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실적에 쏠린 눈…미·중 무역전쟁 영향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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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8-07-3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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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일 분기 실적 발표…애플워치·에어팟 등 '기타제품' 실적 주목

  • 트럼프 대중 추가 폭탄관세 대상에 애플 기타제품 등 포함될 듯

애플워치[사진=로이터·연합뉴스]


31일(현지시간) 애플의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미·중 무역전쟁의 표적으로 부상한 애플워치, 에어팟(무선 블루투스 이어폰), 홈팟(스마트 스피커) 등 이른바 '기타 제품' 실적에 관심이 쏠린다.

기타 제품은 아이폰 판매 증가세 둔화로 고전하는 애플의 새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이번에 발표할 회계연도 3분기(4~6월) 실적에서는 기타 제품이 강력한 매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지만, 앞으로는 미·중 무역전쟁의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본다. 중국에서 생산하는 이 제품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폭탄관세 표적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의 보복관세를 문제 삼으며, 연간 2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 애플의 주력인 아이폰, 맥(PC)이 현재로선 추가 관세 부과 대상에서 빠졌지만, 기타 제품은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아마존의 에코, 구글홈, 소노스 등 경쟁 스마트 스피커는 물론 핏빗의 스마트워치도 마찬가지라고 봤다.

전문가들은 우려가 현실이 되면 애플이 미국에서 중국산 제품의 가격을 올리거나, 이윤 일부를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미·중 무역전쟁이 거세지고 있다며, 애플이 오는 9월 새 아이폰을 선보일 때까지 주가가 큰 위험을 맞게 됐다고 진단했다.

애플의 지난 2분기 기타 제품 매출은 2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시장조사회사 캐널리스는 애플이 같은 기간에 판 애플워치가 약 350만개로 지난해 동기보다 30% 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등 북미지역 판매 비중이 절반이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빈센트 티엘크 캐널리스 애널리스트는 "가격에 변화(가격인상)가 있으면 분명 수요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폰 판매 증가세가 부진해진 마당에 기타 제품마저 힘이 빠지면 애플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애플은 아직 아이폰을 뛰어넘을 차세대 먹거리를 내놓지 못한 상태다.

닐 시바트 어버브아발론 애플 담당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3분기 기타 제품 매출이 3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아이폰 매출은 291억 달러로 절대적이지만, 증가폭은 17%로 기타 제품의 절반도 안 될 것으로 관측된다.

시바트는 "시간이 지나면 기타 제품이 애플의 세번째 매출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맥과 아이패드를 제치고 아이폰과 서비스 다음 가는 매출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잠재적인 폭탄관세 위험이 애플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말이다.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스마트워치와 스마트스피커 등은 10%의 폭탄관세 대상으로 거론된 '목소리, 이미지 또는 기타 데이터의 수신, 전환 또는 전송을 위한 기계'를 아우르는 수입코드에 포함된다.

세이지 챈들러 CTA 국제무역 담당 부회장은 "(컴퓨터 네트워크 연결장치인) 게이트웨이에서 모뎀, 블루투스 장치 등에 이르는 모든 걸 잡아둘 수 있는 광범위한 카테고리"라며, 사용자가 인터넷에 접속하고 인터넷과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하는 제품 생태계가 모두 포함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10% 관세 부과 품목이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 기업들의 로비로 최종 품목 카테고리나 특정 제품의 카테고리가 바뀔 여지가 있다. 미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관리청(ITA)과 미국무역대표부(USTR)에서 경력을 쌓은 챈들러는 스마트워치의 경우 일반 손목시계처럼 다른 범주에 포함돼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연설에서 자신의 정책, 특히 감세정책의 수혜자 가운데 하나로 애플을 꼽았다. 그는 애플이 해외에 쌓아둔 2500억 달러의 현금뭉치를 대부분 국내로 들여와 상당액을 자사주 매입(바이백)에 쓸 계획이라며, 자신의 새 감세·개혁 정책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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