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이 2018년 한 해 상승한 가격을 반납했다. 대치 은마, 잠실주공5단지 등의 가격은 지난해 초 수준으로 회귀하거나 그보다 더 떨어졌다.
6일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대치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2층)는 지난달 17억원에 팔렸다. 은마 전용 84㎡는 지난해 9월 초만 해도 20억5000만원에 실거래되며 사상 최고가를 찍었지만 3개월 만에 3억원이 넘게 빠진 것이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지난해 초 수준으로 가격이 빠졌다”며 “가격이 미친 듯이 치솟더니, 빠지는 속도도 그만큼 빠르다”고 말했다. 실제 은마 전용 84㎡는 6월 16억9000만원에 거래되다가 7월 17억대 초반으로 상승하더니 8월 19억3000만원, 9월 20억5000만원을 찍었다. 하지만 지난달 17억원에 팔리며 다시 7월 이전 수준으로 가격이 회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7억원에 팔린 전용 84㎡(2층)는 지난해 1월(2층) 17억5000만원에 팔렸었다. 7월부터 9월까지 치솟은 가격을 반납하고 지난해 초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지난해 7월 이후 매맷값이 16억원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던 은마 전용 76.79㎡의 호가도 15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잠실주공5단지의 상황도 비슷하다. 전용 76.49㎡(15층)는 지난달 16억5000만원에 팔리며 지난해 초 시세인 17억원대가 깨졌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16억원대에 급매물이 팔리자, 매수자들이 이제는 16억원대 매물만 찾는다”며 “지난 한 해 오른 가격을 다 반납했다”고 말했다.
9510가구에 달하는 송파 헬리오시티의 영향으로 송파 일대는 일반 아파트들의 가격 하락세도 두드러진다. 잠실 리센츠 전용 84.99㎡는 지난해 9월 18억3000만원(20층)에 거래됐으나 지난달에는 13억5000만원(10층)에 팔렸다. 잠실 트리지움 전용 84.83㎡도 같은 기간 17억4000만원(19층)에서 15억2000만원(11층)으로 실거래가가 하락했다.
9·13 대책 이후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이 서울 아파트값을 끌어내리고 있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도 호가를 낮춘 매물들이 속속들이 나오는 추세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지난해 11월(2주차) 이후 강남4구 아파트값은 0.63% 하락한 반면, 강남4구 이외 지역은 0.36% 상승하는 등 강남4구가 서울 집값 하락세를 이끌고 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하락세는 앞으로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오는 4월 아파트 공시가격 발표를 앞두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금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은 금액이 부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공포감이 눈덩이처럼 커지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 받는 사업장들은 사실상 사업 추진이 중단된 상황이다. 대치 쌍용 1·2차는 사업 연기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고,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시공사 계약을 두고 조합 간 내홍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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