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눈]21년전 외교9단 DJ는 일본 가서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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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논설실장
입력 2019-07-1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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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압박 사태 부른 건 '외교미숙'…1998년 한일선언엔 文이 놓친 것이 들어있다

[1998년 10월8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는 김대중 대통령(오른쪽)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


1998년 9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하 DJ)은 첫 방일(訪日)을 한 달 앞두고, 일본에게 줄 놀라운 선물 하나를 발표한다. 그때까지 한국이 내부적으로 고수해오던 일본국왕이란 호칭을 '일본천황'으로 부르겠다는 것이었다.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한국 지배의 상징성을 지닌 '천황'이란 호칭을 대통령이 쓰는 것은 굴욕적이라는 주장이 쏟아졌다. DJ는 밀어붙였다. 

2019년 7월 수출제재 카드를 꺼낸 일본정부에 한국이 들끓고 있다. 일본기업 불매운동을 벌이는 시민들뿐 아니라, 정부 당국자들까지 나서 '왜란의 12척 배'와 '의병 궐기론', '죽창가'를 들먹이며 한·일 감정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일본의 노림수는 오래전부터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 정글에서 동물들이 벌이는 서열싸움을 하기 위해 챙겨둔 카드를 꺼내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러면서도, 한판 붙어보자고 지도자도 국민도 사생결단을 요구한다. 지금 일본에 휘말리는 것은 우리에게 너무 큰 타격을 부를 수밖에 없다. 우리는 냉정을 찾아서, 확전을 피하고 조속 해결에 주력하며 국제 중재위 회부로 시간을 버는 것이 최선이라는 게, 전문가의 절박한 충고다. 이런 상황에서 마음을 가다듬어, DJ정부의 철저한 외교실리주의를 들여다보는 건 의미가 있다. 

일본 의회에서 그가 한 연설은, 한·일관계를 성찰하고 그 비전을 제시하는 '외교적 고전'이 아닐 수 없다. 김흥규 고려대 명예교수는 14일 연설문을 다시 읽은 뒤 전율을 느꼈다고 고백하고 있다. 현재 상황에도 어김없이 들어맞는 뛰어난 정치가의 식견과 통찰에 새삼 놀랐다는 얘기다. 무엇이 그를 전율케 했는지 한번 들여다 보자. 

DJ는 우선, 자신이 일본에 큰 은혜를 입었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한다. 민주화 투쟁과정에서 생명을 잃을 뻔한 상황에서 일본 국민과 언론, 정부가 긴 세월 동안 힘을 써주었다고 치하한다. 그에게 의회 연설이 감회 깊은 것은 우선 그 때문이었다. 이 고백으로 일본과의 깊은 우의를 새기면서 그는 할 말을 시작한다. 먼저 꺼낸 건 한국의 민주화의 기적 얘기다. "기적은 기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명문으로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밝힌다. 세상의 큰 변화는 서서히 일어난다는 뜻을 천명한 것이다. 일본과의 관계도 그렇지 않은가. 

과거사는 어떻게 짚었는가. 일본은 제국주의와 전쟁의 길을 선택해 한국에게 큰 희생과 고통을 안겼지만, 2차 세계대전 후 땀과 눈물을 바쳐 의회민주주의와 경제를 성장시켰다는 점을 환기시킨다. 즉 전전(戰前)과 전후의 일본을 나눠서, 전후의 일본에 대해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밝힌 것이다.

이후 또 하나의 설득력 있는 웅변이 등장한다. 한국과 일본의 불행했던 관계는 임진왜란 7년과 식민지배 35년, 합쳐서 42년인데 그 나머지 역사는 1500년이다. 42년 때문에 1500년 교류협력 역사를 외면하는 것은 조상과 후손에 부끄러운 일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양측의 미션을 얘기한다.

"일본에게는 과거를 직시하고 역사를 두렵게 여기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고, 한국은 일본의 변화된 모습을 올바르게 평가하면서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이 말은 아베와 문 대통령에게 지하의 DJ가 고언하는 말로도 들릴 만큼 생생하다. 

북한에 관한 얘기도 쏙 들어온다. 햇볕정책의 창안자였던 그가 아닌가. 그는 북한의 무력도발을 용납하지 않으며 결코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고 교류협력을 통해 남북관계를 실질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렇지만 북한에 대한 인내와 포용의 자세를 강조하면서, 북한이 고립되면 가장 위험한 존재가 된다는 논리를 내놓는다. 

경제와 관련해서는,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일본의 큰 도움을 받았음을 인정한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협력을 해주었다면서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로 감사를 표한다. 이와 함께 향후 외국투자를 더 확대해줄 것을 요청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오부치 총리는 식민지 지배로 한국에 손해와 고통을 안겨주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한다. 이 선언으로 한·일은 1965년 국교정상화 이래 각 분야의 협력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어업협정이나 이중과세방지협약, 그리고 월드컵 공동개최 등의 다양한 결실을 다져냈다. 그때와 지금은 상황도 많이 다르고, 서로의 이익이나 정치적 입장도 달라졌을 수 있다. 하지만 DJ의 유연한 외교와 그것이 건져낸 실익을 음미해보는 것은, 지금도 지극히 유효하지 않은가. 
 

[김대중 전 대통령 방일 당시의 한겨레 보도. ]





                                                이상국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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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대통령 기록관에 보관되어 있는 김대중 당시 대통령 의회 연설문(전문)


존경하는 사이토 주로 참의원 의장과, 이토 소이치로 중의원 의장,

그리고 참의원과 중의원 의원 여러분 !

나는 오늘 일본 민주주의의 본산이자 유서깊은 역사의 현장인 국회 의사당에 서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25년 전 동경 납치사건과 1980년의 사형선고를 비롯한 민주화 투쟁과정에서 생명을 잃을 뻔하였던 내가, 이제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서게 되니 감개무량한 심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

나는 나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자 긴 세월 동안 힘써주신 일본의 국민과 언론, 그리고 일본 정부의 은혜를 결코 잊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이렇게 일본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 여러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게 되어 나의 오랜 숙원이 풀린 것 같아 기쁘기 한량 없습니다. 일본 국민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나는 지난 반세기 동안의 정치역정에서 다섯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6년을 옥중에서 보냈으며, 10년이상 가택연금과 망명생활을 강요당했습니다. 나는 폭력을 일삼던 군사독재와 온몸으로 싸우면서 인권과 평화의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기적은 기적적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한국의 민주화, 특히 한국 헌정사상 최초의 평화적 정권교체는 한국 국민의 피와 땀에 의해 이루어진 기적입니다. 우리 국민과 나는 이처럼 값지게 얻은 민주주의를 흔들림없이 지켜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의원 여러분 !

