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미얀마 군사정권 당분간 지속?... 쿠도 교수 인터뷰

[사진=아웅산 수치 고문 페이스북]


미얀마의 정치, 경제분야에 정통한 쿠도 토시히로(工藤年博) 정책연구대학원대학 교수(동남아 연구)와 2일, 미얀마에서 군부에 의한 쿠데타가 발생한 배경, 군사정권의 향후 전망과 일본에 대한 영향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쿠도 교수는 군사정권은 당분간 지속될 우려가 있으나, 경제면에서는 좋은 성과를 낼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그 경우, 일본은 앞으로도 중국에 대한 견제역할로 존재감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쿠데타가 발생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이었나?
=미얀마군은 '부정선거'를 대의명분으로 내세우며 쿠데타를 일으켰으나, 근본적으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국민민주연맹(NLD) 정권이 출범한 2016년부터 축적된 사회적 갈등, 경험이 없는 장관에 대한 분노 등 강한 불만이 근저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총선 결과, NLD는 예상을 뛰어넘는 압승을 했다. 군 입장에서는 세력균형이 크게 붕괴돼, 현행 헌법으로 규정된 전체 의석의 25%인 군인 몫 의석만으로는 군이 주도하는 정권운영이 불가능해 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됐다. 신 각료를 구데타 당일 발표하는 등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쿠데타는 계획적으로 주도면밀하게 준비된 후 시행된 것으로 보인다.

-1일 발표된 신 각료 11명의 면면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전 테인 세인 정권 시절 재무세입부 장관직을 수행한 윈 셰인 전 장관이 계획재무공업부 장관으로, 미얀마 투자위원회(MIC)사무국인 투자기업관리국(DICA) 국장 경험이 있는 아웅 나인 우 전 국장이 투자대외경제관계부 장관으로 임명되는 등 2011년부터 전 정권에서 성과를 낸 '능력있는' 인재들을 다수 등용했다.

군은 조기에 체제를 안정시키고, 성과를 도출해, 군부가 요구하고 있는 재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내겠다는 노림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는 어떤 영향이 있는 인선으로 보는가?
=(군사쿠데타로 만들어진 내각에는) 새로운 국제적인 제재가 부과될 우려를 포함해 다양한 리스크가 있겠지만, 진출기업의 사업환경 및 경제정책은 개선되고, 정책결정도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신 내각에는 테인 세인 정권 시절, 일본에 호의적인 입장을 보인 인재가 많으며, 불리한 면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또한 미얀마가 중국을 견제할 힘을 유지하기 위해, 일본은 매우 중요한 존재로 남아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군부가 원하는 선거는 정말 실현될 수 있는가?
=국제사회가 인정하지 않더라도 그런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다. 선거가 치러지지 않도록 압력을 가하려고 해도, 미국의 강한 지도력으로 국제사회가 일치된 힘으로 (민주화에 역행하는 세력을) 제재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다는 것과 함께, 제재로 중국이 이득을 보는 사태를 피하려는 분위기도 있다.

군부가 주도해서 실시하는 선거에는 NLD를 해산시키거나, 수치 고문이 공개석상에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사태가 예상되는 등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쉽지 않을 NLD 복권
-군부는 어떤 결과를 추구할 것으로 보는지?
=국가긴급비상사태선언은 기한이 1년이나, 연장이 가능해 최장 2년까지 유지할 수 있다. 군부는 현행 헌법에서 규정하는 25%의 군인 몫을 더욱 확대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태국과 같은 굳건한 군사정권을 정립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수치 고문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수치 고문은 이미 75세의 고령이며, 실제 NLD의 복권은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2017년 이후 이슬람교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탄압에 대한 대응문제 등으로 수치 고문은 더 이상, 과거처럼 미얀마 군부에 대한 제재를 촉구하면 유럽과 미국이 즉각 반응하는 등의 전폭적인 지지를 서방측으로부터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치안이 악화될 가능성은?
=1988년의 '8888민주화 운동'과 2007년의 '샤프론 혁명'과 같은 심각한 충돌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경제발전으로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쿠데타 다음날부터 인터넷도 정상화됐다.

신 내각도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은 있겠지만, 결국은 외자를 유치해 경제를 성장시키는 정책을 취할 것이다. 군정이 안정적으로 통치를 이어가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다소 시위는 일어나겠지만 사회불안까지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쿠도 토시히로(工藤 年博)
일본무역진흥기구 아시아경제연구소개발스쿨(IDEAS)을 거쳐, 1994년에 영국 캠브리지대학 석사(M.Phil). 1994년부터 2014년까지 아시아경제연구소. 2015년부터 정책연구대학원대 교수. 동남아시아 지역연구와 개발경제론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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