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투영된 세상...동시대 예술작품으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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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0-07-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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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르코 미술관 ‘내가 사는 피드’展 8월 23일까지 개최

  • SNS 활용한 회화·영상·설치작품 소개

홍민키 작가의 ‘리얼 서바이벌 가이드 공중도시‘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현대인의 삶에 깊숙이 들어온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SNS는 인간의 삶을 다루는 예술가들에게도 흥미로운 소재가 된 듯하다.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개막한 ‘Follow, Flow, Feed·내가 사는 피드’ 전시가 눈길을 끌었다. SNS를 활용한 동시대 예술의 현황을 보여주는 이 전시에서는 현대인의 일상에 침투한 SNS가 미술에 끼친 영향을 조명하는 작가 17인(팀)의 회화·영상·설치 작품 60여점을 각각 소개하고 있다. 
 
전시 영상은 오는 17일 아르코미술관 SNS 채널에서 공개한다. 오프라인 관람 일정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다.

SNS를 활용한 예술작품의 등장은 2010년 이후 나타난 새로운 현상이다. 전시를 기획한 이은주 독립큐레이터는 “미디어는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거나 작품 세계를 소통시키는 중심 플랫폼이 되고 있음에 주목했다”며 “SNS를 작업에 활용하는 작가들을 찾아봤는데 예상보다 많은 40분 정도 되더라”고 설명했다.

작가들은 SNS를 통해 다양한 상상을 했다. SNS 이미지의 속성이나 알고리즘을 활용하거나 SNS 콘텐츠에 내재한 욕망과 이데올로기를 다룬 작품을 선보였다. SNS 상의 가상적 정체성을 성찰하거나 SNS를 문화적·지리적 차이를 넘어서는 소통의 매개로 삼는 회화 및 사진·설치·영상 작품들도 이번 전시를 통해 만날 수 있다.

홍민키 작가는 영상 작품 ‘리얼 서바이벌 가이드 공중도시’를 통해 SNS에 의해 심화된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을 비판했다. 낙후 지역에 고급 상업·주거지역이 새로 형성되면서 원래의 거주자들은 다른 지역으로 쫓겨나게 되는 변화인 젠트리피케이션을 26분 27초짜리 영상을 통해 꼬집었다.

국내 최초 서울 위를 둥둥 떠다니는 최첨단 스튜디오에서 펼쳐지는 토크쇼에는 홍 작가 그리고 홍 작가와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합성한 가상의 인물이 함께 한다.

홍 작가는 “망원동뿐 아니라 도심의 많은 곳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라며 “젠트리피케이션의 피해는 모든 사람들이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얼굴을 합성했다”고 설명했다. 1992년생인 홍 작가는 핸드폰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인 ‘페이스 스와프(Face Swap)’를 이용해 합성 작업을 했다.

김진현 작가의 ‘Muhlenbergia capillaris’(핑크뮬리의 학명)도 눈길을 끈다. 김 작가는 “5년 전만 해도 아는 사람 없이 미국에서 자생하던 식물이지만 SNS를 타고 급속히 유행하면서 지금은 국내 전국 각지로 퍼져 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서 유행하던 핑크뮬리 인증샷을 다운도르하고 업로드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이미지가 깨지도록 만들어 SNS 이미지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김 작가는 “사람들이 너무 피상적으로 이미지만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고안철·김도균·김무영·김효재·노상호·손윤원X라나 머도키·업체eobchaeX류성실·이미혜·이우성·이윤서·전민제·정아사란·치명타·한재석·홍채연 등이 전시에 참여했다.
 

김진현 작가의 ‘Muhlenbergia capillaris‘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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