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11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청 황실의 아침, 심양 고궁’ 특별전을 국립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고 120건 유물을 공개한다. 이중 ‘누르하치 시보’와 ‘홍타이지의 칼’ 등 우리나라 국보에 해당하는 국가1급 문물이 13건이다.
이번 전시는 고궁박물관이 처음 여는 교류전으로 2017년 말 선양고궁박물원 요청으로 이뤄졌다. 내년에는 선양고궁박물원에서 국립고궁박물관 소장품을 전시한다.
전시는 지난해 1월 고궁박물관 측에서 선양을 방문하면서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중국 측은 현지 유물 촬영 등에도 드론 사용을 제외하고는 협조적이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중국이 우선 문화교류를 통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닫혀 있던 빗장 풀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선양 고궁은 200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베이징 고궁과 함께 현재까지 전해지는 온전한 중국 황실 궁궐 중 하나로 인정받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청 황실이 시작된 곳인 선양 고궁의 건축적인 면모와 고궁이 간직해온 청 황실 유물을 선보인다.
‘후금, 일어나다’에서는 만주족 기원과 청 태조 누르하치가 갑옷 13벌로 군사를 일으켜 후금을 건국하고 팔기제도를 수립하는 등 청나라 건국 발판을 마련하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청나라의 발흥지’에서는 누르하치의 선양 고궁 건설과 홍타이지 주도로 황궁으로 기틀을 갖추게 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1644년 베이징 천도로 대륙 통일과 청나라 번영 바탕을 마련하는 이야기와 청나라 초기 황제 관련 유물을 소개한다. 중국 국가 1급 문물로 지정된 누르하치 시보(죽은 뒤, 일생의 공덕을 평가하고 칭송하며 올린 호칭인 시호를 새긴 인장)와 홍타이지 칼도 선보인다.
‘제왕의 기상’에서는 베이징 천도 이후 청나라 황제들이 선양에 있는 선조 능으로 순행(황제가 직접 궁궐 밖을 다니며 백성들의 민심을 살피거나 의례를 행하는 것)을 오게 되면서 고궁으로 유입된 황제 기물과 황제 공간에서 사용했던 예기와 의복, 악기 등을 볼 수 있다.
‘청 황후와 비의 생활’에서는 청나라 황후와 비 복식, 생활용품과 장신구 등을 공개한다. ‘황실의 취향’에서는 전문 작업장에서 만든 식기와 장식품, 황실에서 소장했던 회화들을 소개한다. ‘황실의 종교’에서는 다양한 종교 공예품을 선보인다.
개막일에는 리리 선양고궁박물원 부원장이 ‘의례와 전통의 계승, 심양 고궁 소장 청나라 궁중 유물’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다. 12월 30일에는 △청나라의 건국과 발전(이훈, 고려대) △조선-청의 외교 관계와 심양(한명기, 명지대), 내년 2월 6일에는 △청나라 황실 미술의 이해(장진성, 서울대) △특별전 기획의도와 전시유물 소개(백은경, 국립고궁박물관) 특강을 각각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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