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일가, 이사회 장악해 정부의 사익편취 규제 피해간다…사외이사는 여전히 거수기 역할 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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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17-12-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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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위, 27일 '2017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공개…대상 26개 기업

  • 사익편취규제대상 기업 총수일가 이사 등재 회사 비율 49%에 달해

  • 주력회사에서도 총수일가 이사등재 회사 비율 45.1%로 상대적으로 높아

  • 사외이사 반대 등 통과되지 않은 안건 0.39%·내부 위원회 역시 비통과안건 4건 그쳐

대기업집단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총수일가는 오히려 사외이사 등 이사회를 장악하며 경영권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의 경우, 여전히 이사회에서 총수일가의 단순 '거수기' 역할만 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오전 11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17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을 공개했다.

대상기업은 삼성, 현대자동차, 에스케이, 엘지, 롯데 등 총수 있는 기업집단 21개와 포스코, 케이티, 대우조선해양 등 총수업는 기업집단 5개 등 모두 26개이다.

이들 기업집단의 지배구조 상 총수일가의 이사 등재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총수일가는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 △지주회사 △대형 상장사 등 소수의 주력회사에 집중해 이사로 등재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총수일가 이사 등재비율은 △2012년 27.2% △2014년 22.8% △2016년 17.8% △2017년 17.3% 로 낮아졌다.

다만, 사익편취규제대상 기업의 총수일가 이사 등재 회사비율은 4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회사에서도 총수일가 이사등재 회사 비율은 45.1%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기업 경영방향을 의결하는 이사회가 사외이사의 단순 거수기 역할 탓에 총수일가의 지배력을 막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기업집단 소속 169개 상장사의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은 50.6%에 달하지만 이들이 반대하는 등의 이유로 원안 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은 17건으로 전체(4361건) 중 0.39%에 그쳤다. 지난해 역시 0.40% 수준이었다.

더구나 총수있는 집단의 사외이사 비중은 △2011년 47.0% △2012년 48.3% △2013년 48.6% △2014년 49.8% △2015년 49.5% △2016년 50.7% △2017년 51.1%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사회 내 위원회 역시 총수일가의 경영권에 대한 반기를 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내부 위원회에서 지난해 4월 1일부터 지난 4월 30일까지 상정된 안건(1148건) 가운데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은 고작 4건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총수일가가 위원으로 참여한 이사회 내 위원회 18개 가운데에서도 사외이사 추천위원회가 15개로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중투표제의 경우에도 대부분 회사들이 정관에서 배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도입하더라도 주주들이 집중투표제를 청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단 1차례도 실시하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수주주들의 의결권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여전히 기업경영에서 총수일가를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소수주주들의 경우, 상법 상 집중투표제 실시 청구 요건(발행주식 총수의 3%)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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