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시중은행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한국씨티·SC제일 등 6개 은행의 지난해 현금배당금 총액은 모두 3조9277억원이다.
시중은행의 배당금 규모는 2016년 1조9036억원에서 2017년 2조7756억원, 지난해 3조9277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배당금 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은 시중은행의 실적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6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9조187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1633억원(14.5%) 늘었다.
특히 시중은행의 배당성향이 크게 오른데는 씨티은행의 중간배당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크게 반영됐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자본 효율화를 위해 8116억원을 중간배당했다. ROE(자기자본이익률)를 높이기 위해 분모에 해당하는 자기자본을 줄이려는 조치다. 지난해 말 씨티은행의 ROE는 4%대로 8∼9%대인 국내 시중은행에 비교해 낮다.
씨티은행의 중간배당을 제외하면 전체 배당금 총액은 전년 대비로 증가하지만 배당성향은 33.92%로 전년보다 0.67%포인트 떨어진다.
지난해 시중은행 중에서는 중간배당을 실시한 씨티은행의 배당성향이 303.42%로 가장 높았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중간배당을 포함해 순이익의 3배에 해당하는 9341억원을 배당했다.
이어 SC제일은행의 배당성향이 50.59%를 기록했다. 다만 SC제일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규모가 작아 배당금액 자체는 1120억원으로 6개 시중은행 중 가장 적었다.
국내 시중은행 중에서는 하나은행이 42.51%로 배당성향이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이 39.05%, 국민은행이 29.53%, 우리은행이 21.52%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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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다만 시중은행이 배당금을 4조원이나 주주들에게 지급했음에도 일반 개미투자자들은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
배당금을 챙기는 주주는 대개 금융지주나 모그룹이기 때문이다. 국민·신한·하나은행은 금융지주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씨티뱅크 오버시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이 99.98%를, SC제일은행은 스탠다드차타드 NEA가 100% 보유하고 있다.
즉 배당금이 이들 은행의 주인인 금융지주나 모그룹의 주머니로 고스란히 들어가는 셈이다. 특히 외국계 은행의 경우 배당성향이 높아 국부 유출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단 우리은행은 주식이 여러 투자자에게 분산돼 있어 개미투자자도 배당 혜택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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