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과 지속적인 정부 부양책으로 경기에 대한 낙관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 "미국 경제가 빠른 경제 회복세를 기록하면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경기회복이 본격화하면서 안전자산인 국채에서 자금이 썰물 빠지듯 빠져나오고 있다. 결국 채권의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물론 미국 연준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장기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는 "미국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은 고용 회복에 집중하고 있으며, 너무 일찍 긴축에 돌입했다가 시장에 충격을 준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최근의 위험은 침체가 아닌 과열 우려에서 오고 있다는 점이다. 채권 수익률의 완만한 상승은 경제 전망에 대한 신뢰의 신호이며, 높은 실업률은 물가상승 압력을 억제할 것이라는 연준의 주장이 더 이상 시장에서 먹히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최근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실업률이 10% 가깝게 될 것이며, 여전히 고용시장의 부진이 남아 있다고 지적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응하려고 했다. 그러나 역시 시장은 최근 개선되는 고용지표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의 비농업 부문 고용은 37만9000명 늘었다. 전문가 예상치인 21만명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실업률은 1월 6.3%에서 2월 6.2%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채 수익률에 따라 출렁이는 시장은 이제 이달 16~17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파월 의장은 최근 미국 국채 금리 급등 우려에 대해서는 "염두에 두고 있다(mindful)"면서도 "(1960년대와 1970년대 인플레이션 사태 당시와) 지금의 상황은 다르며, 1년 이상 견디지 못하고 정책을 바꿔야 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을 내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준 것이다.
FOMC 회의를 앞두고 6일부터 향후 2주 동안 파월을 비롯한 연준 관계자들의 관련 발언이 금지된다. 시장은 어떠한 신호도 잡지 못한 채 더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로이터는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유가 상승 등으로 인플레이션 급등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국채 수익률은 밀어올리면서 주식시장, 특히 기술주 하락을 더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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