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을 배송하며 새벽배송의 포문을 열었던 마켓컬리는 PB(자체브랜드) 등 ‘유니크한 콘텐츠’를 경쟁력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에 질세라, 전자상거래(이커머스)업체와 롯데‧현대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신선식품뿐 아니라 일반 생활용품을 배달하며 새벽배송 시장 장악에 힘쓰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마켓컬리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7% 증가한 1571억원으로 나타났다. 2015년 매출액인 29억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50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또한 생산자와 함께 제품 기획부터 직접 참여해 생산한 독점상품과 PB 상품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현재 독점 상품 및 PB 상품은 총 1400여개로, 전체 총 매출의 약 31%를 차지한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광고비용으로 148억원을 쏟아부었다. 이는 지난해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의 20%이며, 2017년 광고비보다 6배 증가한 수치다. 지난 1월부터는 톱 배우인 전지현을 광고모델로 내세운 터라, 올해 광고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2015년 100억원 규모였던 새벽배송 시장은 지난해 4000억원에 이르렀다. 올해는 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커머스 업체 중 새벽배송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쿠팡이다. 쿠팡은 지난해 10월 프리미엄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로켓와우클럽을 선보이며 새벽배송 시장 쟁탈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로켓와우 가입자는 월 2900원만 내면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를 이용할 수 있고, 일반 로켓배송 상품도 자정 전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까지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쿠팡은 무조건 무료배송이라는 강수도 뒀다. 로켓 와우클럽은 론칭 1주일 만에 15만명이 가입했으며, 4개월 만에 가입자 170만명을 돌파했다.
오프라인 유통사 중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백화점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7월부터 식품관에서 판매하는 프리미엄 신선‧가공 식품을 상품으로 내세우며 새벽배송 시장을 공략 중이다. 토종 식품 브랜드 명인명촌과 프리미엄 한우 브랜드 화식한우, 청과 브랜드 산들내음, HMR(가정간편식) 원테이블 등이다. 주문 마감 시간은 경쟁업체들에 비해 이르다. 소비자는 오후 5시 이전까지 주문해야 다음날 아침 7시에 주문 상품을 받을 수 있다.
롯데쇼핑 계열의 롯데슈퍼도 지난해 2월 새벽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온라인 전용 배송센터인 롯데프레시를 통해 ‘슈퍼에서 판매하는 모든 것’을 새벽에 배송한다. 소비자는 밤 10시 전까지 온라인으로 신선, 유제품, 생수 등을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3~7시 사이에 받아볼 수 있다.
일각에선 공산품의 빠른 배송을 위한 이커머스 간의 제살 깎기식 출혈경쟁 경쟁이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에서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신선식품은 짧은 유통 기간으로 재고관리가 어렵고 냉장‧냉동 배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고비용 구조인 데다 새벽배송은 주간에 비해 인건비 부담이 크기 때문.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이야 대기업이 참여하면서 생필품도 함께 배송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새벽배송은 신선식품 시장이라고 봐야 한다”며 “블루오션인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이 매력적이지만, 까다로운 재고관리 등 고비용 구조에서 할인쿠폰까지 뿌리게 되면 참여업체들은 적자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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