들이 힘이 더해졌기에 가능했다. 국내 기후가 급변하고 있는 만큼, 일부에서는 한국이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동남아, 특히 아열대성 기후 국가에서 진행되는 각종 기후 정보, 자료는 향후, 국내 기후에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APEC기후센터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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