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안 끝났는데 태풍 하구핏이?…한반도 휩쓴 역대급 태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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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 기자
입력 2020-08-0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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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태풍 차바의 위력[사진=연합뉴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장마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제4호 태풍 하구핏(HAGUPIT)이 북상하고 있다. 태풍이 중국으로 향하면서 한반도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지만, 간접 영향으로 5일까지는 강한 바람과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는 여름과 가을이 되면 평균 3개 이상의 태풍이 북상해 각종 피해를 입히고 사라진다. 그렇다면 한반도를 덮쳤던 역대급 태풍은 무엇일까.

가장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태풍은 1939년 태풍 '3693호'로 1232명이 사망하고 4000명이 부상을 입거나 실종됐다. 이어 1923년 태풍 '2353호'도 사망 및 실종이 1157명에 달할 정도로 많은 인명 피해를 냈다. 

이어 1959년 북상했던 '사라(SARAH)'도 역대급으로 꼽힌다. 1959년 9월 11일 사이판 부근에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발생한 태풍 사라는 12일 강한 수증기의 공급을 받으며 중급 태풍으로 발달했고, 점점 발달해 15일 오키나와 해상에서는 슈퍼급 태풍으로 덩치가 커졌다. 이때부터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간접 영향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16일부터 전국적으로 비가 쏟아졌다. 17일 한반도를 관통한 사라로 강한 바람과 비가 내리면서 침수 산사태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전국에서 849명이 사망하고, 당시 화폐 단위로 1662억 원의 재산 피해가 생겼다. 

재산 피해로는 2002년 북상한 태풍 '루사(RUSA)'가 1위를 기록했다. 8월 말 상륙한 루사는 다른 태풍과 달리 한반도 정중앙을 관통하고 지나갔다. 당시 강한 비구름대를 동반하고 한반도에 22시간 동안 머무른 루사는 강릉에만 일일 강수량 870.5mm를 기록하며 역대 강수량 1위에 올랐다. 전국을 물바다로 만든 루사로 인해 213명이 사망했고, 피해액만 5조 1479억 원을 기록하며 강수량에 이어 피해액 역시 1위를 기록했다. 
 

태풍 매미로 전복된 부산의 해상 호텔 [사진=연합뉴스]

이듬해인 2003년 9월 추석 연휴 한반도를 강타한 '매미(MAEMI)'는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는 악명 높은 태풍이었다. 12일 제주에서 초속 60m/s(콘크리트 건축물을 파괴할 정도의 위력) 바람이 불어, 2000년 태풍 '쁘라삐룬'이 세웠던 58.3m/s를 뛰어넘고 역대 최대순간풍속 1위를 기록한 매미는 부산항에 있던 80m 높이의 골리앗 크레인을 전복시키는 등 바람으로 인한 피해를 발생시켰다. 당시 132명이 사망·실종됐고, 4조 8750억 원의 재산피해를 낸 뒤 동해상에서 소멸됐다.

2004년 2010년 일본에 큰 영향을 줬던 태풍 '차바(CHABA)'는 2016년 10월에 한반도에 직접 상륙해 제주도와 남부 지방에 많은 비를 뿌렸다. 특히 차바는 최대 풍속이 초속 56.5m를 기록하며 역대 풍속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많은 비도 동반했던 차바는 한라산 윗세오름에 시간당 592.5mm, 울산 울주군에 319mm, 경남 양산에 277.5mm 등 남부지방에 폭우를 쏟아냈다. 차바는 총 9명의 사망·실종자를 발생시켰고, 대략 2000여억 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한편, 제4호 태풍 하구핏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직접적인 영향은 주지 않지만 한반도에는 5일까지 간접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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