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4차 산업혁명 시대 리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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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9-07-0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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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희연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장

황희연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장. [사진=LH]

우리나라는 이미 후기 산업사회에 진입했다. 창의적 아이디어 없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다양성과 개성이 존중되지 않은 사회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기대하기 어렵고, 그래서는 비전도 없다.

"인류가 만든 그림 중에서 어느 작품이 가장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꼽는다고 한다. 사회학자 짐멜은 이 작품을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한 명의 조연도 없는 작품이다. 현대사회가 어떻게 존속하고 발전해가야 하는지를 한 장면에 보여주는 그림"이라고 극찬했다. 그렇다. 우리는 모두가 주연이 되어야 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개개인의 특성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 또한 끊임없이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속적인 변화 속에서 현대사회의 생명력이 유지된다. 인간은 세대가 바뀌면서 존속하고 자연은 계절이 바뀌면서 이어간다. 지금 도도히 흐르고 있는 강물은 어제의 강물이 아니다. 이전 것이 흘러가고 새로운 것이 끊임없이 흘러들어올 때 진정한 생명력이 있다.

◆ 공기업 연구기관 리더의 가치와 삶은?

많은 사람이 자신의 조각칼로 자신이 원하는 인재를 조각해 낼 수 있다고 믿는다. 19세기 초 신고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다비드에게 수제자 그로가 있었고, 19세기 후반 상징주의 화가이자 교육자 모로에게 수제자 마티스가 있었다.

다비드는 튀는 제자에게 엄격한 비판을 가하고 끊임없이 고전적 기법을 요구한 반면, 모로는 튀는 제자에게 "자네는 회화를 단순화시키고 말 거야"라며 격려를 해줬다고 한다. 모로 밑에서 마티스 외에도 루오, 마르케와 같은 뛰어난 제자들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스승 다비드에게 끝까지 인정받지 못했던 그로는 재능을 다 발휘하지 못한 채 자신의 작품에 대한 불만에 시달리다가 센 강에 투신자살한다. 그런데 그로는 신고전주의 이후 제리코, 들라크루와로 이어지는 낭만파 미술을 견인한 인물로 미술사는 기록하고 있다.

오랫동안 달았던 교육자 꼬리표를 뒤에 두고, 공기업 연구기관 수장의 덕목이 어떠한 것인지를 반문해 본다. 시대의 변화를 읽을 줄 아는 사람, 그에 맞춰 나 자신이 변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그리고 기업과 연구원들의 잠재력을 일깨어주는 것은 좋은 CEO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임이 분명해 보인다.

탈산업 시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사회는 공기업의 기업 이념과 사업방식을 많이 바꿔야 할 것 같다. 계획가로서, 그리고 공기업 연구기관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나는 무엇을 추구해야 하고, 또 공기업 소속 연구자로서 우리는 어떤 철학으로 연구를 임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깊은 성찰이 필요한 때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내가 다시 대학 강단에 서게 되면 진정한 생명력을 찾기 위해 더 노력하고 싶다. "교육은 그대의 머릿속에 씨앗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대의 씨앗들이 자라나게 해 준다"라는 칼릴 지브란의 말을 되새기면서, 그렇게 지금 연구원에서 내가 맡은 역할을 하고 싶다.

소공동체를 이루고자 했던 꿈은 미완의 상태지만 내 인생 중 가장 행복감을 느끼면서 지내고 있다. 남은 생애에 사회로부터 받은 것 중 일부라도 갚을 수 있으면 좋겠다. 자본의 논리에 의해 인간성을 상실해가고 있는 도시 속에서, 주민 스스로 자신의 삶의 현장을 만들어 가도록 하는 데, 그리고 시장의 논리에서 소외된 사람도 포용하는 도시를 만드는 데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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