일본은 흥망성쇠의 근대사를 거치면서 이제 세계의 중심국가로 우뚝 섰습니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으로 독자적 근대화에 성공했고 서구의 문물을 수용하여 큰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일본은 제국주의와 전쟁의 길을 선택함으로써 일본 국민은 물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의 국민들에게 큰 희생과 고통을 안겨 주었습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은 달라졌습니다. 일본 국민은 땀과 눈물을 바쳐 의회 민주주의의 발전과 함께 세계가 놀랄만한 경제성장을 이룩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한 일본은 아시아 각국의 국민들에게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의 길을 보여 주게 된 것입니다.

지금의 일본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세계 최대의 경제 원조국으로서 자신의 경제력에 상응하는 국제적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류 역사상 최초로 원폭의 피해를 체험한 일본 국민은 변함없이 평화헌법을 지켜왔고, 비핵 평화주의의 원칙을 고수해 왔습니다.

이렇듯 전전(戰前)의 일본과 전후(戰後)의 일본은 참으로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나는 전후의 일본 국민과 지도자들이 쏟은 피땀어린 노력에 대해 깊은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우리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에는 아직도 일본에 대한 의구심과 우려를 버리지 못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일본 스스로 과거를 바르게 인식하고 겸허하게 반성하는 결단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의혹과 불신이 존재한다는 것은 일본을 위해서나 아시아 각국을 위해서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나는 과거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반성하는 도덕적 용기를 지닌 수많은 일본의 민주시민들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참으로 길고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양국은 1,500년 이상이나 되는 교류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한반도로부터 일본으로 건너갔습니다. 한, 일 양국은 다같이 우랄 알타이 계통의 언어를 쓰고 있으며, 불교, 유교의 문화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도쿠가와' 3백년의 쇄국시대 당시에도 일본은 한국과 많은 왕래를 했었습니다.

그에 비해 역사적으로 일본과 한국의 관계가 불행했던 것은 약4백년전 일본이 한국을 침략한 7연간과 금세기 초 식민지배 35연간 입니다. 이렇게 50년도 안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천5백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또한 이는 그 장구한 교류의 역사를 만들어 온 우리 두 나라의 선조들에게, 그리고 장래의 후손들에게 부끄럽고 지탄받을 일이지 않겠습니까,

1965년 한, 일 국교 정상화 이후 우리 두 나라 사이의 교류와 협력은 비약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이제는 서로에게 필요불가결한 동반자적 관계로 발전한 것입니다.

1965년 당시 2억 달러에 불과했던 우리 두 나라 사이의 무역규모는 작년엔 430억 달러를 달성함으로써 무려 200배이상이나 늘어났습니다. 작년 한해 동안에만 167만명의 일본 국민이 한국을 다녀갔고, 112만명의 한국인이 일본을 다녀왔습니다. 또한 우리 양국은 안보상의 이해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 양국간에 오고간 엄청난 인적, 물적 교류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고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도도한 흐름이었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가야 할 두 나라의 끊을 수 없는 인연입니다.

이제 한, 일 두 나라는 과거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를 맞이했습니다. 과거를 직시한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이고, 미래를 지향한다는 것은 인식된 사실에서 교훈을 찾고 보다 나은 내일을 함께 모색한다는 뜻입니다.

일본에게는 과거를 직시하고 역사를 두렵게 여기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고, 한국은 일본의 변화된 모습을 올바르게 평가하면서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

나는 오늘 오부치 총리대신과 정상회담을 통해, '21세기의 새로운 한, 일 파트너십' 선언을 함께 발표했습니다.

일본은 이 공동선언을 통해 과거에 대한 깊은 반성과 사죄를 표명하였고, 나는 이를 양국 국민간의 화해와 앞으로의 선린우호를 향한 일본 정부와 국민의 마음의 표현으로 진지하게 받아들였습니다. 나는 이 선언이 한, 일 양국 정부간의 과거사 인식문제를 매듭짓고, 평화와 번영을 향한 공동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확신하는 바입니다.

나는 먼저 새 시대의 한, 일 우호관계를 보다 증진시키기 위해 일본 대중문화의 한국 진출을 단계적으로 개방할 것입니다. 문화는 상호교류하면서 발전한다는 것이 나의 소신입니다. 국교 정상화후 30여년이 지나 21세기를 눈 앞에 둔 시점에서 일본 대중문화 개방의 첫발을 내딛는 것은 미래지향적인 한, 일관계를 위해 그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청소년간의 교류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양국 국민간의 교류를 활발히 추진하는 것이 참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양국간에는 이미 학자들의 역사에 대한 공동연구를 비롯하여 예술인과 시민단체,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들 간의 교류가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나는 사람들이 만나면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또 이해하면 서로 믿고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2002년 월드컵대회는 양국 국민들 간의 단합된 힘과 우호를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서로 합심하여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게 되면, 21세기 우리 두 나라 국민들 간의 우호와 친선은 더욱 공고해 질 것입니다. 나는 이 대회가 1억7,000만 한, 일 양국 국민들 모두가 협력하는 우정의 축제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하는 바입니다.

나는 또한, 60만 재일한국인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분들이 앞으로 일본 사회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는 훌륭한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과 사회적 분위기가 보다 개선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특히 지방 참정권의 획득이 조기에 이루어진다면 재일한국인만이 아니라 한국 국민도 크게 기뻐할 것이며, 세계 또한 일본의 이러한 열린 정책을 적극 환영해 마지않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많은 동서양의 식자들이 '아시아적 가치'라는 것을 말하면서 아시아에서는 서구식 민주주의가 적합치 않다거나 시기상조라는 말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런 주장은 권위주의적 통치와 관치경제를 합리화하는데 쓰여졌습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분명한 오류입니다. 아시아에도 서구 못지않은 인권사상과 국민주권의 사상이 있었으며 그러한 전통도 있었습니다.

