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민장부 서비스 신청 이미지.[사진=배민사장님광장 홈페이지]
국내 배달앱 업계 1위인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이 가입 점주 매출 관리 사이트에서 경쟁사 요기요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요구해 논란에 휩싸였다. 업계 2위인 경쟁사의 가입 여부와 비밀번호를 필수 사항으로 요구하는 것이 과연 적절하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배민 측은 점주들의 요구로 선보인 ‘선의의 서비스’일 뿐이라고 선긋기에 나선 반면 요기요 측은 강경대응 입장을 밝혔다.
9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은 지난달 26일 가입 점주 매출관리 등이 이뤄지는 ‘배민 사장님광장’ 사이트에서 개인정보처리방침 변경 내용을 공지했다.
필수 수집‧이용 항목으로 요기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추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오프라인 신용카드 결제를 통한 매출뿐 아니라 배민 등 주요 배달앱을 통한 매출까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지만 자영업 관련 커뮤니티에서 배민 가입 점주들은 개인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을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사생활 침해’로 보인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논란이 일자 배민은 서비스를 시작한지 이틀만인 지난 6일 요기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필수’ 제공 정보에서 ‘선택’으로 바꿨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당초 기통합 관리 서비스를 원한 음식점 업주들의 요청에 따라 해당 서비스를 기획 했다”고 말했다.
배달앱 중 요기요 관련 정보만 요구한 이유에 대해선 “업계에서 (요기요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점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요기요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활용하는 부분에 있어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측은 배민의 변명이 궁색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아직까지 배민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점주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주고 싶다는 취지로 우리에게 협조를 요청했다면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민에 요기요 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 수집을 중단할 것을 정식으로 요청할 것이며, 이밖에 면밀한 검토를 통해 다양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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