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전날 선전증권거래소 중소판에 상장한 중국광핵 주가는 공모가(2.49위안) 대비 44% 급등한 3.59위안(약 60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선전증권거래소는 기업들의 상장 첫날 주가 상한선을 44%으로 정하고 있는데, 주가가 상한가를 친 것이다.
주가 급등으로 중국광핵 시가총액도 이날 종가 기준으로 1619억 위안(약 27조3700억원)을 기록, 선전증시 상장 기업 중 시총 순위 10위에 안착했다. 중국광핵 주가는 다음 날인 27일에도 일일 상한가인 10%까지 뛰며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가오리강(高立剛) 중국광핵 총재는 26일 "중국증시 상장으로 중국광핵 혁신·발전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며 "원자력 시장에서의 탄탄한 시장 점유율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고도의 질적,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가 광범위한 투자자와 중국 원자력 사업발전 성과를 함께 공유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사실 중국 최대 원자력 기업이자, 전 세계 3대 원자력 기업인 중국광핵의 중국 본토증시 기업공개(IPO)는 상장 전부터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중국광핵이 이번 IPO로 조달한 자금은 모두 125억7400억 위안으로, 올 한해 중국 증시 최대 'IPO 대어'로 기록됐다. 또 중국 원자력 기업 중 처음으로 중국·홍콩증시에 이중 상장하는 기록도 남겼다.
지난 6월 30일 기준, 중국광핵이 관리하는 원자로는 모두 24기로, 총 설계용량은 2714만kW에 달한다. 현재 원자로 4기(설계용량 460만kW)도 건설 중에 있다. 운영 혹은 건설 중인 원자로 설계용량으로는 중국 시장점유율 1위다.
실적도 우수하다. 지난해 매출은 508억28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익은 87억300만 위안에 달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3.92%로, 업계 평균 수준을 웃돌고 있다. 상장을 앞둔 지난 21일 저녁 중국광핵이 발표한 올 상반기 실적도 양호하다. 올 상반기 매출은 265억23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익은 10% 늘어난 50억2300만 위안이었다.
연구개발(R&D)에도 적극적이다. 중국광핵이 중국핵공업그룹(中國核工業集團·CNNC)와 함께 중국 3세대 원자로 '화룽1호'를 독자적으로 개발한 게 대표적이다. 30여년간 원전 플랜트 설계·건설·제작·운영 노하우와 기술을 접목해 중국이 원전 국산화에 성공한 것이다.
중국광핵은 지난해 R&D에만 17억1900만 위안을 투입했는데, 이는 같은 해 전체 매출의 3.38%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기준 R&D 인력만 5000명으로, 전체 직원 수의 30%에 달한다.
다만 중국 최대 국영 원자력기업인 중국광핵도 미·중 무역전쟁의 그림자를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중국광핵과 자회사 3곳이 지난 14일 미국 상무부 블랙리스트(거래제한 기업명단)에 올려지면서다.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미국 기업들은 이들 업체에 대한 기술·부품 수출이 제한된다. 상무부는 미국 원자력 기술을 군사 목적으로 전용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그동안 미국은 중국 원전산업이 고속성장하는 과정에서 자국 기술 탈취 의혹을 제기해 왔다.
현재 중국은 원전대국이다. 가동 중인 원전만 모두 45기(설비용량 46GW)로 미국, 프랑스에 이은 세계 3위다. 친환경 에너지 위주로 에너지 소비구조 전환을 모색 중인 중국은 앞서 원전중장기발전규획을 발표해 오는 2020년까지 원전 설비용량을 58GW, 건설용량을 30GW까지 늘린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달엔 약 4년 만에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 사업도 승인하면서 '원전굴기'에 재차 시동을 걸었다.
특히 원전 설비를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세계 원전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첨단산업 육성정책으로 내놓은 ‘중국 제조 2025’에서도 원전은 핵심 분야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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