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식 작가 “대상 아닌 선과 선 사이 공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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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1-09-0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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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고재, 10월 17일까지 개인전 ‘현玄’ 개최

‘Beyond the Visible’ 작품 옆에 선 김현식 작가. [사진=학고재 제공]

 
“‘Beyond the Visible’는 가시적으로 보이는 것을 넘어선 것을 나타내고자 한 작품입니다. 보이는 것 뒤에 더 큰 것이 있다는 것을 색 면의 대비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김현식 작가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학고재에서 개막한 개인전 ‘현玄’을 통해 보이지 않는 본질과 보이는 형상 사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2018년 학고재 개인전 이후 3년 만의 개인전에 340여 점을 전시했다.

전시 제목인 ‘현玄’에 대해 김 작가는 8일 “보통 현이라 하면 ‘검을 현’이기에 검은색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이 의미하는 것은 단순한 검은색이 아니다”라며 “그러기에 의도적으로 작품에 흰색을 사용했다. 현은 보이지 않는 본질과 보이는 형상 사이의 기운이나 섭리를 나타낸다”라고 설명했다.

보이지 않는 것을 작품에 담기 위해 작가는 많은 생각을 했다. 초기작에서 작가는 직각으로 떨어지는 프레임을 썼었다. 하지만 2018년 말부터 직각으로부터 23.5도 기울어진 각도로 떨어지는 프레임을 쓴다. 23.5도는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진 각이다. 이러한 기울어짐 때문에 밤낮의 길이가 변하고 계절이 변한다.

김 작가는 “자전축이 기울어진 것이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삶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이다. 우리가 세상에서 실제로 볼 수 있는 게 얼마나 있을까 하는 원론적인 질문이 늘 작업과 함께했다”라고 짚었다.

초기작에서 인물을 표현했던 김 작가는 관객들이 대상의 형태에 사로잡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후 변화를 택했다. 

김 작가는 “내가 진정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대상이 아닌 선과 선 사이의 공간이었다. 이 ‘공간’이 무엇인가 10년이 넘게 고민했다. 그러다가 현에 이르게 됐다”라고 되돌아봤다.

이어 그는 “색 면으로 보였던 작품에 가까이 다가가면, 선이 보이고, 더 다가서면 선과 선 사이의 공간이 보이게 된다”라며 “작가로서 나의 역할은 그 공간까지 관객을 안내하는 것이다. 그 이후에 무엇을 보는가는 관객에게 달려있다”라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10월 1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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