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시선] 폐기물 시멘트로 신음하는 아파트... 성분표시제·등급제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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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감시팀장
입력 2021-07-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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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사람은 아파트, 주택, 빌딩 등의 콘크리트 숲에서 일생을 보낸다. 그러나 우리는 시멘트에 대한 정확한 성분, 유해성 등에 대해 알지 못한다.

일반적인 시멘트의 기본 원료는 석회석, 규석, 점토, 산화철, 석고 등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좀 더 중요하게 봐야 할 게 있다. 국내 시멘트업체들이 1997년부터 시멘트 생산에 각종 폐기물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2002년부터는 폐기물의 종류와 사용량이 점점 증가해 일본산 석탄재, 각국에서 수입된 폐타이어 등까지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시멘트 생산공장이 각종 중금속에 오염된 폐기물 처리장으로 변질돼 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시멘트 생산공장의 폐기물 사용량은 점점 증가해 2019년 1270만t에 달하게 됐다. 같은 해 국내 시멘트 전체 생산량(4960만t)의 20.7%에 이르는 수치다.

종류도 다양하다. 시멘트 생산에 사용되는 폐기물을 나라별로 보면 한국은 88종, 미국 34종, 독일 25종, 일본 20종, 프랑스 17종, 스위스 13종 등이다. 일본의 4.8배, 프랑스의 10.5배, 스위스의 12.6배다.

현재 국내 시멘트 생산 공정별로 사용하는 폐기물 종류는 각각 다르다. 시멘트 주원료로 무기성 오니(汚泥, Sludge), 유기성 오니, 폐수처리 오니, 석탄재(국내, 수입), 분진, 폐‧탈황석고, 슬래그‧폐주물사, 폐촉매‧폐흡착제, 폐석회 등을 사용한다. 보조원료로 폐타이어, 폐합성고무류, 타이어칩, 폐합성 고무류, 폐합성수지, 재생연료유 등을 쓴다.

이렇게 만들어진 시멘트에서는 납, 비소, 카드뮴, 수은 등 중금속 성분이 검출된다. 특히 시멘트 생산과정에서 발생되는 6가크롬의 복합적인 유해물질로 인해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이런 유해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면 시력장애, 환각, 신장장애, 중추신경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런데도 국내 시멘트업체들은 1997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역학조사를 제대로 실시한 사실이 없다. 폐기물의 종류와 출처, 시멘트의 성분, 폐기물의 성분함량을 표시하고 있는 업체도 없다. 관리 감독기관도 국민 건강을 위해 조사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관련 자료도 없는 실정이다.

물론 자연환경을 위해서라도 시멘트 생산에 어느 정도의 폐기물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한다. 다만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다른 공산품들과 같이 성분 표시를 의무화하는 ‘시멘트 성분표시제’를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 더불어 ‘시멘트 등급제’도 운영해 소비자가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석회석에 점토와 규석 그리고 철광석 등 일반 첨가제를 사용해 생산한 친환경 시멘트는 주거용으로 권장해야 한다. 반대로 각종 폐기물을 사용해 생산한 시멘트는 댐, 터널, 도로포장 및 교량 공사 등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해야 한다. 이런 것이 현실화되면 국민들의 건강권이 확보되고 시멘트 생산자, 건설사, 폐기물 배출자, 이를 관리하는 정부 등 모두에게 도움에 될 것이라 본다.

 

박순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감시팀장 [사진=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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