맹자는 “임금은 하늘의 아들, 즉 천자다. 천자는 하늘의 뜻에 따라 백성에게 선정을 베풀 책임이 있다. 만일 이를 거역하고 백성에게 악정을 한다면 백성은 하늘을 대신해서 일어나 그 천자를 몰아낼 권리가 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는 서구 근대민주주의의 기초를 세운 '존 로크'보다 2천년 전에 이미 맹자가 주장한 사상인 것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부처님은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외치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했으며, '일체중생이 평등하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우리 한국에도 그러한 전통이 있었습니다. 동학이라는 민족종교의 창시자들은 “사람이 곧 하늘이다”(人乃天,) '사람 섬기기를 하늘같이 하라'(事人如天)고 했습니다.

이러한 인권과 국민주권의 사상만이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많은 제도들도 있었습니다. 다만 근대민주주의의 제도를 서구가 먼저 발견한 것입니다. 물론 이는 천재적인 발견이었지만, 그러나 발견은 어디까지나 발견입니다. 서구의 강물에 설치된 수력발전기에서 전기가 생산되듯이 같은 발전기를 아시아의 강물에 설치해도 전기는 생산됩니다. 우리 아시아에 있어서도 민주주의는 본질적인 것이었습니다.

지금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는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나는 이러한 위기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을 통해서 극복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특히 한, 일 양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보편적 가치를 증진시키는데 모범이 됨으로써, 정치, 경제적으로 아시아, 태평양시대를 선도하는 주역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또한 한, 일 양국은 아시아지역의 인권과 민주주의 신장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아울러 환경, 마약, 빈곤문제 등 범세계적 과제에 있어서도 우리 두 나라는 서로 협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

동북아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역동적인 역사의 현장입니다. 현 단계에서 동북아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열쇠는 한반도에 평화를 뿌리내리는 것입니다. 나는 한반도에서는 통일에 앞서 남, 북한간의 평화와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취임과 동시에 새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하여 세가지 원칙을 발표했습니다.

첫째는 북한의 어떠한 군사적 위협이나 무력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둘째, 우리는 북한을 해치거나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셋째, 남북간 화해와 교류협력을 통하여 남북관계를 실질적으로 개선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이러한 대북정책에 대해 한국 국민은 물론 일본을 포함한 전세계가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나는 확고한 안보태세를 바탕으로 한 남, 북한 화해와 협력의 증진은, 궁극적으로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이끌어 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최근 북한은 인공위성 발사실험을 통해 중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미사일 개발능력은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런 사실에 대한 일본 국민의 충격과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이럴 때 일수록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이 함께 협력하여 튼튼한 대북한 공조체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북한을 상대함에 있어 우리는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단호한 안보태세와 함께 인내와 포용의 자세를 견지해야 합니다. 고립되었을 때의 북한이 가장 위험한 존재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는 1970연대 중반 이래 힘을 바탕으로 미국이 추진한 '데탕트 정책' 이 소련을 위시한 공산권의 변화를 가져온 것에서 교훈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일본이 중국에 대해서 취한, 정경분리와 국교 정상화의 결단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발전에 기여한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나는 일본이 한국, 미국과 함께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사업의 주요 참가국으로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

우리 민족은 지난 반세기 동안 조국의 분단과 동족상잔의 전쟁이라는 쓰라린 경험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서도 우리 한국 국민은 결코 좌절하지 않고, 1948년 건국 이래 네 가지의 큰 과업을 수행해 왔습니다.

첫째는 공산주의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UN 감시하에 압도적인 국민이 참가한 민주선거를 통하여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한 것이고, 둘째는 건국한지 불과 2연만에 일어난 북한 공산주의자의 남침을 수백만의 희생을 치르면서 격퇴한 것입니다. 그리고 셋째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다시 일어나 세계 11번째 규모의 경제대국을 이룩한 것이고, 넷째는 밑으로부터의 운동에 의해 한국 국민 자력으로 민주정부를 실현시킨 것입니다.

그러나 급속한 산업화와 고도성장 과정에서 정경유착과 관치금융이 팽배하였고, 세계경제의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결과, 마침내 외환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은 지금 전면적인 경제 구조조정에 따른 고통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19일 내가 당선되었을 때 우리나라의 총 외채는 1,55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그 중 당장 갚아야 할 단기외채가 230억 달러였던데 비해 외환보유고는 불과 38억 달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국가파산의 위기에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도움이 참으로 컸습니다. 일본은 우리의 단기외채 연장에 있어서 그 3분의 1이 넘는 79억 달러를 중장기 외채로 전환시켜 주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협력을 해 준 것입니다.

'어려울 때의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는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일본의 적극적이고 성의가 담긴 협력에 대해 마음으로 부터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지금 우리 한국 국민은 하나가 되어 경제난국의 극복을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가용외환보유고는 상당한 정도에 이르렀고, 외국의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국내적으로도 금융, 기업, 노동, 그리고 공공부문에 대한 개혁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나와 한국 국민은 현재 추진중인 개혁을 반드시 성공시켜 경제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고자 모든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한국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무엇보다도 절실한 것이 외국으로부터의 투자입니다. 우리 정부는 외국투자가가 국내투자가와 동일한 조건하에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법률을 과감히 개선하였습니다. 한국은 지금 외국투자가들이 안심하고 자유롭게 기업활동을 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나는 우리 한국 국민에게 “외국자본도 우리나라에 투자하면 우리 기업이다. 지금은 자본소유주의 국적이 문제가 아니라, 그 기업이 어디에 투자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제는 외국자본을 환영하고 적극적인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설득해 왔습니다. 나는 일본의 투자가들이 이러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믿고 한국에 대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줄 것을 기대합니다.

세계경제와 아시아 경제에 있어 일본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나는 일본의 구조개혁과 내수진작 노력이 성공을 거두어 일본 경제가 조속히 회복되고, 아시아 경제위기 극복의 견인차가 되어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의원 여러분 !

우리 두 나라는 모두 막강한 인적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두 나라에는 문맹률이 '제로' 에 가까우며 높은 교육수준과 근면성을 지닌 국민이 있습니다. 또한 동양과 서양의 문화에 대해 깊고 균형잡힌 식견을 가지고 있는 지식인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서구에서 시작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자기의 토양에 뿌리내리게 한 정.재계의 지도자들이 있습니다.

