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유통가에 부는 '여풍'…여성 CEO, 상반기 실적으로 경영능력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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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3-03-0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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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유업 '소화가 잘되는 우유'·'셀렉스' 성공 이끈 김선희 부회장으로 선임

  •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 대표이사에 이주연 전 스타벅스 부사장 발탁

  • LG생활건강·11번가도 그룹 최초 여성 대표…상반기 실적·경영능력 시험대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 [사진=매일유업 제공]

이주연 비알코리아 대표 [사진=SPC그룹 제공]

유통업계에 이른바 ‘여풍(女風)’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식품, 뷰티 관련 기업에서 잇따라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배출되는 등 여성들이 기업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들은 특정 분야 ‘전문성’을 무기로 장기화하고 있는 경기 침체 국면에서 일종의 ‘구원투수’ 역할을 맡고 있다. 해당 기업 ‘최초 여성 CEO’라는 타이틀을 달고 상반기 실적으로 경영 능력에 대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최근 김선희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2014년 유가공 업계 최초에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김 부회장은 유당을 걸러낸 ‘소화가 잘되는 우유’, 성인 영양식 ‘셀렉스’ 등을 통해 매일유업 사업 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배스킨라빈스와 던킨 도넛을 운영하는 SPC그룹 계열 비알코리아 대표이사에 이주연 전 스타벅스 부사장이 발탁됐다. SPC그룹 최초 여성 대표이사다. 이 대표는 1975년생으로 현대카드에서 디지털본부와 전략기획본부를 맡아 총괄했으며 비자카드 등을 거쳐 스타벅스(SCK컴퍼니) 전략기획본부장과 최고 마케팅책임자(CMO)를 역임했다. 이 대표는 스타벅스에서 사이렌오더 등 핵심 사업 고도화와 신규 디지털 플랫폼 개발 사업 등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말에는 이정애 LG생활건강 부사장이 LG그룹 첫 여성 사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1986년 LG생활건강 공채로 입사한 이 사장은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화장품 사업부장을 맡아 ‘후’와 ‘오휘’ 등 프리미엄 럭셔리 화장품 부문 성장을 견인했다.
 
또한 CJ그룹은 지난해 10월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를 선임했다. 이 대표는 1977년생으로 그룹 내 최연소 CEO이자 올리브영 최초의 여성 CEO다. 이 대표는 2006년 올리브영 상품기획자(MD)로 입사해 15년 이상 전문 상품기획자(MD)로 일하며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SK그룹 계열 이커머스 기업인 11번가 역시 CEO에 안정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발탁했다. 1975년생인 안 대표는 11번가 최초의 여성 CEO다. 하형일 사장과 각자 대표 체제를 이뤄 11번가 경영을 이끌고 있다. 안 대표는 야후코리아를 거쳐 네이버 서비스기획팀장, 쿠팡 PO(Product Owner)실장, LF e서비스기획본부장을 역임한 e커머스 서비스 기획 전문가다. 11번가에는 2018년 신설법인 출범과 함께 합류해 서비스 총괄 기획과 운영을 담당했다.
 
출판유통업계로 범위를 넓히면 온라인서점 예스24의 최세라 대표도 있다.
 
최 대표는 예스24 최초로 사원부터 대표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2003년 예스24에 입사한 뒤 도서 사업, 전략영업, 마케팅 등 주요 사업 전반을 두루 거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 등 유통업계가 생각보다 보수적인 편”이라며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오히려 경영 위기 속에서 여성 임원들 등용문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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