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부자들] 1700만원으로 강남서 내 집 마련에 성공한 32세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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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기자
입력 2020-08-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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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집 마련 위해서라도 부동산시장 공부는 필수

  • 분석하고 대담히 실행하되 투자 원칙 꼭 지켜야

  • 외면받은 지역·매물 중에서 옥석 골라 차익 실현

<편집자주> 우리는 한 해에 부동산 자산이 수억원씩 불어나는 시대에 살아왔습니다. 혹자는 이 기회의 땅에서 큰돈을 벌었고, 누군가는 적은 이윤에 만족하거나 손해를 보면서 부자들의 뒷모습을 바라보게 됐습니다.

그래서일까요. 30대 이상 성인남녀가 두 명 이상 모인 곳에서는 어김없이 "누가 어디에 뭘 샀는데 몇억원을 벌었대"와 같은 주제가 으레 오갑니다. 삽시간에 궁금증의 초점은 그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에 맞춰지죠.

이에 본지는 소위 '아파트부자'로 불리는 이들의 이야기와 재테크 노하우를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성공담과 실패 경험뿐 아니라 기회와 위기를 마주했을 때의 심정과 전략, 그 결과까지 전하겠습니다. 매주 월요일 30부작으로 연재합니다. 이 기록으로써 우리 모두 나름의 교훈을 얻어가길 바랍니다.

 

[그래픽 = 김효곤 기자]

내 집 마련 위해서라도 부동산 공부해야
"투자자들에게는 나름의 교훈을, 무주택자에게는 돈이 많지 않아도 부동산시장을 잘 이해하면 충분히 내 집 마련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아파트부자들 스물아홉 번째 주인공은 소액 지방 분양권투자로 자본을 불려 서울 강남구와 용산구에 있는 신축 아파트 두 채를 마련한 직업군인 출신 10년차 직장인(32)이다.

사회 초년생 시절 용돈벌이로 시작한 투자가 생각보다 많은 수익으로 돌아왔고, 본인뿐 아니라 친구들과 친인척의 내 집 마련까지 도와줄 수 있었다.

사연자 요청에 따라 정확한 자산 규모나 단지명, 차익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은 부동산학과 대학원에서 정책과 시장 관련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주변인을 넘어 부동산시장에서 소외된 이들을 연구하고 지원하기 위해서다.
 
면밀히 분석하고 대담히 실행하되 원칙을 지키자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인적자원과 위험부담 최소화, 대담한 실행력, 자신만의 수익률 원칙 지키기 등 네 가지로 요약된다.

"스터디 모임에서 매물을 분석했으면, 그 결과를 믿고 실행에 옮겨야 해요. 백날 공부해도 실천할 수 없으면 계속 과거만 보고 후회하겠죠. 그땐 좋았고, 지금은 안 된다면서요."

"그리고 상승장에서 빠져나오기가 정말 어렵거든요. 더 벌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자신만의 수익률 원칙을 세워야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어요, 욕심을 부리면 크게 실패하죠."

실제로 그 역시 5억원가량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을 때쯤 실패를 맛봤다. 투자금 대비 두 배 정도 오르면 미련 없이 빠져나와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매도했어야 했는데, 상승장이 좀 더 갈 거라고 욕심을 부렸죠. 근데 주변 단지들 입주 시기가 겹치면서 급매로 내놔도 팔리지 않았고 전셋값은 뚝뚝 떨어졌어요."

"잔금을 치르려고 다른 분양권까지 던지다 보니 결국 1억원 정도 손실이 났죠. 그땐 경험이 부족했지만, 버텼으면 결국 전셋값이 회복하고 손실을 더 줄일 수 있었을 거예요."

"이때 교훈을 발판삼아서 나중에는 정확히 제 원칙을 지켰어요. 결과적으로 보면 많이 벌 수 없을지 몰라도 잃지는 않게 되더라고요."

그의 첫 투자는 지난 2012년으로 돌아간다. 공인중개사로 일하는 고향 선배로부터 사연 있는 급매가 나왔으니 투자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고 한다.

지방광역시에 있는 1억원 후반대 아파트였고, 계약금 10%만 넣고 기다리다가 현재 시세대로만 되팔아도 수백만원의 차익을 얻을 기회였다.

"당시 서브프라임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나고 부동산투자 인식이 정말 좋지 않았던 때여서 굉장히 보수적으로 생각했고, 많이 불안했어요."

"처음에는 운이 좋았다고 봐요. 많은 고민을 하지도 않았고 그냥 당시 모아둔 1700만원으로 용돈벌이나 해보자 싶어서 맡겼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400만원 정도를 벌었거든요."

"이때부터 용기가 났죠. 다음엔 운에 맡기지 않으려고 공부도 시작했어요. 스터디 모임에서 인맥을 쌓고 전국에서 나오는 분양권 매물은 다 분석하면서 시장 이해도를 높였죠."
 
시장에서 외면받은 곳에 기회가 있었다
그는 지방 각지에서 전체 인구 대비 공급량이 0.05% 이하인 곳 중에서 입지와 인구 증가율, 주변 신축 단지 유무 등의 항목을 만들어 매물을 선별했다.

우선 해당 지역에서 기본적으로 발생하는 신규 주택 수요보다 공급량이 적으면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세부 항목을 점검하면서 옥석을 가리는 방식이다.

또 지방 분양권의 경우 실투자금이 적어 진입장벽이 낮은 데다 여러 지역 매물에 분산 투자할 수 있기에 손실 위험부담을 더욱 낮출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자본이 점차 불어나면서 2015년에는 수도권으로 올라올 수 있었어요. 당시 시장이 좋지 않아서 지방에서 귀한 분양권이 널렸고, 물량을 털어내려고 인센티브까지 주더라고요."

그는 미분양에 시달리다가 이제는 17억원까지 올라온 서울 외곽의 모 아파트 분양권 5개에 전세가율이 높았던 정비사업 단지 등을 주워 담았다가 가격이 오르자 매도했다.

당시 분양 또는 매매시장에서 외면받았던 단지들의 미래가치를 알아보고 가격이 오르는 시점까지 기다렸다가 막대한 차익을 실현한 셈이다.

"지금까지는 제 주변 사람들을 이 부동산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재능기부라고 생각했어요. 앞으로는 좀 더 많은 사람을 위해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어요."

"밑바닥에서부터 시장 플레이어로서 배운 현실감각과 전문가의 학문적인 지식을 토대로 정부에 자문하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해보는 거죠."

"다 같이 투자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부동산시장에서 나오는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내 집 마련에 성공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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