우리 양국이 좋은 이웃, 좋은 친구로서 함께 손잡고 21세기를 개척해 나가는데 극복하지 못할 장애는 없을 것입니다. 오직 두 나라 정부와 국민들의 강력한 실천의지가 요청될 뿐입니다.

1,500년에 걸친 한, 일 교류의 역사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리 양국은 깊고도 오랜 교류의 역사만큼이나 폭넓고 활발한 협력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세계화를 지향하는 우리 모두의 미래는 양국 국민의 우호와 친선을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나의 일본방문이 이러한 양국의 국민적 기대와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여, 21세기의 한, 일 동반자관계를 구축하는 튼튼한 초석이 될 것을 바라 마지 않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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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한일 정상 공동선언문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1998년 10월 8일, 동경)

1. 김대중 대한민국 대통령 내외분은 일본국 국빈으로서 1998년 10월 7일부터 10일까지 일본을 공식 방문하였다. 김대중 대통령은 체재 중 오부치 케이조 일본국 내각총리대신과 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과거의 양국관계를 돌이켜 보고, 현재의 우호협력관계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미래의 바람직한 양국관계에 관하여 의견을 교환하였다.

이 회담의 결과, 양국 정상은 1965년 국교정상화 이래 구축되어 온 양국간의 긴밀한 우호협력관계를 보다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쉽을 구축한다는 공통의 결의를 선언하였다.

2. 양국 정상은 한·일 양국이 21세기의 확고한 선린 우호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서는 양국이 과거를 직시하고, 상호 이해와 신뢰에 기초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오부치 총리대신은 금세기의 한·일 양국관계를 돌이켜 보고, 일본이 과거 한때 식민지 지배로 인하여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주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이에 대하여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하였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러한 오부치 총리대신의 역사인식 표명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평가하는 동시에, 양국이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화해와 선린우호협력에 입각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하여 서로 노력하는 것이 시대적 요청이라는 뜻을 표명하였다.

또한 양국 정상은 양국 국민, 특히 젊은 세대가 역사에 대한 인식을 심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대하여 견해를 함께 하고, 이를 위하여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3. 양국 정상은 과거 오랜 역사를 통하여 교류와 협력을 유지해 온 한·일 양국이 1965년 국교정상화 이래 각 분야에서 긴밀한 우호협력관계를 발전시켜 왔으며, 이러한 협력관계가 서로의 발전에 기여하였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

오부치 총리대신은 한국이 국민들의 꾸준한 노력에 의하여 비약적인 발전과 민주화를 달성하고, 번영되고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로 성장한 데 대하여 경의를 표하였다. 김대중 대통령은 전후 일본이 평화헌법하에서 전수방위 및 비핵 3원칙을 비롯한 안전보장정책과 세계경제 및 개발도상국에 대한 경제지원 등을 통하여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하여 수행해 온 역할을 높이 평가하였다.

양국 정상은 한·일 양국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보편적 이념에 입각한 협력관계를 양국 국민간의 광범위한 교류와 상호 이해에 기초하여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간다는 결의를 표명하였다.

4. 양국 정상은 양국간의 관계를 정치, 안전보장, 경제 및 인적·문화교류 등 폭넓은 분야에서 균형되고 보다 높은 차원의 협력관계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였다. 또한 양국 정상은 양국의 파트너쉽을 단순히 양자차원에 그치지 않고 아시아·태평양지역, 나아가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번영을 위하여, 또한 개인의 인권이 존중되는 풍요한 생활과 살기 좋은 지구환경을 지향하는 다양한 노력을 통해 진전시켜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이를 위하여 양국 정상은 20세기의 한·일관계를 마무리하고, 진정한 상호 이해와 협력에 입각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쉽을 공통의 목표로서 구축하고 발전시켜 나가는데 있어서 다음과 같이 의견의 일치를 보았으며, 이러한 파트너쉽을 구체적으로 실천해나가기 위하여 이 공동선언에 부속된 행동계획을 작성하였다.

양국 정상은 양국 정부가 앞으로 양국의 외무장관을 책임자로 하여 정기적으로 이 한·일 파트너쉽에 기초한 협력의 진척상황을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이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

5. 양국 정상은 현재의 한·일관계를 보다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하여 양국간의 협의와 대화를 더욱 촉진시켜 나간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양 국 정상은 이러한 관점에서 정상간의 지금까지의 긴밀한 상호 방문·협의를 유지·강화하고 정례화해 나가기로 하는 동시에, 외무장관을 비롯한 각 분야의 각료급 협의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 또한 양국 정상은 양국간 각료간담회를 가능한한 조기에 개최하여 정책 실시의 책임을 갖는 관계각료들의 자유로운 의견교환의 장을 설치키로 하였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지금까지의 한·일 양국 국회의원간 교류의 실적을 평가하고, 한·일/일·한의원연맹의 향후 활동 확충 방침을 환영하는 동시에, 21세기를 담당할 차세대의 소장의원간의 교류를 장려해 나가기로 하였다.

6. 양국 정상은 냉전 후의 세계에 있어서 보다 평화롭고 안전한 국제사회 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대하여 한·일 양국이 서로 협력하면서 적극적으로 참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양국 정상은 21세기의 도전과 과제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해 나가기 위해서는 국제연합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하며, 이는 안전보장이사회의 기능 강화, 국제연합 사무국 조직의 효율화, 안정적인 재정기반의 확보, 국제연합 평화유지 활동의 강화,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개발에 대한 협력 등을 통해 이룩할 수 있다는 데 대해 의견이 일치하였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김대중 대통령은 국제연합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대한 일본의 기여와 역할을 평가하고, 금후 일본의 그와 같은 기여와 역할이 증대되는 데 대한 기대를 표명하였다.

또한 양국 정상은 군축 및 비확산의 중요성, 특히 어떠한 종류의 대량파괴무기일지라도 그 확산이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이 된다는 것을 강조하는 동시에, 이러한 분야에서의 양국간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하였다.

양국 정상은 양국간의 안보정책협의회 및 각급 차원의 방위교류를 환영하고, 이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양국이 각각 미국과의 안전보장체제를 견지하는 동시에,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다자간 대화 노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7. 양국 정상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북한이 개혁과 개방을 지향하는 동시에, 대화를 통한 보다 건설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였다. 오부치 총리대신은 확고한 안보체제를 유지하면서 화해와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한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양국 정상은 1992년 2월 발효된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의 이행과 4자회담의 순조로운 진전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였다.

