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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arm 사진=각사 제공]
660억달러(한화 79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업계 역대 최대 규모의 빅딜이 각국 규제당국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 등 외신은 7일(현지시간) 매각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엔비디아는 미국을 비롯한 각국 규제당국의 반대로 인해 ARM 인수를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ARM의 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는 반도체설계 지적재산권(IP) 기업인 ARM을 엔비디아에 660억달러(한화 79조원)에 매각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이번 거래가 무산됨에 따라 소프트뱅크는 오는 2023년 3월에 끝나는 회계연도에 ARM에 대한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프트뱅크가 ARM의 뉴욕증시 상장을 선호하지만, 런던증시 상장을 원하는 영국 정부의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매각 무산과 관련해 엔비디아와 소프트뱅크는 아직까지 보도 내용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엔비디아는 ARM 인수대금으로 자사 주식 215만주와 현금 120억달러를 지불하기로 해 인수금액은 한때 엔비디아 주가 상승과 함께 800억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해 영국, 유럽연합(EU)의 관계 기관이 모두 반대 의사를 밝히며 인수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인텔, 삼성전자, 퀄컴 등 관련 주요 기업들도 “엔비디아가 전 세계 모바일칩 설계 IP의 90% 이상을 장악하는 ARM을 인수하면 독점 우려가 높다”며 반발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이번 인수에 대해서 꾸준하게 우려를 표명해 왔다. 지난해 12월 FTC는 엔비디아가 반도체 설계 기술을 보유한 ARM을 인수할 경우 반도체 업계의 혁신과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며 인수 반대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FTC 경쟁담당 홀리 베도바국장은 보도자료에서 "최대 500억 달러로 평가되는 엔비디아의 ARM 수직 합병은 반도체 자급 노력에 박차를 가해온 경쟁사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결국 엔비디아와 ARM 합병은 반도체 시장에 대한 특정 기업의 장악력을 높이면서, 자율주행기술·데이터센터·클라우드 서비스 등 혁신적인 차세대 기술 발전에도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게 FTC가 우려하는 바다. ARM은 퀄컴, 삼성전자, 애플 등에 반도체 디자인 관련 라이선스를 공급해왔다.
영국 경쟁시장청(CMA)도 지난해 7월 1단계 조사 결과 "경쟁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엔비디아의 인수로 ARM의 지식재산권(IP)이 침해되는지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으며, 중국 반독점당국 역시 이번 거래를 승인하지 않고 있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6년 ARM을 320억달러에 인수했으며 소프트뱅크가 75%,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비전펀드가 25%의 ARM 지분을 각각 가지고 있다. ARM은 전 세계 스마트폰 중 약 90%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설계하는 회사로, 완성된 반도체를 공급하거나 판매하는 대신 스마트폰, 태블릿, 자동차 내 자율주행 프로그램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 설계 기술을 제공한다.
한편, 소프트뱅크와 ARM은 엔비디아가 인수 포기를 공식화하면 위약금 등으로 20억달러(약 24조원)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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