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과 정의당도 관련 법안을 내놓으면서 향후 여야는 각 당의 법안을 놓고 접점 찾기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빠른 법안 처리를 위해 우선 현역 국회의원 자녀로 한정해 전수조사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21일 원내대변인 박찬대 의원 명의로 '국회의원 자녀의 대학입학전형과정조사에 관한 특별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특별법은 국회의장 소속으로 ‘국회의원 자녀 대학입학전형과정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해 20대 국회의원의 자녀 중 2008년 이후 대학에 입학한 자녀를 전수조사토록 하자는 것이 골자다. 2008년 이후 입학자로 한정한 이유는 학종(학생부종합전형)이 이때부터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10년 이상 경력의 교육 전문가 13명으로 구성하며 최대 1년 6개월간 활동할 수 있고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검찰 고발과 수사기관 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자유한국당은 민주당 안보다 더 나아가 고위공직자 자녀까지 포함한 전수조사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신보라 의원은 이번 주 중 국회의원·고위공직자 자녀 대입 전수조사 특별법을 발의할 계획이다. 국회의원을 비롯해 차관급,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고위공직자가 조사 대상이다.
바른미래당도 김수민 의원이 대표해 최근 10년간 자녀 입시를 치른 전·현직 국회의원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고위공직자 자녀 입시비리 조사를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정의당도 '국회의원 및 고위공직자의 자녀 대학입학전형과정에 대한 조사를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조사 대상은 18~20대 국회의원,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권의 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직계 자녀 중 2009년 이후 4년제 대학에 입학한 자녀의 입학전형 과정을 전수조사한다.
'조국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졌던 요인 중 하나는 '특권층의 대학입시부정'에 민감한 우리 사회의 '역린'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현역 의원 자녀들에 대한 대학입학전형 전수조사로 자당 의원들의 비리가 쏟아질 경우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게 되는 데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여야 주도권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게 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전수조사 추진이 ‘보여주기’ 작업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각 정당별 의견 차가 첨예한 데 비해 이를 좁히기 위한 협상 자체는 시작조차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법 절차 없이 전수조사가 가능한데도 각 당이 앞다퉈 법안을 발의한 것은 '여론몰이용', '시간끌기용'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상임위와 법사위 심의를 진행한다면 20대 국회 회기 중에 법안 처리가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게다가 자칫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자동폐기될 수 있다.
11월 예산 정국을 마치면 여야는 본격적으로 총선 준비에 돌입하게 된다. 이래저래 '소리만 요란한 깡통'이 될 여지가 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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