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1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계획이 없다는) 종전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지만, 조동철 금통위원이 금리를 0.25%포인트 내려야 한다며 소수의견을 냈다. 앞서 시장에선 이번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오면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에 이 총재는 "소수의견은 말 그대로 소수의견"이라며 "한사람의 의견으로 금통위의 시그널이라고 보는 건 무리"라고 잘라 말했다.
저물가가 지속하는 데 대해서도 이 총재는 "정부의 복지정책 등 공급 측면의 영향이 커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차단했다. 이 총재는 "수요 부문에서 물가 압력이 낮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일각에서 0%대 물가상승률이 지속하며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건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지만 부진에서 조금씩 회복하는 모습"이라며 "재정정책이 확장적으로 운용되고 수출과 투자 부진이 완화되며 오는 하반기 성장흐름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지난 4월 전망에 비해 우려되는 상황 전개가 있는데, 대표적인 게 미·중 무역분쟁"이라며 "지난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고 진단했다. 또 "이달 초까지만 해도 양국이 협상을 타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현재 전개되는 양상을 보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4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에 대해 이 총재는 "경상수지는 월별 기복이 심하다"며 "지난해에도 수백억 달러의 흑자를 냈지만 4월 경상수지 흑자는 14억 달러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당금 지급, 관광시즌 도래 등 4월 특유의 요인으로 경상수지가 낮게 나오더라도 흑자 기조가 바뀌는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 방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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