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나온 카페도 문 여는데 뷔페는 왜 닫아요?" 호텔·리조트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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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문화팀 팀장
입력 2020-08-2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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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세에 호텔과 리조트 뷔페 레스토랑도 일제히 영업을 중단했다. 뷔페는 최근 고위험시설로 분류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밀집도가 카페보다 상대적으로 덜한 호텔·리조트 뷔페 레스토랑은 왜 문을 닫으라는 거죠?" -A 호텔 종사자. 

올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여파로 매출 부진의 늪에 빠졌다 조금씩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던 호텔·리조트업계가 또다시 패닉에 빠졌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감염 재확산에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하면서 수도권 내 뷔페 레스토랑과 호텔 뷔페 영업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최근 감염자가 많이 나온 카페는 제외하고 외 뷔페를 고위험시설로 정한 건지 알 수가 없다"며 정부의 모호한 기준에 불만을 드러냈다.

◆고위험시설 분류 기준은? 

정부는 '고위험시설'을 어떻게 분류했을까.

방역당국이 정한 기준을 보면 정부는 지난 19일 자정부터 별도 해제 시까지 뷔페와 노래방, 클럽, PC방 등 12개 업종을 고위험 시설로 분류하고 운영 중단 지침을 내렸다. 실내집단운동시설·실내스탠딩공연장·방문판매업체·물류센터·300인 이상 모이는 대형학원도 고위험시설로 지정됐다.

종교시설과 콜센터, 영화관·키즈카페·놀이공원·학원(300인 미만)·목욕탕·오락실 등은 이 보다 한 단계 낮은 중위험시설로, 쇼핑몰·미용실·도서관·숙박업소·소매점 등은 저위험시설로 각각 분류됐다. 

다중이용시설을 이렇게 분류한 것은 중대본이 지난 5월 말 마련한 위험지표를 근거로 이뤄졌다. 중대본은 공간 밀폐도, 이용자간 밀집도, 군집도(이용자 규모·수), 활동도(비말 발생 가능성), 지속도(이용자 체류시간), 관리도(방역수칙 준수 여부) 등 6가지를 중요 기준으로 제시했다.

◆고위험 시설로 분류된 호텔·리조트 뷔페 레스토랑 

하지만 호텔·리조트 업계는 이 같은 기준에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 지침에 따라 뷔페 레스토랑이 고위험시설로 분류된 데 반해 코로나19 재확산의 진앙인 종교시설이 고위험이 아닌 중위험시설로 분류됐고, 밀집도가 높은 카페는 분류군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최근 교회와 대형 프렌차이즈 카페를 중심으로 감염자가 속출하며 코로나19 재확산의 새 근원지로 떠오른 곳을 '고위험시설'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반발했다. 

특히 카페는 대다수 사람이 마스크를 벗은 채 모여 음료를 마시며 장시간 머무는 곳인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상황이 악화하는 만큼 정부 방침에 따르는 것은 맞지만 뷔페가 고위험 시설로 낙인찍힐까 우려된다. 특히 카페처럼 밀집도가 높은 시설에 대해서도 균일한 잣대를 들이댔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수도권 내 특급호텔은 물론, 지방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리조트 뷔페 레스토랑은 현재 영업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업체마다 조식 뷔페가 포함된 상품을 이용하는 투숙 고객을 대상으로 식당 운영 중단과 대체 서비스 제공에 대한 개별 안내를 진행 중인 상황.

A 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에 객실 예약 취소 문의까지 잇따르면서 여름 휴가철을 계기로 활기를 찾아가던 업계는 또다시 고사 직전에 내몰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B 호텔 관계자는 "뷔페 운영이 중단해 투숙객을 대상으로 조식 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여름 휴가철을 맞아 식음 서비스를 강화한 호캉스 상품을 많이 내놓던 차에 이런 일이 벌어져 예약 취소나 날짜 이동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정부는 교회는 이미 '비대면 예배'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고위험시설에 준해 운영 제한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밀폐도나 밀집도 등 시설별 위험지표를 제시해 점수를 매겨 고위험시설을 지정하고 있는데, 카페나 중·소규모 학원 등은 이에 포함되지 않아 고위험시설로 분류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매출 회복의 꿈 또다시 '물거품'

호텔·리조트 업계는 울상이다. 

코로나19 초기보다 지역 내 감염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고, 최근 '7말 8초' 여름휴가 시즌을 기점으로 예약률이 증가했다.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한 3~5월 객실 점유율이 10%대 미만까지 떨어졌던 서울 시내 특급호텔의 경우 최근 들어 60~70%대까지 회복하는 등 상황이 호전됐다. 국내 호텔과 리조트는 이 기세를 몰아 '늦캉스' 상품까지 속속 출시하며 매출 회복에 박차를 가할 채비를 마친 상태.

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또다시 확산한 코로나19는 업계의 소망을 단번에 무너뜨렸다. 현재 업계는 객실과 연회장 예약 취소 전화를 받느라 바쁘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이 2단계로 격상하고, 고위험 시설로 분류된 뷔페식당에 영업 중지 명령이 떨어지면서 하루아침에 매출이 고꾸라졌다. 

A 리조트 관계자는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휴가를 즐기려는 국내 수요가 눈에 띄게 늘면서 매출 회복 기대감이 컸었는데 예기치 못한 감염 확산에 또다시 살얼음판을 걷게 됐다"고 토로했다. 

호텔과 리조트 주요 수입원인 연회장 매출도 크게 줄었다. 2단계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으로 오는 30일까지 결혼식·회갑연 등 모임 인원을 50명 이하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B 리조트 관계자는 "현재 뷔페 레스토랑 영업장 운영이 중단되고 객실과 연회 예약까지 급감하면서 매출이 곤두박질쳤지만,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은 여전한 상황"이라며 "더는 떨어질 곳이 없는 만큼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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