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사망] '5·18 발포명령 진실' 입 닫고 추징금 966억 남긴 '영욕의 9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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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21-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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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호황도 민주화 의지는 못 꺾어

  • 5·18 최초 발포 명령자 미제로 남아

제5공화국, 12·12 사태, 5·18 광주민주화운동, 3저(低) 호황, 전 재산 29만원 등.

한국 현대사에 비극을 쓴 전두환 전 대통령이 끝내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에 대한 사과 없이 생을 마감했다. 전 전 대통령 사망으로 광주 유혈 진압 사태를 촉발한 '최초 발포 명령자'가 누구인지는 영영 알 수 없게 됐다.

◆軍으로 흥해 軍으로 망하다
 

지난 1996년 12·12 및 5·18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한 노태우·전두환(오른쪽) 전 대통령 모습. [사진=연합뉴스]


고인의 흥망성쇠에는 군대가 함께했다. 육군사관학교 11기인 그는 1961년 박정희 당시 육군 소장이 일으킨 5·16 군사 쿠데타 때 육사생도 지지 선언을 주도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등 육사 동기들과 결성한 군내 사조직 '하나회'는 추후 군을 장악하고 세력을 키우는 주축이 됐다. 실제 1979년 박 전 대통령이 사망하자 고인은 하나회를 앞세워 12·12 군사반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신군부를 이끈 전 전 대통령은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남겼다. 바로 5·18 민주화운동을 짓밟은 일이다. 계엄군이 전남대, 조선대 등 지역 대학에 투입돼 전남도청을 접수하기까지 열흘간 악몽의 시간이 지속됐다. 이 상처는 오늘날까지 아물지 않았다. 고인이 생전에 용서를 구하지 않은 탓이다. 당시 학살의 책임 소재를 가릴 최초 발포 명령자는 여전히 특정하지 못했다.

전 전 대통령은 자위권 발동을 강조하며 발포 명령자를 부정해 왔다.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 자신의 책임을 부인하고, 발포 명령을 정당화하는 내용을 실어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결국 검찰도 고인을 해당 혐의로 법정에 세우진 못했다. 전두환 등 피고인 5명은 전남도청 무력 진압 작전에 개입한 일에 대해서만 내란목적 살인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헬기 사격과 전투기 무장출격 대기 의혹, 성폭력 가해자, 암매장 장소 등에 대한 조사가 미제로 남아 있다. 지난해 5·18 민주화운동 진상상규명조사위원회가 본격적인 조사 활동에 돌입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다.

◆경제 '3저 호황'도 민주화 갈망은 꺾지 못해
 

1979년 11월 6일 전두환 당시 계엄사 합동수사본부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사건 관련 발표를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두환 정권에서 한국 경제는 이른바 '3저(저달러·저유가·저금리) 호황'을 누렸다. 일부에서는 "운이 좋았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일본 엔화 가치 반토막, 미국 재할인율 인하에 따른 저금리 등 대외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덩달아 유가도 급락했다.

당시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9.3%로 어느 정부보다 높았다.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집권 첫해인 1980년 1714달러에서 마지막 해인 1988년 4754달러로 약 3배 증가했다. 아시안게임(1986년)과 서울올림픽(1988년)도 잇따라 유치했다.

하지만 민주화를 향한 국민의 갈망은 충족시키지 못했다. 고인은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 뒤 대규모 학생 시위를 피해 부인 이순자씨와 은둔생활을 했으며, 1995년 김영삼(YS) 정부에 의해 노 전 대통령과 함께 구속기소됐다. 내란수괴와 살인, 뇌물수수 등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후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항소심이 확정됐고, 그해 12월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5·18 민주화운동 탄압에 대한 사과와 반성을 뒤로 한 그는 대신 약 1000억원의 빚을 남겼다. 노 전 대통령과 달리 추징금을 성실히 내지 않아 966억원이 미납액으로 남은 것이다. 법원이 납부 명령한 추징금은 2205억원이다. 또 올해 1월 1일 기준 지방세 9억7400만원이 밀려 6년 연속 고액체납자 명단에도 올랐다.

전 전 대통령 사망으로 추징금은 받을 수 없게 됐지만, 세금은 법적 상속분이어서 유족이 대신 내야 한다. 유족은 상속을 포기할 수 있고, 세무당국은 고인 재산을 공매해 세금을 징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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