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중앙은행 가운데 통화부양에 가장 적극적이던 일본은행(BOJ)이 이미 통화긴축 기조로 돌아섰다는 진단이 나왔다.
블룸버그는 13일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에서 80% 가까이가 지난 7월 BOJ가 통화정책을 미세조정한 걸 '스텔스 테이퍼링'으로 풀이했다고 보도했다. BOJ가 남몰래 양적완화(자산매입) 규모를 줄이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테이퍼링은 양적완화 축소를 뜻한다.
BOJ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를 0%로 유도한다는 목표로 양적완화를 해왔다. 국채 금리가 오른다 싶으면 국채 매입 물량을 늘리고, 반대로 금리가 하락 압력을 받을 때는 매입 물량을 줄이는 식이다.
BOJ는 지난 7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존 통화정책을 고수하기로 하면서도, ±0.1%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의 변동폭을 2배로 늘렸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이를 두고 통화완화 틀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반쪽짜리 설명이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를 0%로 유도한다는 전제 아래 용인할 수 있는 상하 변동폭이 확대되면 국채 매입량을 늘릴 수도 있지만 줄일 수도 있어서다. 전문가들이 이를 비공식적인 테이퍼링 선언으로 보는 이유다.
7월 금융정책결정회의 직후 0%로 수렴해야 할 10년 만기 일본 국채 금리는 0.12%를 웃돌며 1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에도 0.1%를 웃돌고 있다.
하나다 히로시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행 경제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BOJ의 정책 조정은) 사실상 긴축이고 (통화정책) 정상화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BOJ가 스텔스 테이퍼링에 나선 게 금융시장에 대한 부작용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로다 총재는 추가 통화완화 조치를 단행하거나, 기존 통화완화 정책이 장기화하는 데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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