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북원수회도 등 두번째 손세기·손창근 기증 명품 서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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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9-03-2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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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북원수회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이 손창근 선생 부친 고 손세기 선생과 대를 이어 수집한 문화재를 지난해 11월 21일 기증(총 202건 304점)받아 첫 특별전 ‘손세기, 손창근 기증 명품 서화전’을 개최한 데 이어 두번째 특별전에 겸재 정선 (1676~1754)의 ‘북원수회도’(1716년), ‘비로봉도’를 비롯해 심사정, 김득신, 이인문, 김수철 등 조선 후기에 활동한 서화가들의 대표작 16건 28점을 26일부터 7월 7일까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 선보인다.

‘북원수회도’는 1716년, 서울 장동(지금의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운동 일대) 이광적(1618~1727)의 기와집에서 열린 마을 원로들의 장수를 축하하고 모임을 기념하는 그림이다. 정선이 41세에 제작한 기록화로, 커다란 마당이 있는 이광적의 자택 건물을 비롯해 참석자와 시종 등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을 표현하며 당시 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한다. 그림 뒷부분에 수록된 참석자들의 축하 시와 함께 당시 양반의 생활 풍속을 보여주고 있다.

‘비로봉도’에서는 금강산의 봉우리를 과감하게 그린 정선의 개성적인 화법을 확인할 수 있다. 뭉게구름이 솟아오르는 것처럼 비로봉을 그리고, 아래 중향성 암봉들은 줄지어 배치해 비로봉을 부각했다. 비로봉은 피마준(그림에서 약간 물결짓는 필선으로 베(마)를 푼 것 같이 꺼칠꺼칠하게 그리는 표현)으로 그린 반면, 암봉들은 수직준(그림에서 수직으로 내려 긋는 예리하고 강한 표현)으로 표현해 실제 경물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나타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시대 서예가들의 작품도 선보인다. 17세기 문인인 조문수(1590~1647)의 ‘이군산방기’는 북송 최고의 문장가인 소식의 글을 행서의 기운이 도는 해서체로 쓴 작품으로, 작은 글씨가 명쾌하고 힘이 있다. 우리나라 역대서법과 중국서법을 익혀 한국적 서풍을 일으킨 백하 운순(1680~1741)의 초서 편지와 글씨를 쓰는 이의 서권기를 강조한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서첩도 함께 전시된다.

심사정(1707~1769)의 ‘선유도’와 김득신(1754~1822)의 ‘출문간월’에서는 각 화가의 개성적인 화법과 운치를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 김수철(?~1862 이후)의 ‘산수도’ 2점과 ‘백합도’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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