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맞수 ESG 행보] LG생건 '환경'·아모레 '동행'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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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21-09-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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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화장품 양대 산맥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모두 세계적인 흐름인 ESG 경영 강화 행보에 나서면서도 같은 듯 다른 전략으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올해 중점적인 행보로 LG생활건강은 '환경'에, 아모레퍼시픽은 '동행' 경영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 LG생건 '사회환경가치' 개발 몰두

15일 LG생활건강이 내놓은 ESG 보고서를 보면 회사는 '최고의 지속가능 FMCG(FAST MOVING CONSUMER GOODS) 기업'이라는 비전 아래 ESG 경영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신설한데 이어 지난달 첫 회의를 열고 김상훈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 ESG위원회는 김상훈 위원장을 포함해 김기영, 김재욱, 이태희 사외이사 전원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5인으로 구성됐다.

LG생활건강은 사업을 영위하는 가치사슬 전반에서 기업이 사회환경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사회환경가치 제품 개발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방향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 LG생건의 사회환경가치 제품의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1조3216억원에 달하며 이는 전체 매출액 대비 17%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현재 환경표지인증제도를 활용해 제품의 환경선 개선 정보를 소비자에게도 제공하고 있는데, 이런 친환경인증제품은 총 208개, 매출액은 4543억원에 달한다. 2018년 3760억원, 2019년 4239억원으로 3년새 20% 넘게 늘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하는 클린뷰티 원료를 적용한 브랜드도 지속해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올해 하반기 들어 첫 비건(Begun) 메이크업 라인인 '빌리프 X VLD'를 선보였고, 이보다 앞서 지난해에는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클린뷰티 브랜드 햄파맥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비건 콘셉트의 미국 하이엔드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 폭스(Arctic Fox)'를 보유한 보인카(Boinca)를 1억달러(약 1170억원) 주고 인수(56.04%) 인수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은 또한 '그린제품 심의협의회'라는 별도조직도 운영하며 친환경 포장을 개발한다. 이 협의회는 지난해 국내 탄산음료 최초로 용기에 라벨을 없앤 씨그램 ‘무라벨 제품’을 선보였고 이보다 앞서 2019년에는 세제 제품의 이중캡 높이 축소, 주방세제 용기 감량화, 히말라야 핑크솔트 펌핑치약의 재활용성 개선 등을 실행해 약 11억원 상당의 포장 폐기물 감소 및 원가 절감 효과를 달성했다. 같은 해 LG생활건강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152톤을 절감했다.

최근에는 폐끼되는 커피찌꺼기(커피박)을 생활용품과 화장품 등의 원료로 재활용하기 위해 활성탄 업사이클링 스타트업인 도시광부와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이 업무협약을 통해 두 회사는 커피박의 처리 공정과 활성탄 제조 등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LG생활건강은 자회사 해태htb에서 커피 음료 제조 후 폐기되는 커피박을 도시광부에 제공하고, 도시광부는 커피박을 원료로 한 고품질 활성탄을 만들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커피박을 원료로 한 활성탄은 탄소함유율이 높아 흡착성이 우수하고 유해물질이 없어 고품질 기능성 바이오 소재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제조 공정이 까다로운 탓에 현재까지 상용화한 업체는 도시광부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기술이 우수한 스타트업을 조기 발굴해 공동 연구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스타트업 연계 상생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면서 "커피박 처리 비용과 원료 구매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아모레, 협력사와 '동반성장' 방점

뷰티 업계 최초로 글로벌 RE100에 가입하며 일찌감치 친환경 부문에서 앞선 아모레퍼시픽은 이제 협력사들과의 동행·상생 경영에 방점을 찍고 ESG 경영에 박차를 하고 있다. 올해 6월 지속가능경영 목표로 '2030 어 모어 뷰티풀 프로미스(2030 A MORE Beautiful Promise)' 발표했고, 얼마 전에는 실천 사례를 공개하기도 했다.

2030 어 모어 뷰티풀 프로미스는 전 구성원이 '고객 및 사회와의 동행', '대자연과의 공존'이라는 두 축을 바탕으로 한 5대 실천 약속을 정하고 아모레퍼시픽의 모든 구성원이 노력과 실천을 이어가겠다는 다짐이자, 향후 10년간 추진해갈 이해관계자들과의 약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9년 정부와 협약을 맺고 참여한 '구매 조건부 신제품 개발 지원 사업'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포장재 폐기물 절감과 재활용성 향상'을 위한 연구과제로 총 31억원의 펀딩을 조성해 현재 4곳(하나·신우·아이코닉 퓨전스·태진화학)의 협력사와 4개의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협력사와 함께 지난해 말 기준 현재까지 총 37건의 과제를 수행했다.

잔량 감소 용기를 적용한 일리윤 바디워시 와 폴리에틸렌(PE) 단일소재 파우치에 담은 일리윤 세라마이드 워시엔 샴푸, 설화수 순행 클렌징폼, 프리메라 블랙씨드 스칼프 샴푸 리필용 제품이 대표적이다. 협력사인 하나와는 친환경 에코 펌프 제조 기술을 개발했고, 신우와는 종이 성형 고정재를 함께 개발하고 있다. 아이코닉 퓨전스와 태진화학과는 각각 비염화비닐수지(non PVC) 대체 원단과 디지털 인쇄기를 개발 중에 있다.

아모레는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가중되는 중·소 협력사의 사업 부담을 줄이기 위한 '협력사 환경 법규 진단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환경 전문 컨설턴트와 함께 주요 협력사 사업장의 대기, 수질, 폐기물, 소음, 진동, 화학물질 등에 적용되는 환경 법규 이행 여부를 진단하고 정량화한 리스크의 개선 방안을 제공해왔다.

협력사 환경법규 진단사업은 실제 좋은 효과도 거두고 있다. 6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1년간 개선 현황 모니터링과 현장 코칭 결과, 사업에 참여한 모든 협력사의 환경법규 위반 리스크가 전년 대비 평균 44% 줄어들었다. 특히 협력사 선일의 경우 피크(Peak) 전력 관리 모니터링 설비'를 설치한 후 계약 전력 용량을 972Kw에서 772Kw로 낮춰 연간 4500만원의 비용 절감은 물론 온실가스 배출을 8% 절감하는 성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은 내년에도 총 17개의 협력사를 대상으로 환경 법규 진단을 실시하고 3개 협력사 대상으로는 에너지 진단을 해 에너지를 감축할 수 있는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에너지·온실가스 절감 사업'을 추가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오정화 아모레퍼시픽 지속가능경영 디비전장 상무는 "2030 지속가능경영 5대 약속은 아모레퍼시픽이 책임 있는 기업 시민으로서 고객과 사회, 자연과 깊은 공감을 바탕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고자 하는 구체적인 실천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이번 약속에 대해 더 많은 이해관계자가 쉽게 관심을 두고 동참할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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