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다 쏟아낸’ 이상화 “평창올림픽, 마지막 대회라고 생각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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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18-02-1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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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이상화가 19일 오후 강원 강릉올림픽파크에 위치한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기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빙속 여제’ 이상화의 머릿속에 ‘은퇴’라는 두글자는 없었다. 은퇴를 조금이라도 생각한 순간 나태해진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이상화에게 결승선이 아니었다.

이상화는 19일 강원 강릉올림픽파크에 위치한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이 마지막이라고 생각 안했다. 마지막 대회라고 생각하면 몸 상태가 나태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올림픽 끝나고도 경기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태해지지 않고 은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결승에서 37초33의 기록으로 고다이라 나오(36초94)에 0.39초 뒤진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올림픽 3연패가 좌절됐지만,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건 이상화는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3회 연속 메달을 획득했다.

올림픽 금메달 2개와 세계기록 36초36을 보유한 이상화에게 평창동계올림픽은 선수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고비였다. 오랜 시간 하지정맥류(다리의 혈관이 튀어나오거나 푸르게 비치는 병)로 힘든 시간을 보낸 이상화는 2017년 3월 오른쪽 다리 수술을 결심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한 승부수였다. 이후 재활과의 긴 싸움이 시작됐다.

이상화는 “포기하고 싶은 상황에서 재활하고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건재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월드컵이 아닌 올림픽이 목표였다.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나에게 100점을 주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평창올림픽에서 이상화가 보여준 감동 레이스도 역시 100점이었다. 이상화는 경기 후 1000개가 넘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피겨 여왕’은 ‘빙속 여제’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김연아는 “편히 내려놓고 푹 쉬고, 곧 만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이상화는 자신의 경기 영상은 보지 못했다. 그는 “마지막 코너에서 실수가 있었기 때문에 보면 아쉬울 것 같다. 멋 훗날 진정이 된 후 다시 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화는 “은메달도 색깔이 너무 예뻐서 소장 가치가 있을 것 같다. 값진 은메달이어서 어쩌면 금메달보다 더 소중하게 간직할 것 같다”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막 끝낸 이상화에게 은퇴 시점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다. 이상화는 “일단 능력이 있으면 올림픽까지는 아니어도 1,2년 더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생각을 안 해봐서 지금은 말씀드리기 어렵다. 다가오는 것을 생각하지 미래를 생각하지는 않는다. 경기가 어제 끝났기 때문에 나중에 결정지을 문제다”고 심정을 전했다.

한편,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임원이 경기 당일 오전 이상화를 깨워 컨디션을 방해했다는 한 스포츠평론가의 주장에 대해 이상화는 "당시 이미 일어나 있었다. 그런 거로 컨디션을 망쳤다고 해서 당황스럽다.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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