또한 양국 정상은 1994년 10월 미국과 북한간에 서명된 ‘제네바 합의’및 한반도에너지 개발기구(KEDO)를 북한의 핵 계획 추진을 저지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메커니즘으로서 유지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양국 정상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하여, 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이 안보리를 대표하여 표명한 우려 및 유감의 뜻을 공유하는 동시에,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중지되지 않는다면, 한국, 일본 및 동북아시아 지역 전체의 평화와 안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였다.

양국 정상은 양국이 북한에 관한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상호 긴밀히 연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함을 재확인하고, 각급 차원에서의 정책협의를 강화하는 데 의견을 같이하였다.

8. 양국 정상은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경제체제를 유지·발전시키고, 또한 구조적 문제에 직면한 아시아 경제의 회복을 실현해 나감에 있어서 한·일 양국이 각각 안고 있는 경제적 과제를 극복하면서, 경제분야의 균형된 상호 협력관계를 보다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합의하였다. 이를 위하여 양국 정상은 양자간의 경제정책협의를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WTO, OECD, APEC 등 다자무대에서의 양국간 정책협조를 더욱 촉진해 나간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였다.

김대중 대통령은 금융, 투자, 기술이전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지금까지의 일본의 대한국 경제지원을 평가하는 동시에, 한국이 안고 있는 경제적 문제의 해결을 위한 노력을 설명하였다. 오부치 총리대신은 일본의 경제회복을 위한 각종 시책 및 아시아의 경제난 극복을 위하여 일본이 시행하고 있는 경제적 지원에 관해 설명하는 한편, 한국의 경제난 극복을 위한 노력을 계속 지지한다는 의향을 표명하였다. 양국 정상은 재정 투융자를 적절히 활용한 일본 수출입은행의 대한국 융자에 관하여 기본적인 합의가 이루어진 것을 환영하였다.

양국 정상은 양국간의 커다란 현안이었던 한·일 어업협정 교섭이 기본 합의에 도달한 것을 마음으로부터 환영하는 동시에, 국제연합 해양법 협약을 기초로 한 새로운 어업질서하에 어업분야에 있어서의 양국 관계의 원활한 진전에 대한 기대를 표명하였다.

또한 양국 정상은 이번에 새로운 한·일 이중과세방지협약이 서명되는 것을 환영하였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무역·투자, 산업기술, 과학기술, 정보통신 및 노·사·정 교류 등 각 분야에서의 협력·교류를 더욱 발전시켜 나간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으며, 한·일 사회보장협정을 염두에 두고, 장래 적절한 시기에 서로의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정보·의견교환을 실시하기로 하였다.

9. 양국 정상은 국제사회의 안전과 복지에 대한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는 국경을 초월한 각종 범세계적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양국 정부가 긴밀히 협력해 나간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양국 정상은 지구환경 문제, 특히 온실가스 배출 제한, 산성비 대책을 비롯한 제반 문제에 대한 대응에 있어서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한·일 환경정책대화를 추진하기로 하였다. 또한 개발 도상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하여 원조분야에서의 양국간 협조를 더욱 발전시켜 나간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한·일 범죄인인도조약 체결을 위한 협의를 시작하는 동시에, 마약·각성제 대책을 비롯한 국제조직범죄 대책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10. 양국 정상은 이상 각 분야의 양국간 협력을 효과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기초는 정부간 교류 뿐만 아니라 양국 국민간의 깊은 상호이해와 다양한 교류에 있다는 인식하에 양국간의 문화·인적교류를 확충해 나간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양국 정상은 2002년 월드컵의 성공을 위한 양국 국민의 협력을 지원하고, 2002년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문화 및 스포츠 교류를 더욱 활발히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양국 정상은 연구원, 교사, 언론인, 시민단체 등 다양한 계층의 국민 및 지역간 교류의 진전을 촉진하기로 하였다.

양국 정상은 이러한 교류·상호이해 촉진의 토대를 조성하는 조치로서 이전부터 추진해 온 사증제도의 간소화를 계속 추진하기로 하였다.

또한 양국 정상은 한·일간의 교류 확대와 상호이해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중·고생 교류사업의 신설을 비롯하여 정부간의 유학생 및 청소년 교류 사업의 내실화를 기하는 동시에, 양국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취업관광사증제도를 1999년 4월부터 도입하기로 합의하였다. 또한 양국 정상은 재일한국인이 한·일 양국 국민의 상호교류·상호이해를 위한 가교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인식에 입각하여 그 지위의 향상을 위하여 양국간 협의를 계속해 나간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양국 정상은 한·일포럼 및 역사공동연구의 촉진에 관한 한·일 공동위원회 등 관계자에 의한 한·일간 지적교류의 의의를 높이 평가하는 동시에, 이러한 노력을 계속 지지해 나간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김대중 대통령은 한국내에서 일본 문화를 개방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전달하였으며, 오부치 총리대신은 이러한 방침이 한·일 양국의 진정한 상호이해에 기여할 것으로 환영하였다.

11.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총리대신은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쉽이 양국 국민의 폭넓은 참여와 부단한 노력에 의하여 더욱 높은 차원으로 발전될 수 있다는 공통의 신념을 표명하는 동시에, 양국 국민에 대하여 이 공동선언의 정신을 함께하고, 새로운 한·일 파트너쉽의 구축·발전을 위한 공동의 작업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였다.


                                     대한민국 대통령 일본국 내각총리대신
                                     김 대 중 오부치 케이조
                                     1998년 10월 8일, 도쿄


부속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을 위한 행동계획

1. 양국간 대화채널의 확충

· 정상간 교류의 긴밀 정례화
대한민국 대통령과 일본국 총리대신은 정상회담을 적어도 연 1회 실시하여 정상간의 의견교환을 촉진한다.

· 외무장관 및 여타 각료간 교류의 긴밀화
외무장관회담을 비롯하여, 양국 각료간 협의를 더욱 긴밀화하여 양국간 정책협조 및 신뢰증진을 도모한다.

· 각료간담회
양국은 한·일 양국의 다수의 각료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유로운 의견 교환을 하기 위한 한·일 각료간담회를 가급적 조속한 기회에 개최한다.

