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멈춘 시드물, 매각 실패한 오너는 배당 잔치…149억 벌어 155억 셀프 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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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기자
입력 2022-04-2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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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드물, 1주당 배당수익률 3만8750%… 1.8% 삼성전자보다 2만배 이상 높아

  • 시드물 매출 감소폭, 공시한 이래 최대

  • 지난해 매각 시도 이어 배당금 대폭 상승까지… 대주주 자본수익 '가속화'

대전 중구에 위치한 시드물 본사.[ 출처=시드물 홈페이지]


기능성 화장품 전문 업체인 시드물이 몇 년 째 성장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실적이 후퇴하고 있는 가운데 회사의 주인인 민원기 단독주주는 역대급 배당 잔치를 벌였다.  배당수익률 기준으로 볼 때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2만 배 수준이다. 지난해 매각을 시도한 데 이어 배당금을 대폭 올리는 등 대주주는 자본 수익을 '가속화'하고 있다. 
 
27일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시드물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20억원과 180억원으로 직전 년도의 480억과 223억과 비교해 60억원과 43억원이 각각 줄었다. 비율로 본다면 13%, 19% 감소한 것이다. 이는 시드물이 실적을 공시한 이래 최대 매출 감소 폭이다.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반면 배당금은 크게 늘었다. 시드물은 지난해 연차배당 70억원, 중간배당 85억원 등 155억원을 배당했다. 이는 2020년의 80억원과 비교해 94% 늘어난 것으로 1주당 배당수익률 기준으로는 3만 8750%에 이른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의 1주당 배당수익률인 1.8%와 비교할 때 2만 1528배 높은 수치다. 

시드물의 배당금 증액 속도는 가파르다. △2017년 392% △2018년 52% △2019년 26% △2020년 110% 등 매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결국 지난해 시드물의 배당금은 당기순이익 149억원을 웃돌았다. 민원기 오너는 한해 동안 시드물이 벌어들인 돈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배당으로 빼간 것이다. 시드물은 민중기 대표의 형 민원기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그사이 시드물의 매출은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2018년 530억원으로 매출의 정점을 찍었던 시드물은 △2019년 518억원 △2020년 483억원 △2021년 420억원 등 꾸준히 하향세를 그렸다. △2014년 205억원 △2015년 282억원 △2016년 377억원 등 2014년~2017년 사이 연평균 25%씩 상승했던 당시와 대비된다. 

회사는 지난해 광고업무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부당한 표시·광고행위 등의 금지 위반으로 화장품 제조·판매사인 '시드물'(대전 중구 소재)에 대해 광고업무정지 2개월(3월16일~5월15일)을 내렸다.

회사는 매각도 검토했었다. 지난해 초 국내의 한 기업과 프라이빗 딜(수의계약) 형태로 매각에 관한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매각 대상은 민중기 시드물 대표의 형 민원기 씨의 지분 100% 인수에 관한 협상이었다. 이후에도 딜로이트안진을 매각주간사로 선정, 공개 매각(Public Deal)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하려 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아 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 구조상 한국콜마 등 화장품 제조사가 레시피를 뽑아주기에 화장품을 팔수만 있다면 누구든 성공할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대형 화장품 회사들은 기능성 연구를 위해 자체적으로 공장을 갖추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시드물은 기본적으로 연구 조직이 약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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