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원수회도’는 1716년, 서울 장동(지금의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운동 일대) 이광적(1618~1727)의 기와집에서 열린 마을 원로들의 장수를 축하하고 모임을 기념하는 그림이다. 정선이 41세에 제작한 기록화로, 커다란 마당이 있는 이광적의 자택 건물을 비롯해 참석자와 시종 등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을 표현하며 당시 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한다. 그림 뒷부분에 수록된 참석자들의 축하 시와 함께 당시 양반의 생활 풍속을 보여주고 있다.
‘비로봉도’에서는 금강산의 봉우리를 과감하게 그린 정선의 개성적인 화법을 확인할 수 있다. 뭉게구름이 솟아오르는 것처럼 비로봉을 그리고, 아래 중향성 암봉들은 줄지어 배치해 비로봉을 부각했다. 비로봉은 피마준(그림에서 약간 물결짓는 필선으로 베(마)를 푼 것 같이 꺼칠꺼칠하게 그리는 표현)으로 그린 반면, 암봉들은 수직준(그림에서 수직으로 내려 긋는 예리하고 강한 표현)으로 표현해 실제 경물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나타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시대 서예가들의 작품도 선보인다. 17세기 문인인 조문수(1590~1647)의 ‘이군산방기’는 북송 최고의 문장가인 소식의 글을 행서의 기운이 도는 해서체로 쓴 작품으로, 작은 글씨가 명쾌하고 힘이 있다. 우리나라 역대서법과 중국서법을 익혀 한국적 서풍을 일으킨 백하 운순(1680~1741)의 초서 편지와 글씨를 쓰는 이의 서권기를 강조한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서첩도 함께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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