· 의원교류(의원연맹활동 포함)
양국은 한·일/일·한의원연맹 회원의 확충 및 양국 의원연맹을 중심으로 한 의원간 교류의 확대를 환영한다. 특히 1998년도 한·일/일·한의원연맹 합동총회에서 여성의원 교류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하자는 의견이 제시되고, 또한 기존의 21세기위원회에서의 토론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하여 동 위원회에서 청소년 교류 및 양국에 공통되는 청소년 문제를 적극적으로 논의하기로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
또한 양국은 한·일 소장 의원간의 자발적인 교류가 더욱 확대될 것을 기대하며, 이를 권장해 나간다.

· 초임 외교관의 상호파견
양국은 양국관계 발전에 기여할 전문가 양성을 위하여 우선 초임 외교관의 상호 파견을 통한 연수 교류를 실시한다.

2.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한 협력

· 국제연합에서의 협력
양국은 국제연합의 개혁의 실현을 위하여 서로 협력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간다. 이와 관련, 한국은 국제연합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의 일본의 기여와 역할을 평가하고, 앞으로 일본의 이러한 기여와 역할이 증대되어 나갈 것을 기대한다.
또한 양국은 양국의 국제연합 담당부서간의 협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국제연합에서의 양국간 정책협력을 강화한다.
양국은 2000년 국제연합 총회를 천년 기념총회로 개최하고자 하는 국제연합 사무총장의 제안을 지지한다.

· 군축 및 비확산 문제에 있어서의 협력
양국은 동북아 지역에서의 대량파괴무기 및 그 운반수단인 미사일의 확산이 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매우 우려할 만한 것이라는 공통 인식 하에 이의 해소를 위한 양국간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
양국은 북한의 핵비확산조약(NPT), IAEA 안전조치협정 등의 의무이행을 계속 촉구하는 한편, 북한이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 및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가입토록 촉구해 나간다.
양국은 군축 및 비확산 문제와 관련 바세나르체제(Wassenaar Arrangement), 원자력 공급국회의 등 양국이 참가하는 각종 국제적 수출관리 체제의 장 등 국제무대에서 양국간 협의 협력을 강화한다.

· 한·일 안보정책협의회
양국은 양국간 안전보장 분야에 있어서의 상호 이해와 신뢰관계의 증진을 도모하기 위하여 1998년 6월에 개시된 한·일 안보정책협의회를 앞으로 적어도 연 1회, 계속하여 실시한다. 차기 한·일 안보정책협의회는 1999년에 개최될 예정이다.

· 한·일 방위교류
양국은 국방 방위당국간 방위교류의 확대 강화를 도모한다. 이를 위하여 양국 국방 방위담당장관의 상호 방문을 비롯한 각급 차원의 인적 교류의 확대, 한·일 국방정책 실무회의를 비롯한 각종 대화채널의 확충, 유학생 교환 등의 교육 교류 등을 추진해 나간다.
또한 양국은 함정의 상호 방문을 계속하는 등 부대간 교류를 추진해 나간다.

· 다자간 지역안전보장 대화에 있어서의 협력
양국은 신뢰구축 및 예방외교를 촉진하고, 또한 분쟁해결을 위한 노력의 구체화를 지향하는 아세안지역포럼(ARF)이 더욱 발전 강화되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한다. 양국은 동북아의 안전보장과 협력에 관한 정부 차원의 다자대화의 장을 설치하기 위한 협력을 추진해 나간다.

· 남북관계 개선 및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한 협력
양국은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한 남북대화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아울러 4자회담을 통한 새로운 평화체제 수립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한다.

· 대북정책에 관한 한·일 정책협의의 강화
양국은 한·일·미 3국간에 지금까지 실시되어온 정책협의를 계속해 나가는 동시에, 양국 각료 차원의 협의를 포함한 양국간 정책협의를 더욱 강화한다.
이러한 협의에는 양국의 대북한 정책, 북한의 핵무기 개발 문제, 미사일 개발 배치 및 수출, 미사일 관련 물자와 기술의 이전문제와 북한에 대한 경제관계의 바람직한 방향이 포함된다.

· 북한 핵무기 개발 억지를 위한 협력
양국은 1994년 10월 미국과 북한간에 서명된 ‘제네바 합의’를 유지해 나가는 중요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대한 공약을 다시 한번 표명하였다.

·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ASEM)에 있어서의 협력
양국은 아시아 유럽간 관계를 다양한 분야 차원에서 강화해 나가기 위한 ASEM의 활동을 지지하고, ASEM의 활동을 통하여 아시아 국가간의 활발한 교류와 협력도 모색해 나간다. 또한, 양국은 2000년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인 제3차 ASEM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하여 협력한다.

3. 경제분야에서의 협력관계 강화

· 자유롭고 번영된 세계 경제의 실현을 위한 협력
양국은 WTO, OECD, APEC 등 국제기구 및 지역적인 정책협조 체제에 있어서 세계경제의 안정적인 발전, 다각적인 자유무역체제의 강화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발전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협력한다. 이를 위하여 양국 정부간 협의를 빈번히 개최한다.

· 양국간 경제분야에서의 협력관계 강화
양국은 한·일 각료간담회의 장을 활용하여, 양국의 경제정책 등에 관한 의견교환을 실시해 나간다.
양국은 한·일 양국을 둘러싼 새로운 경제정세를 기초로 포괄적인 고위급 경제협의를 실시한다.
양국은 아시아지역의 금융 문제를 비롯한 경제난 극복을 위하여 협력하고, 또한 국제사회에 있어서의 그밖의 새로운 경제문제와 관련하여 OECD 등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

· 대한국 경제지원
일본은 한국의 경제난 극복 노력을 지원하기 위하여 재정 투융자를 적절히 활용하여 총액 30억불 상당엔 정도의 일본 수출입은행에 의한 융자 실현을 도모한다.

· 한·일 투자교류
양국은 양국간 투자교류의 촉진을 위하여 1998년 5월 일본으로부터의 대규모 투자조사단 파견과 이번 김대중 대통령의 방일시 한국으로부터의 투자유치단 파견을 높이 평가하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후속조치를 취한다.
양국은 ‘민·관투자촉진협의회’를 개최하는 동시에, 한·일 양국의 투자상담 및 투자분쟁 처리의 창구를 활용하고, 투자 촉진을 위하여 민관일체로 대응해 나간다. 또한, 양국은 투자 문제에 관한 정부간 협의도 실시한다.

