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통계청의 ‘2018 출생 통계(확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출생통계 작성(197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한명도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보통 인구유지에 필요한 합계출산율을 2.1명으로 본다. 저출산 국가로 꼽히는 국가들의 지난해 출산율을 보면 대만 1.06명, 홍콩 1.07명, 싱가포르 1.14명, 일본 1.42명으로 모두 한국보다 높았다. 마카오(0.92명)만 한국을 밑돌 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하면 압도적 꼴찌다. OECD 회원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 평균은 1.68명이다.
20~30대 여성이 출산을 미루는 이유는 ‘알자리’와 ‘교육’등 경제적 요인에 대한 언급이 가장 많았다. 일자리 연관어로는 ‘맞벌이’ ‘월급’ ‘청년실업’이 상위권에 등장했다. 맞벌이가 불가피하지만 취업이 안 돼 출산을 꺼리는 상황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정부에서는 ‘국민행복카드’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임산부 1인당 60만원(쌍둥이 100만원)까지 지원되는 임신·출산 진료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카드 수령일로부터 분만 예정일 이후 60일까지 사용가능하다. 그러나 아이를 출산하기도 전에 금액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이유로 임산부들은 비싼 진료비에 혀를 내둘렀다. 30대인 A씨는 “임신한지 4개월만에 병원 두 번 가고 바우처 잔액이 30만원 밖에 남지 않았다. 1차 기형아 검사 하는데 21만 5000원을 썼다. 정부는 애를 낳아라 라고 말하는데, 이렇게 돈이 많이 들면 어느 누가 애를 낳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30대 B씨는 “아이가 생긴 것은 축복이지만 3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월급에서 생활비, 대출이자, 각종 지출을 생각하니 암담했다. 앞으로 5개월 남았는데 남은 병원비랑 출산 비용이 걱정이다. 둘째는 못 낳고 한명만 낳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렇듯 임산부들의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획기적인 출산지원정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저출산의 문제는 해결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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