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가 "대중견제를 위한 미국 측의 기대를 고려해야 한·미정상회담 성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북한이 구두 또는 행동으로 도발을 할 개연성이 있다"며 북한의 도발로 상황이 '급전직하'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9일 숭실평화통일연구원 등에 따르면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바이든 시대 동북아 전망과 한국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학술회의에 참석,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대처방향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을 의식한 인도 태평양 정책을 운영하며 그의 일환으로 한·미 동맹 관계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미국의 주 관심사가 미·중 경쟁 구도 속 한국의 역할이므로 현실적으로 미국의 기대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 전 대사는 "쿼드,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민주주의 인권 등 가치 영역에서 한국의 더 많은 동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 관계개선을 위한 전향적 자세도 주문했다. 그는 "한·일관계 개선도 정상회담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미·일 공조를 위한 한·일관계 개선 역시 미국 측의 주요 과제"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한·미정상회담을 전후한 북한도발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 전 대사는 "북한도발에 사전대비가 없으면 한국은 속수무책으로 상황에 휩쓸려 갈 소지가 있다"며 "북한이 회담을 전후해 행동으로 도발을 하면 국제적 분위기는 급속히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만일 한국이 분위기에 역행해 기존논리를 반복하면 고립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변화하는 현실에 유연히 적응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위 전 대사는 "미국은 북한 문제와 관련, 대북정책 검토 결과에 기초한 후속 대응을 위해 한·미 간 공동보조를 희망하고 있는데 이는 자칫 한국의 운신 공간을 제약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위 전 대사는 "한국은 2018~19년 시기의 기본 입장을 바탕으로 대미 협의하고 있다"며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는 가운데 트럼프가 바이든으로 교체됐다. 바이든의 대북정책 재검토를 마쳤다는 새로운 현실을 감안해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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