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부동산 선택지를 찾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는 것이 '집토스'의 목표다. 부동산 서비스를 '1대1 커스터마이징' 수준으로 고도화해 생애주기형 부동산 중개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25일 아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비대면 부동산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부동산 정보는 구하기더 쉬워졌지만 앱상에서 개인이 원하는 매물을 찾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집을 구하는 시간과 비용, 임차인-공인중개사-임대인들이 시장에서 겪는 불편함은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에 착안해 집토스를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집토스는 직영 중개사무소와 IT를 기반으로 하는 온·오프라인 부동산 거래 플랫폼이다. 2016년 서울에서 원룸, 투룸 등 소형 부동산 중개 기업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최근에는 신축 빌라 분양대행, 아파트, 임대관리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서울과 경기도 등에서 직영 부동산 20여 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직원 170여 명이 소속돼 있다. 총 누적 거래액은 1조8000억원(2022년 1분기)을 넘어섰으며, 올 상반기 내 2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600만원으로 덜컥 창업한 이과생···6년 만에 거래금액 2조 돌파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를 졸업한 이 대표는 자본금 600만원으로 마련한 오피스텔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시작했다. 군 복무 시절 취득한 공인중개사 자격증 덕분에 친구들 집을 자주 구해줬는데 그때마다 겪었던 불편한 기억이 집토스를 창업하는 데 발판으로 작용했다.
이 대표는 "부동산 앱이 활성화됐지만 매물 광고가 대부분이었고, 막상 좋은 집을 찾아 가보면 허위 매물이었다"면서 "실질적인 정보도 부족했고, 믿고 찾을 수 있는 중개업소도 없었기 때문에 같은 경험을 한 친구들과 함께 '절친의 집을 구해주는 부동산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은 개인 자산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주거지로서 내 삶을 정의하는 공간인데 거래 결정을 위한 정보와 시간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 안타까워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면서 "아울러 중개시장이 개인사업자로만 운영되다 보니 고객에게 양질의 균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고, 새내기 공인중개사들도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거꾸로 이를 해결한다면 시장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집토스의 강점은 직영 중개시스템을 통해 표준화된 중개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자체 매뉴얼과 교육프로그램을 고도화해 전문 중개사 육성에 힘쓰는 이유다. 고객으로서는 어느 지점을 방문해도 동일한 프로세스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신입 중개원들도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이 대표는 "각 지점에서 쌓인 신뢰도가 집토스 브랜드의 가치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부동산 중개업의 핵심인 매물, 중개 전문 인력, 로열티 높은 고객 숫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집토스의 거래 가능 매물은 2만여 개에 이르며, 고객 상담 건수는 2018년 1만5000건에서 올해 15만건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출범 초기 30명이던 전문 중개 인력도 120명으로 늘었다. 고객 충성도를 가늠하는 지표인 방문 고객 로열티(NPS) 측정 결과도 72 수준으로 나타났다. NPS는 숫자가 높을수록 고객들의 로열티가 높다는 의미인데 집토스는 아마존(62)이나 넷플릭스(68)보다 높은 수준이다.
집토스는 2019년 외국인 대상 중개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 대표가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온 외국인 친구들 집을 구해주면서 시작한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는 지난해 8월 역대 최대 월 매출과 계약 건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배 증가한 수치다. 매달 고객 문의와 계약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외국인 전용 중개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곳은 집토스가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외국인 고객 방문자 중 99%가 계약으로 이어져 매우 로열티가 높다"고 설명했다.
◇프롭테크 기술 발전할수록 중개사 역할 중요···원룸에서 아파트까지 부동산 전문기업 성장
IT기술이 발달할수록 중개사들의 전통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집토스는 온라인 정보 유통을 넘어 거래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중개하면서 중개업에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면서 "아직 부동산 거래 현장에서는 중개사가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중개사 역량과 업무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중개 과정을 자동화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거래 과정상 데이터와 현장 노하우가 필요한데 집토스는 설립 초기부터 직영 부동산을 운영하면서 12만건에 이르는 상담 데이터를 쌓아 놓았다"면서 "고객과 매물이 매칭되는 과정에 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중개 과정을 자동화한다면 앞으로는 중개사 개인 역량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고, 중개사는 기술을 활용해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건물별 실제 부동산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집토스만의 특징이다. 임대주택 건물 단위로 어떤 매물이 언제 얼마로 시장에 나왔는지, 실제 언제 얼마에 거래되었는지 데이터가 누적되고 있다. 이는 임차인뿐 아니라 임대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서비스로 키울 수 있다.
그는 "가령 얼마에 내놔야 가장 잘 나갈지, 매각 시 적정 가격이 얼마일지 등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이렇게 기존 시장에서 사람이 개인 역량으로 담당하던 정보 제공과 컨설팅 서비스를 기술적으로 고도화해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년 사업가지만 업계 전체 발전을 위해 전문 중개 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건강한 사내문화가 회사의 성장이자 전체 중개 산업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게 이 대표의 믿음이다. 공인중개사가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기 위해 중개원을 직접 고용하고, 신입 중개원들을 위한 교육 매뉴얼을 만들어 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이유다.
그는 "임차인과 임대인들의 좋은 경험은 좋은 중개사에게서 나온다"며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고 신뢰와 데이터를 쌓아나가면서 중개업을 발전시킬 기술을 개발한다면 부동산 거래는 지금보다 점점 더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 중개 역량을 원룸부터 빌라, 아파트까지 확장시켜 나갈 예정"이라며 "수많은 원룸 거래로 쌓은 역량과 노하우로 더 많은 고객들에게 좋은 거래 경험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토스를 임차인뿐 아니라 임대인과 중개사들에게까지 좋은 경험을 주는 부동산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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