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끄떡없어요" PGA 투어 건재함 알린 매킬로이·자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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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2-06-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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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대표하는 북아일랜드의 로리 매킬로이와 DP월드(전 유러피언) 투어와 아시안 투어를 대표하는 태국의 통차이 자이디가 같은 날 PGA 투어와 PGA 투어 챔피언스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사우디 석유 자본으로 PGA 투어와 DP월드 투어를 위협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이하 LIV골프)에 보이는 건재함이다.
 

RBC 캐나디안 오픈 우승컵을 번쩍 들어올린 로리 매킬로이. [사진=AP·연합뉴스]

◆그렉 노먼 승수 뛰어넘은 로리 매킬로이

LIV골프의 수장인 호주의 그렉 노먼은 1984년 6월부터 1997년 8월까지 PGA 투어에서 20승(메이저 2승)을 거뒀다. 20승은 자국 투어(PGA 투어 오브 오스트랄라시아·33승)를 제외한 나머지 투어에서 거둔 최다승이다.

노먼은 메이저 우승이 2승밖에 없다. 모두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다. 나머지 메이저에서는 대체로 미국 선수들에게 참패를 당했다.

반면 매킬로이는 6월 13일 캐나다 온타리오 세인트조지스 골프클럽(파70)에서 종료된 PGA 투어 RBC 캐나디안 오픈(총상금 870만 달러)에서 261타(19언더파)로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56만6000달러(약 20억원).

1라운드 66타, 2라운드 68타, 3라운드 65타에 이어 4라운드에서 62타(8언더파)를 때렸다.

4라운드 62타는 버디 10개, 보기 2개로 만들었다. 전반 9홀에서 버디 5개(1·4·6·7·9번 홀), 후반 9홀에서 버디 5개(10·11·12·17·18번 홀)와 보기 2개(13·16번 홀)를 적었다.

매킬로이는 4라운드에서 드라이버를 쥐고 평균 321야드(293m)의 호쾌한 샷을 날렸다. 17번 홀(파4) 티잉 에어리어에서는 367야드(335m)를 날렸고, 128야드(117m) 두 번째 샷을 깃대와 2피트(60㎝) 거리에 붙여 갤러리의 환호를 받았다.

매킬로이는 마지막 홀인 18번 홀(파4) 버디를 추가해 우승을 확정 지었다. 미국의 토니 피나우를 2타 차로 누르고 21번째 PGA 투어 우승컵을 거머쥔 순간이다. 노먼의 승수(20승)도 1승 제쳤다.

매킬로이는 메이저 승수로도 노먼을 앞지른다. 노먼의 2배인 4승(US 오픈 1회, PGA 챔피언십 2회, 디 오픈 챔피언십 1회)을 기록했다.

매킬로이는 저스틴 토머스, 타이거 우즈, 잭 니클라우스 등과 함께 PGA 투어를 대변하는 선수다. 

최근 매킬로이는 "각자에게는 인생의 목표가 있고, 스스로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나는 PGA 투어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상대하고 싶다. PGA 투어에서 행복하다. 이곳에서도 내가 원하는 일정을 선택할 수 있고, 원한다면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생에서 돈만 바라보고 내린 결정은 보통 좋지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일이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회 종료 후 매킬로이는 "오늘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날"이라고 했다.
 

PGA 투어 챔피언스 아메리칸 패밀리 인슈어런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통차이 자이디. [사진=AP·연합뉴스]

◆PGA 투어 챔피언스서 우승한 DP월드·아시안 투어 전설

같은 날(6월 13일)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의 유니버시티 릿지 골프클럽(파72)에서 종료된 PGA 투어 챔피언스(시니어 투어) 아메리칸 패밀리 인슈어런스 챔피언십(총상금 240만 달러)에서는 자이디가 202타(14언더파)로 우승했다. 미국의 톰 퍼니스 주니어를 1타 차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은 36만 달러(약 4억6000만원).

자이디는 1라운드 69타(3언더파), 2라운드 65타(7언더파)에 이어 3라운드 68타(4언더파)를 적어냈다. 68타는 버디 6개(1·9·10·11·15·17번 홀), 보기 2개(5·16번 홀)로 만들었다. 자이디는 1969년생으로 올해 53세다.