· 한·일 어업협정
양국은 국제연합 해양법협약을 기초로 한 새로운 어업질서를 구축하기 위하여 진행되어온 한·일 어업협정 체결 교섭이 이번에 기본합의에 도달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 양국은 앞으로 필요한 국내절차를 거쳐 가능한 한 조기에 신협정을 발효시키고, 새로운 어업질서를 구축할 수 있도록 계속 협력한다.

· 한·일 이중과세방지협약
양국은 이번에 개정된 한·일 이중과세방지협약이 서명된 것을 환영하며, 이에 의하여 양국간의 투자와 인적교류가 더욱 촉진될 것을 기대한다. 양국은 앞으로 신 협약의 발효를 위하여 필요한 국내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한다.

· 무역확대 및 산업기술분야에서의 협력
양국은 한·일/일·한 산업기술협력재단을 통하여 실시하고 있는 산업기술 분야에서의 보다 효율적인 협력 등을 통하여 한·일간 무역의 확대 균형을 추구해 나간다. 특히 산업기술 인재육성 사업에 대한 협력, 한국 산업의 생산성 향상에 대한 협력 및 산업기술 교류의 각 분야에서의 사업을 내실화한다.

· 산업교류 추진
양국은 전기, 전자, 정보산업의 교류를 심화시키기 위하여 교류시찰단의 파견, 접수를 실시한다. 또한 한국의 부품산업 진흥을 위하여 견본시장 사업을 지원한다.

· 과학기술분야에서의 협력
양국은 한·일 과학기술협력협정에 의거하여 개최된 제10차 과학기술협력위원회에서의 논의를 바탕으로, 뇌과학 등 신규 분야에서의 공동 연구를 검토한다.

· 정보통신분야에서의 협력
양국은 지금까지의 한·일 통신장관회담에서 확인된 아·태 초고속 정보통신 선도시험망 프로젝트(APII Test-bed Project)에 관한 공동연구 추진, 멀티미디어 콘텐츠에 있어서의 민간 상호교류의 촉진, 정보통신 분야에서의 양국 연구소간 교류 등을 추진해 나간다.

· 컴퓨터 2000년 문제에 관한 협력
양국은 컴퓨터 2000년 문제가 세계 각국 공통의 문제인 동시에 상호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라는 인식하에 APEC, OECD 등의 국제적인 틀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한다.

· 지적소유권분야에서의 협력
양국은 경제활동의 세계화가 진전되는 가운데 양국간 경제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하여 지적 소유권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호할 목적으로 정보교환 및 인적 교류를 촉진한다. 양국은 지적소유권의 보호를 강화하기 위하여 WTO, WIPO 등 국제적인 틀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한다.

· 전자상거래분야에서의 협력
양국은 범세계적인 전자 상거래를 촉진하기 위하여 기본적인 원칙 및 정책에 관하여 계속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을 추진한다.

· 농업분야에서의 협력
양국은 농업분야에 관한 고위급 실무대화를 강화한다.

· 노사정 교류의 활성화
양국은 경제발전과 근로조건의 향상이라는 균형있는 목표의 달성을 위한 협조를 해 나가기 위하여 양국의 정부 근로자 사용자 3자 대표들의 상호 방문 등의 교류를 강화한다.

· 사회보장분야에서의 협력
양국은 사회보장분야에서의 양국간 협력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하여 사회보장협정을 염두에 둔 양국 당국간의 정보 의견교환을 장래 적절한 시기에 실시한다.

· 자연 재해 및 인적 재해 경감을 위한 협력
양국은 양국의 재해 대응과 관련한 제도, 재해방지 체제 및 시설에 관한 정보 의견교환을 통하여 협력을 추진한다.

· 양국 경제인 교류의 확대
양국은 앞으로 한·일 경제관계의 발전을 위하여 젊은 기업인을 포함한 양국 경제인간의 상호교류의 확대를 권장한다.

4. 범세계적 문제에 관한 협력 강화

· 환경분야에서의 협력
양국은 한·일 환경협력공동위원회에서의 협의와 함께 환경정책에 관한 대화를 실시해 나간다.
양국은 범세계적인 환경문제에 대한 대응에 있어 적극적으로 대처한다. 특히, 양국은 기후변화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후변화협약 제4차 당사국 총회의 성공을 위하여 협력하는 동시에 교토의정서에서 미해결된 과제의 해결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양국은 산성비, 해양오염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하여 동북아시아 지역에서의 환경협력 강화에 관해 관련국 각료급의 긴밀한 협의 및 관련 환경협력 체제하에서의 대응 등을 촉구한다. 양국은 내분비 교란 화학물질(소위 환경호르몬)에 관한 공동조사 및 연구를 시작한다.
양국은 환경산업 분야에 있어서 상호 교류의 가능성을 검토한다.

· 원조분야에서의 협조
양국은 지금까지의 원조정책협의 등의 정책대화를 강화하고, 개발도상국 지역에 대한 원조와 관련하여 원조정책, 원조실적, 원조방법, 원조에 관한 여론 홍보 등 분야에서의 정보교환 등을 통한 협력 활동을 더욱 진전시킨다.
또한 직원 교류를 포함한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일본 국제협력사업단(JICA)간 협력 및 제휴를 한층 진전시킨다.
양국은 원조 협력과 관련, 대아시아 아프리카 협력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일본이 1998년 10월 도쿄에서 개최하는 제2회 아프리카 개발회의 (TICAD II) 및 그 후속사업과, 한국이 국제연합의 아프리카 및 최빈개도국을 위한 특별조정실(OSCAL)과의 공동 주최로 1998년 12월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인【수출진흥에 있어서의 아시아 아프리카 협력포럼】과의 유기적인 연관을 도모하는 등 상호협력을 추진한다.
일본은 한국이 개발도상국의 아동보호를 위해 1997년 5월 서울에 설립된 국제백신연구소(IVI) 사업 등을 중시하는 데 대해 이해를 표시하였다.

