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3일 출국한다.
문 대통령은 이번 5박6일 일정의 순방에서 신남방정책 대상국인 아세안 국가들과 관계를 격상시키는 동시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논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탄탄히 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아세안(ASEAN) 관련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의 양자 회담을 조율 중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상들과의 연쇄 회담에서 조만간 재개될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관련 소식을 공유하고, 논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관심을 끌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한국 답방 추진상황 역시 이들과의 회담 과정에서 언급될 것으로 관측된다.
관련기사
문 대통령은 또 이번 순방을 통해 아세안과의 교역량과 인적 교류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역내 공동 위기대응 체제 강화, 4차 산업혁명 공동대응 논의 활성화 등 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우선 문 대통령은 13∼16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20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제21차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제13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에 잇따라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신남방정책 이행 가속을 위해 내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하자고 제안할 예정이며, 메콩강 유역 국가들인 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베트남·태국 정상들과 만나는 '한·메콩 정상회의' 개최 의사도 밝힐 계획이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아세안 정상회담과 관련, "우리 정부의 핵심 전략과제의 하나인 신남방정책의 주요 파트너인 아세안 국가와 실질 협력을 확대·강화해 나가기 위한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며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한 최상위 전략포럼인 EAS(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 노력에 대한 회원국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사이버안보·보건·재난 등 비전통 안보 이슈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는 역내 공동 위기대응 체제 강화, 다자간 통화스와프 체제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에 대한 한국의 기여 의지를 밝힐 것"이라며 "EAS에서는 4차 산업혁명 등 글로벌 현안 대응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AS에서는 스마트시티 공동성명 채택이 이뤄지고, 한국·싱가포르·미국·중국·일본·호주·러시아 등 7개국이 참여하는 '아세안 스마트시티 전시회'도 개최된다.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14일에는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3개국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 정상회의도 예정됐다.
김 보좌관은 "신남방 정책의 거점지역을 포함,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거대 경제블록을 대상으로 FTA(자유무역협정) 논의를 하게 되는 것"이라며 "다만 실질적 내용에 대한 타결이 난항 중이어서 최종 타결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17∼18일에는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국 정부의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을 소개하고, 디지털경제 역량 제고를 위한 'APEC 디지털 혁신기금' 창설도 제안한다.
문 대통령은 17일 오후 'APEC 지역 기업인 자문회의(ABAC)와의 대화'를 소화하며, 여기에는 ABAC 위원인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도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이때 APEC이 무역투자 자유화를 통한 경제통합을 지속하면서 자유무역 및 디지털 혁신으로 인한 혜택이 모든 경제주체에 골고루 배분되도록 포용성 증진에 힘써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