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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간염 바이러스, 끓는 물에서도 2분간 생존... 열소독 중요성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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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19-09-2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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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파스퇴르연구소, 98도에서도 쉽게 죽지 않는 B형 간염 바이러스 연구결과 발표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응용분자바이러스연구실의 마크 윈디쉬 박사 연구팀은 B형 간염 바이러스(HBV)의 감염성 연구를 통해 물의 끓는점에 가까운 98도의 고온에서 2분 간 배양 후에도 HBV가 여전히 감염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유럽 간학회지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Journal of Hepatology, IF: 18.95)’에 5일 온라인 게재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약 20억명의 HBV에 감염 사례가 보고되었고, 2억5700만명이 B형 간염 바이러스 만성 보균자이며, 만성보균자 중 최대 30%가 간경변 또는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백신과 치료제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만성 B형 간염은 완치가 불가능한 질병이고, 환자들은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한다.

HBV는 전염성이 강하다. B형 간염 환자 혈액에는 1ml당 1억~100억개의 감염성 입자가 존재하며, 10개의 이하의 바이러스 입자만 있어도 전염되어 인체를 감염시킬 수 있다. 따라서, 미량의 혈액도 심각한 감염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환자유래 B형 간염 바이러스의 고온 열처리. 98도에서 1분 및 2 분 동안 열처리한 환자 유래 B 형 간염 바이러스 (HBV)를 간 유래 세포에 감염시킨 후 2주 및 5주후에 바이러스의 증식을 면역 형광 분석을 통해 관찰했다. HBV에 감염된 세포 이미지를 확대하여 노락색 박스에 나타냄.[사진=파스퇴르연구소 제공]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독일 보훔 루드 대학교(Ruhr University Bochum) 연구팀은 2019년 초 HBV가 실온(21도) 및 냉장온도(4도)에서 거의 1년간 매우 안정적이며, 체온(37도)에서도 최소 1개월 이상 안정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98도와 같은 고온에서의 HBV의 안정성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마크 윈디쉬 교수는 "이 질문은 환자의 혈액에 노출된 의료기기 등이 열 소독 과정을 거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했다"고 말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연구팀은 가톨릭대 소화기내과 윤승규 교수와 협력하여 환자 유래 HBV의 열 안정성을 연구했다. 환자 유래 HBV를 활용하면 병원과 같은 실제 의료현장에서와 유사한 환경에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환자 유래 HBV를 98도에서 2분간 배양한 결과 바이러스의 감염성이 현저히 감소하였지만 여전히 감염성을 가진 바이러스 잔류 입자가 관찰2)되었으며, 98도 이상의 온도에서 최소 5분 이상 배양 후 바이러스가 완전한 비활성 상태가 됨을 확인했다.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연구진은 마크 윈디쉬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세포 배양 플랫폼3)을 활용하여 HBV가 접종된 간 유래 세포를 최대 5주간 관찰함으로써 바이러스의 감염성을 정확하게 확인했다.

보훔 루드 대학교 에릭 스테인만 교수는 "C형 간염 바이러스와 같은 다른 바이러스는 80◦C에서 비활성화 된 반면, B형 간염 바이러스는 보다 높은 열 안정성을 가진다는 놀라운 사실을 이번 연구를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으며, 마크 윈디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B형 간염의 예방과 관리를 위한 지침을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기도 등이 지원했으며, 한국과 독일의 과학자 및 임상전문가들이 B형 간염 연구를 목표로 수년 간 국제적이고 긴밀한 연구협력을 진행한 결과 창출한 성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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