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경고 잇따라..."주식보다 채권에 투자금 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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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8-12-1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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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 "강세장 끝나...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 국제유가·증시 직격탄...채권 등 안전자산 쏠림 현상 극명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경고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증시와 국제 원유시장이 요동치고 있는가운데 일각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온다. 스테그플레이션은 경기침체 중에 이례적으로 물가가 급등하는 걸 만한다.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이 동시에 급등한다. 중앙은행이 손쓰기 어려운 상황이다. 침체에 맞서 통화부양에 나서면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 높일 수 있어서더.

불안감에 휩싸인 금융시장에서는 주식과 원유 등 위험자산을 피해 안전자산에 쏠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美강세장 끝났다...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1987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의장을 지내며 '경제 대통령'으로 군림한 앨런 그린스펀은 18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증시가 지금 수준에서 다시 상승한다면 매우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며 "(증시가) 더 오를 수도 있겠지만 투자자들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2009년 3월 이후 지속된 강세장이 사실상 끝났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또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향할 수 있다"며 "얼마나 큰 규모인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여부 등을 밝히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그의 스태그플레이션 경고는 최근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 이어 벌써 두 번째다. 미국은 지난 1970년대에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었다. 당시 충격은 2차 대전 이후 지속된 경기확장세에 마침표를 찍을 만큼 강력했다. 대공황에 버금가는 충격에 '대침체'라고 불렸다.
 
경기침체를 알리는 경고음은 이미 곳곳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fAML)가 최근 240여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3%가 내년 글로벌 성장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달 조사치(44%)를 웃돈 것으로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붕괴 사태가 일어난 다음달인 2008년 10월 이후 최악의 전망이라고 마켓워치는 지적했다.

CNBC는 경제학자, 펀드매니저, 전략분석가 등 시장 전문가 43명이 향후 12개월 안에 경기침체가 닥칠 가능성을 23%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이 역시 직전 조사치(19%)보다 높아졌다. CNBC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지 2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 잉글런드 액션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하향조정된 성장 전망이 증시의 투매를 주도하고 있다는 견해가 뒤집히고 있다"며 이젠 주가 하락이 성장둔화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험자산 회피 두드러져...연준 금리인상 주목

실제로 경기침체 우려는 이미 시장에 반영되고 있고, 시장의 불안이 다시 침체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원유와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매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7.3% 급락한 배럴당 46.24달러에 마감했다. 2017년 8월 이후 1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난 10월 초 고점에 비하면 40% 가까이 떨어졌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7.5% 이상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연말에 증시가 호황을 누리는 '산타랠리'가 물 건너 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급격한 반등이 없는 한 S&P500지수의 12월 낙폭은 대공황 충격이 한창이던 1931년 이후 최대가 될 전망이다.

위험자산에서 발을 뺀 투자자들은 채권과 금을 비롯한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덕분에 지난 10~11월 한때 3.2%를 웃돌았던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최근 2.8%대로 떨어졌다. 수요가 많아 국채 가격이 올랐다는 말이다. 이로써 '대전환(great rotation)' 전망은 올해도 또 빗나가게 됐다. 

대전환은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대거 이동하는 걸 말한다. 30년간 이어진 채권 강세장의 종언을 의미한다. 대전환 전망은 연준이 양적완화(자산매입) 규모 축소(테이퍼링)를 예고한 2013년부터 제기됐지만 번번이 어긋났다.

연준이 이날 이틀 일정으로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소집한 만큼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제 타격에도 관심이 쏠린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올해 네 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할 전망이다. 조엘 쿨리나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준의 통화정책이 공개되기 전까지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며 "올해 산타랠리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실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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