53세의 몸으로 드라이버를 쥐고 평균 305야드(278m)를 쏘아 올렸다.

매킬로이가 PGA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라면 자이디는 DP월드 투어와 아시안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다.

자이디는 PGA 투어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반면 DP월드 투어에서 2004년부터 2016년까지 8승을, 아시안 투어에서는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3승을 기록했다. 커리어 우승의 90% 이상이 DP월드 투어와 아시안 투어 우승이다.

자이디는 생애 처음 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우승컵을 들게 됐다. 

우승 직후 자이디는 "나에게 이 대회 우승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챔피언스에 출전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 훌륭한 대회다. 솔직하고, 견고하게 플레이했다. 자신감이 나온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준우승에 그친 퍼니스 주니어는 "자이디와 함께 플레이해서 기쁘다"고 축하했다.
 

475만 달러를 거머쥔 남아공의 찰 슈워젤. [사진=LIV 골프]

◆앞서 종료된 LIV골프 런던··· 거센 찬반 여론

LIV골프 런던 개막전은 6월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54홀) 진행됐다. LIV는 로마 숫자로 54를 뜻한다.

4인 1팀으로 12팀이 선수 선발을 통해 결정됐다. PGA 투어와 DP월드 투어에서 넘어간 필 미컬슨, 케빈 나, 리 웨스트우드, 세르히오 가르시아, 이언 폴터, 마틴 카이머, 루이 우스트이즌, 그레이엄 맥도월, 더스틴 존슨, 브랜던 그레이스, 찰 슈워젤 등이 출전했다.

방식은 샷건(각 홀 동시 출발) 스트로크 플레이다. 사흘 동안 개인전 우승자와 우승팀을 가렸다.

중계는 F1 레이싱 방식이다. 쉴 새 없이 리더보드(순위표)가 움직였다.

대회 결과 사흘간 203타(7언더파)를 쌓은 남아공의 슈워젤이 개인전과 팀전 우승을 휩쓸었다.

개인전 우승 상금 400만 달러(약 51억3000만원)와 팀전 우승 상금 배분액 75만 달러(약 9억4000만원)를 획득해 총 475만 달러(약 60억7000만원)를 거머쥐었다.

슈워젤은 PGA 투어 2승(메이저 1승), DP월드 투어 10승, 아시안 투어 1승을 보유한 선수다.

슈워젤이 획득한 상금(60억7000만원)은 매킬로이 우승 상금(20억원)에 3배를 웃돈다. 선수들이 LIV골프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RBC 캐나디안 오픈에 참석한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 [사진=AP·연합뉴스]

늦은 오후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는 "PGA 투어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진실하고 순수한 경쟁을 하고 있다. PGA 투어를 떠나거나, 떠날 생각이 있는 선수들에게 묻고 싶다. 'PGA 투어 선수가 된 것을 사과해야 했던 적이 있는지?' 말이다. 지금 당신은 그러고 있다"고 말했다.

RBC 캐나디안 오픈 중계를 맡은 CBS의 짐 낸츠와 닉 팔도는 "LIV골프는 54홀에 컷이 없고 샷건 방식이다. PGA 투어와는 완전히 다르다. LIV골프로 넘어간 선수들은 40대 중반이고, PGA 투어의 젊은 선수들과 싸우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손쉬운 선택으로 현금 획득을 시도하는 중"이라고 비판했다.

골프 사우디의 후원을 받는 남아공의 게리 플레이어는 LIV골프를 옹호하며 "선수들이 현명하게 돈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플레이어는 지난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 명예 시타 후 프레스빌딩 기자회견에서 "미컬슨은 실수한 것이다. 실수한 적 없는 사람만 돌을 던져라"라고 옹호했다.

당시 미컬슨은 LIV골프를 옹호하고, PGA 투어를 향해 총구를 겨눠 뭇매를 맞았다.

결국 미컬슨은 LIV골프 개막전에 출전했다. 순위는 34위, 타수는 220타(10오버파)다. 일각에서는 미컬슨의 출전을 '도박 빚 때문'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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