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할 때도 가치와 선호를 담는 '욜로' 트렌드가 뜨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테마를 가진 상품들이 많아지고 있다. 현재 행복을 가장 중시하는 욜로족 취향에도 맞으면서 수익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ETF는 뭐가 있을까. 욜로는 '한번 뿐인 인생'이라는 의미로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를 말한다.
◆테마 ETF 최근 10년간 연평균 19% 증가
23일 DB금융투자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한 테마 ETF는 현재 143개로 10년 사이 연평균 18.5%씩 늘었다. 테마가 없는 ETF의 연평균 성장률이 12.9%라는 것과 비교해도 증가세가 가파른 편이다.
투자자들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산운용사들한테도 유리한 점이 많아서다. 운용사 입장에서 테마 ETF는 상대적으로 일반 ETF보다 수수료가 높은 데다, 경쟁이 낮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계 1대 자산용사로 꼽히는 블랙록의 경우 낮은 수수료가 강점인 코어(core) 브랜드와 팩터 전략을 가미해 코어보다 수수료가 2~5배 높은 엣지(Edge) 브랜드를 운용하고 있기도 하다.
새로 상장하는 ETF를 보면 시장 관심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도 확인해볼 수도 있다. 3년 사이 가장 많은 테마가 나온 부분은 정보통신 기술(IT)이었다.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 블록체인, 사이버 보안, 자동화, 클라우드, 핀테크가 여기에 해당한다. 지난해 12월부터는 무역분쟁과 미국 공화당 정책, 일대일로 등 정책 관련 테마 ETF가 5개나 나왔다. 테마 ETF가 시장에 영향을 주는 주요국 정책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의미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테마 ETF는 상장 시점이 시장 상황과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초기에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새로운 ETF 출시가 성공하면 유사한 ETF 상장이 이어진다는 특징이 있다"며 "테마 ETF에 투자할 생각이라면 세계적으로 관심 받는 테마 트렌드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극지탐험부터 퇴역군인지원‧비만까지 '취향저격'
현재 상장된 ETF 중에 이색 테마로는 극지탐험과 미국 퇴역군인 지원, 여성리더십, 장애인, 비만을 꼽힌다.
극지탐험 테마 ETF는 우주와 심해 탐사 관련 제품을 만들거나 서비스를 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원격조정과 무인기술, 드론 시장도 투자 대상에 담았다. 이 테마에 속하는 상품으로는 SPDR 켄쇼 스탠더드앤푸어스 파이널 프런티어(ROKT) 등이 있다. 이 ETF는 L3해리스 테크놀로지스(8.48%), 텔레다인 테크놀로지스(5.57%), 노스롭 그루만(5.46%)을 높은 비중으로 담는다.
미국 퇴역군인 지원 테마 ETF는 미군 참전 용사들에게 고용 기회를 주는 회사에 투자하는 기업을 담는다. 혹은 기업이 군대 친화적인 작업 환경을 제공하는 지도 본다. 군인 출신 직원 채용 비율이나 승진 기회 제공, 군 지원자 비중 등을 따지는 식이다. 상품 이름도 애국 경영자 ETF(HONR)다. 창출한 수익의 일부는 UBS옵티머스 재단을 통해 벤처기업에 기부된다.
여성리더십을 테마로 삼은 상품도 있다. 바클레어 여성리더십 상장지수채권(ETN)이다. 이 ETN은 여성 최고 경영자를 두거나 이사회에 여성 구성원을 25% 이상 둔 미국계 기업에만 투자한다. 이 ETF가 많은 비중으로 다루는 기업에는 로우레이츠닷컴(4.25%) 베터닷컴(4.04%), HSBC은행(3.93%) 등이 있다.
장애인을 테마로 삼은 ETF는 장애인에 대해 올바른 대우를 하는 100개의 미국 주식을 쫓는다. 이 테마를 가진 상품 이름도 '장애인에게 돌려주는 ETN(ROD)'이다. 상품을 고안한 바클레어 사는 장애인에 대해 올바르게 접근하는 회사가 주주 가치를 창출하고 주가가 상승하도록 한다는 전제 하에 이런 기업을 추린다.
비만 ETF(SLIM)는 전 세계적으로 비만 치료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한다. 예를 들어 비만 치료약을 만들거나 의료 기술을 개발하고 의료 기기를 만드는 회사들이다. 이 ETF는 비만으로 생길 수 있는 당뇨, 고혈압, 콜레스테롤, 심장병, 뇌졸중, 수면 무호흡을 비롯한 관련 질병과 관련된 회사도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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