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오전 홍콩 시민 수만 명이 완차이와 코즈웨이베이 지역 등에서 행진하면서 홍콩 정부를 향해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 5대 요구를 수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홍콩 시내 곳곳에서 불길이 치솟기도 했는데, 시위대가 바리케이드 등을 모아 놓고 불을 지르며 투쟁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경찰들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발사해 대응했고, 지난달 25일과 30일에 이어 세번째로 실탄 경고 사격까지 이뤄졌다.
특히 이번 주말 시위에서는 시위대들의 반(反)중 정서가 강하게 드러났다. 시위대는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를 불태우는 것은 물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초상화를 짓밟기도 했다. 시위대는 국경절 70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선전물도 훼손했다.
이날 시위대들이 미국과 영국, 덴마크 등 여러 나라 깃발과 유엔 깃발을 들고 행진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는데 홍콩 시위에 대한 국제시위의 지지를 받기 위함이라고 SCMP는 설명했다.
실제로 홍콩 시위를 둘러싼 국제 사회의 우려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이날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에서 시위대가 구타당하는 것을 좌시하기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라브 장관은 “가장 절망적이고 암울한 감옥에서도 자유의 불꽃을 유지해야 한다”며 “홍콩 주민들이 평화적인 시위를 위한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것을 못 본 척하지 않을 것”이라며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
이틀 동안 벌어진 격렬한 시위로 경찰은 100명 이상을 체포하고, 29일 밤 10시 30분 기준, 시위대 25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SCMP는 전했다.
국경절인 다음 달 1일에도 격렬한 시위가 계속될 전망이다. 시위를 주도해온 재야단체인 민간인권전선은 1일 오후 2시 빅토리아 공원에서 시작해 홍콩 도심인 센트럴까지 행진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을 발표했다. 홍콩 경찰이 이를 불허했지만 민간인권전과 시민들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거리에 나설 것으로 보여, 시위대와 경찰의 격렬한 충돌이 전망된다.

'우산 혁명' 5주년 이틀째를 맞은 29일 홍콩 도심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우산 혁명'의 상징인 우산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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