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인터넷기업들 간 역차별 문제 해소하기위해 해외 사업자들에 대한 규제 집행력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7일 국회 과학기술과학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은 포털 역외적용 원칙 등의 내용이 담긴 법안의 초안을 놓고 입법공청회를 진행했다. 김 의원은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력을 내세워 국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공정경쟁 환경 훼손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으나 이를 규율할 수 있는 법적 체계가 정립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해외 인터넷 기업들이 국내법에 위배되는 일을 저지르고도 국내 기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재를 피해간 사례들이 많았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소셜미디어 서비스 텀블러다.
지난 3년간 성매매, 음란 정보 유통으로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정 요구를 받은 게시물 16만2793만 건 중 약 70%에 해당하는 7만9425건이 텀블러의 게시물이다. 방통위는 텀블러에 해당 게시물에 대해 삭제 요청을 하고 인터넷 사업자들의 자율적인 정화를 위한 ‘자율심의협력 시스템’ 참여를 요청했다. 하지만 텀블러 측은 텀블러가 미국 기업이라는 이유를 들어 방통위의 제재를 모두 거부했다.
김 의원이 발의할 예정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전기통신사업법의 적용대상을 해외 사업자까지 확대하고, 제도의 집행력을 높이기 위해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는 제도를 도입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밖에도 △경쟁상황평가와 이용자보호업무평가 실시 △국내시장에서의 시장조사 권한 부여 및 금지행위 위반 시 시정명령이나 과징금(이행강제금 포함) 부과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차재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역차별 해소방안의 기본방향에는 동의하지만 실행력 담보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외국 사업자에게 금지행위를 적용하겠다고 하면 적용이 되는 사안인지 의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해외 사업자에 대한 규제 집행력 확보는 주무부처인 방통위에서도 고심하고 있는 문제다. 방통위는 최근 정책발표에서 국내외 플랫폼간 역차별 해소를 주요 과제로 내세운 바 있다.
김재영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방통위는 해외기업의 지속적인 불법행위에 대해 관계기관간 협조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라며 “규제 실효성 확보를 위해 경찰청과 협력해 국제공조수사를 추진하고 국제조약 가입 및 해외 정부와의 공동대응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통위는 일부 미국 사업자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미국법 위반여부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결과에 따라 미국 규제당국에 고발하고, 국내외 시민단체와 협력해 소송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내년 중 한미 인터넷협력센터 구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규제 형평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된다면 정부 역시 좋은 의견들을 모아 정책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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