·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증진을 위한 협력
양국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증진을 위하여 원자력 발전소 가동에 있어서의 안전성, 방사선 방호 및 환경감시, 방사성 동위원소 및 방사선의 연구 응용 등의 분야에서 양국간 협력을 더욱 촉진시키고, 한·일 원자력 협의의 장을 통한 의견교환을 활성화시켜 나간다.
또한 양국은 아시아 지역에서의 원자력의 안전성 증진을 위하여 아시아 원자력 안전회의 등을 통한 역내 원자력 안전에 관한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아시아지역 원자력협력 국제회의의 틀을 활용하는 등, 원자력 개발 이용에 관한 협력을 추진한다.

· 범죄인 인도조약 체결 교섭의 개시
양국은 범죄인인도조약의 체결을 위한 교섭을 조기에 시작한다.

· 국제조직범죄 대책에서의 협력 강화
양국은 마약 각성제 문제를 비롯하여 국제적으로 조직화되고 있는 범죄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계속하여 긴밀히 협력해 나간다.
양국은 마약 각성제 문제에 관한 지금까지의 양국간 협력을 바탕으로 양국 공통의 과제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하여 주변국과의 바람직한 협력관계를 모색하면서 앞으로 더욱 협력하여 나간다.

5. 국민교류 및 문화교류의 증진

· 2002년 월드컵과 이를 계기로 한 국민교류 사업
양국은 2002년 월드컵의 성공을 위하여 계속 협력한다. 이와 관련, 양국은 월드컵 공동개최에 따른 경비에 관하여 상호 협력한다.
양국은 월드컵대회 기간 중 대회 관계자, 보도 관계자 및 제3국을 포함한 관전 목적의 각국 국민이 양국에 입국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사증발급 및 입국심사면에서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하여 조정을 개시한다.
양국은 월드컵의 성공을 위하여 양국이 공동으로 노력해 나가는 기회를 계기로, 다양한 경기종목의 한·일 스포츠 교류를 추진하는 한편, 양국 국민간 교류를 폭넓은 분야로 확대하여 나가기 위한 문화교류 사업을 실시하는 동시에, 산업 기술, 물산도 대상으로 하는 전시회 등을 서로 상대국에서 개최하는 것을 검토한다.
양국은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한·일 양국에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및 한·일 양국간의 관광교류의 촉진을 도모하기 위하여 관광홍보 및 수용 체제를 정비해 나간다.

· 한·일 국민교류의 촉진
양국은 21세기의 새로운 미래지향적인 한·일 교류의 모습으로서 양 국의 폭넓은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협력하여 국제사회의 문제에 대처해 나가는 등 보다 진전된 차원에서의 교류를 실현한다. 이를 위하여 환경, 지역진흥, 국제협력 등에 대한 공동연구, 공동프로젝트, 인적교류(연구원, 교사, 언론인, NPO 관계자, 시민단체, 지방관계자 등 다양한 국민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하는 상호 교류 사업)를 적극적으로 촉진해 나간다.
양국은 건전한 인적교류를 촉진시키기 위하여 사증절차를 가능한 한 간소화시키기로하며, 이를 위한 협의를 더욱 긴밀화한다. 그 일환으로 양국은 1998년 12월부터 양국간 외교 관용 목적의 인적 교류에 대하여 사증을 면제키로 한다.
양국은 인적교류 증진을 통한 경제 사회 문화 등 제반분야의 교류를 촉진하기 위하여 양국 항공 당국간의 협력을 계속 추진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

· 청소년교류 확대
양국은 장래의 보다 나은 한·일관계를 위해 양국간에 유학생, 청소년 교류가 중요하다는 것을 재확인하고, 한국의 공과대학 학부 유학생의 파견 접수 사업을 공동으로 실시하며, 금후 10년을 예정으로 그 시점에서 일본의 공과대학에 재학하는 한국인 학부 유학생이 1000명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양국은 1999년 여름으로 예정된 제2차 한·일 청소년 교류 네트워크 포럼 등 청소년 교류사업을 지원한다.
양국은 차세대를 짊어질 청소년의 교류 촉진을 위하여 양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대국에 1년간 체재하며, 그 문화와 생활양식 등을 배우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부수적으로 취업도 가능한 취업관광사증제도(Working Holiday Program)를 1999년 4월부터 개시한다.
아울러, 양국은 중고등학생 등 젊은 세대간의 교류도 추진해 나간다. 이를 위하여 양국은 금후 10년간 1만명, 10억엔 규모를 목표로 중고등 학생 교류사업을 실시한다.

· 학술교류
양국은 상대국 및 양국관계 역사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기 위한 민간차원의 공동연구 및 그 밖의 사회 인문 자연과학 등 폭넓은 분야에 있어서의 공동연구 활동, 상호 번역 출판사업 등을 계속 지원 장려하고 이를 다방면으로 확대한다.
또한 양국은 한·일포럼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지적 교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러한 기존의 틀에 의한 지적 교류를 계속 지원해 나간다.
양국은 쌍방의 민간 지식인간에 자율적인 교류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있는 것을 환영하며, 이러한 네트워크 안에서 양국이 안고 있는 공통의 과제에 대처해 나가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하여 민간 지식인간의 공동 연구가 진전되는 것에 대한 기대를 표명한다.
양국의 대학교류 및 대학간 협정 체결을 지원한다.

· 지역간 교류
양국은 양국 국민간 상호이해와 신뢰증진에 있어서 지역간 교류가 갖는 중요성을 확인하고, 지방의 국제화 시대에 걸맞는 지역간의 다양한 형태의 교류와 협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양국은 지역차원에서의 교류 촉진을 위하여 대한국 JET 프로그램의 내실화, 지방자치 단체간 교류의 촉진, 광주 일본주간 등 지방에서의 문화교류 행사에 대한 지원 및 지역교류 촉진에 관한 심포지엄 개최 지원 등 가능한 지원을 실시한다.

· 문화교류의 내실화
한국은 한국내에서 일본문화를 개방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일본측에 전달하였다.
양국은 1992년 및 1994년 상호 교환 개최된 바 있는 한·일 문화통신사 사업의 성과를 토대로 앞으로도 민간, 지방차원을 포함한 양국간 다양한 문화교류를 추진해 나간다.
또한 양국은 그밖에 특히 양국의 젊은 예술가, 문화재 전문가 등의 인적교류, 양국의 현대 무대 예술이나, 민속예능의 파견 초빙, 문화재 복원을 위한 공동연구 등을 통한 문화교류를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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