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통계' 한국감정원-KB 괴리 계속…전세 상승률 6배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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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0-10-2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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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전세 상승률, 감정원 0.08% vs KB 0.51%

전세 품귀와 전셋값 폭등 현상이 7월 말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석 달 가까이 지속되면서 아파트 대신 차선책으로 다세대와 빌라 전세를 찾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빌라와 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 [연합뉴스]


국가공인기관인 한국감정원과 민간기관인 KB국민은행의 주간 전세 상승률이 6.3배 차이가 났다. '전세 대란'이 심화되는 가운데 통계기관의 괴리가 커지며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 서울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전세가격은 0.08% 상승해 지난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같은 날 KB부동산이 발표한 통계는 전혀 달랐다. 서울의 주간 매매가격은 0.31%로 지난주(0.22%)보다 상승폭이 커졌고, 전세도 0.51% 상승해 2011년 9월 12일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했다.

한국감정원의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12%, 전세는 0.21% 상승했다. KB부동산은 각각 0.25%, 0.3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상승폭 확대 기조는 같았지만, 수치는 1.5~2배 차이가 있다.
 

[그래픽=아주경제 DB]


두 기관의 통계 수치가 다른 것은 조사 방법, 표본, 표본의 수, 산정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감정원은 전문 조사원이 직접 실거래가를 조사하고, KB국민은행은 공인중개업소가 직접 입력하는 가격을 우선해 시세를 집계한다.

표본 수도 다르다. 현재 감정원의 주간 표본 아파트 수는 9400개, 월간 표본 수는 1만7190개다. KB 통계 표본 수는 주간과 월간 모두 3만1800개로 3배 이상 많다.

일단 시장에서는 KB 시세에 더 높은 신뢰도를 나타내고 있다. 실거래가를 기본으로 하고, 매매가 없는 단지 등에 대해 거래가능금액을 지수에 반영하고 있어 시장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송언석 의원실에 따르면 부동산 관련 주요 공공기관들도 KB국민은행 시세를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의 보증대상 주택의 가격을 산정하는 기준으로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와 한국감정원 부동산테크 시세를 선택해 적용하고 있다. 모바일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서비스의 경우에는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가 등록된 아파트 및 주거용 오피스텔만 가입이 가능하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의 경우, 담보주택의 평가액은 KB국민은행 일반평균가를 우선 적용하고 KB시세 정보가 없을 경우 한국감정원 시세 정보를 적용하고 있다.

송언석 의원은 "한국감정원, KB국민은행 등 부동산 관련 기관들의 통계는 각자의 특성과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어느 한 기관의 통계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각 통계의 특성을 고려하고 활용해 부동산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정부는 한쪽 눈으로만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지 말고, 두 눈을 크게 뜨고 국민들이 처한 현실을 바라보면서 부동산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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